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절대 강자 전북 현대가 최하위 강원 FC에 시즌 두 번째 일격을 당하며 시즌 11패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오후 2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3 30라운드' 전북 현대와 강원 FC의 경기는 최하위 강원이 천적 전북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며 3대1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전북 한교원이 획득한 페널티킥을 구스타보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앞서갔던 전북이었으나 전반 추가시간 강원 가브리엘과 야고에 연속 실점하며 무너졌고 결국 후반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전북은 후반 30분 강원 김대원에 쐐기골을 허용하며 결국 홈에서 패배를 맛봐야만 했다.
홈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본 전북은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으로도 완벽하게 강원에 밀렸던 전북이었다. 경기 초반 페널티킥 득점으로 기세를 잡았던 전북이었으나 선제 득점 이후 완벽하게 밀리기 시작했던 전북은 슈팅 수 12-18, 유효 슈팅 4-9 등을 기록하며 강원에 완벽하게 밀린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리그 5G 무승, 반복된 시즌 초의 악몽
시즌 초반부터 심하게 흔들렸던 전북은 리그 후반기에 들어선 현시점, 시즌 초에 겪었던 악몽을 재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전 울산 현대에게 2대1 패배를 기록하며 아쉬운 출발을 선보였던 전북은 극심한 부진 속 리그 10경기 만에 6패를 적립하며 2021시즌부터 팀을 지휘했던 김상식 감독이 자진 사임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더불어 이 시기 감독을 향한 응원 보이콧과 더불어 대표 이사까지 저격하는 심각한 사태에 직면했던 전북은 김두현 감독 대행을 거치면서 서서히 분위기 회복에 나섰다.
리그 11라운드 FC 서울전부터 팀의 지휘봉을 임시로 넘겨받았던 김 대행은 무너진 전북을 빠르게 회복시켰다. 무너진 전술부터 시작해 선수 개개인 특성을 잘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던 김 대행의 전북은 수원 삼성-울산-대구-강원을 상대로 연승 행진을 기록하며 하위권에 처졌던 전북을 상위권까지 도달시켰으며 마지막 경기가 됐던 18라운드 강원전을 2대1 역전승을 장식하며 팀을 완벽하게 살려냈던다. 김 대행은 리그와 FA컵 포함 9경기에서 6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팀을 상승 궤도에 올려놓은 채 전북과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전북은 김두현 대행의 후임으로 전북은 중국과 중동에서 감독 경험이 있는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선임하며 과거 전북을 상징했던 공격 축구의 색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과감한 전진 패스와 공격 축구를 기반으로 한 페트레스쿠 감독은 데뷔전 광주와의 일전에서 2대0 패배를 기록하며 아쉬운 출발을 보였으나 이내 자신의 축구를 빠르게 정착시키며 연전연승을 이어갔다.
제주-서울-수원FC를 상대로 승점 3점을 가져오며 부임 초기 좋은 흐름을 형성했던 페트레스쿠 감독이었으나 24라운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부임 두 번째 패배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25라운드 인천과의 일전에서 2대0 승리를 가져오긴 했으나 이후 수원(무)-울산(패)-대전(무)-제주(무)-강원(패)을 상대로 3무 2패를 기록하며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파이널 A' 장담 못 해
현재 전북은 승점 43점으로 리그 5위에 안착해있다. 한때 리그 2위 포항을 바짝 추격하며 극적인 리그 우승을 바라봤으나 현재 상황으로는 리그 우승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3위 광주와 승점 2점 차이며 4위 서울과 승점 동률인 상황에서 다득점에 밀리며 5위에 안착해있는 전북이지만 당장 30라운드가 끝나지 않은 현재 광주와 서울이 승점을 추가하게 되면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다.
더불어 전북은 자신들보다 밑 순위에 위치 해있는 팀들에게 추격받고 있다. 당장 16일 승리를 기록한 6위 인천과 승점 43점으로 동률인 상황에 경기를 앞두고 있는 7위 대구와 승점 2점 차이로 30라운드가 끝나면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
2013시즌 첫 승강제와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전북은 현재 K리그1 팀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파이널 B (구 하위 스플릿)에 내려가지 않은 팀이다. 서울, 울산, 제주, 포항 등과 같은 전통 명가들이 나란히 파이널 B를 경험하며 어려움을 겪을 때 전북은 늘 상위권에서 머물며 자존심을 지켰던 유일한 팀이었다.
스플릿 제도가 시행되고 딱 10년이 되는 해, 전북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B로 몰릴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시즌 시작 이후 역대급 부진으로 전통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던 전북이 최근 리그 5경기에서 3무 2패의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며 정규 라운드가 3라운드 남은 시점 시즌 초반처럼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감독 교체 이후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노렸던 전북이었으나 이제는 당장 파이널 B행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과연 전북은 남은 3경기 동안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며 최악의 경우를 모면할 수 있게 될까. 남은 정규 라운드에서 전북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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