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쿠스: 복수의 시작> 스틸컷
미국 Starz
부족한 기록을 만회하는 특별한 상상
역사적 기록이 충실하지 않다보니 상상력이 동원될 밖에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막막함으로 여길 사료의 부재를, 스티븐 드나잇을 비롯한 작가진은 가능성으로 삼은 듯하다. 첫 시즌과 이어진 스핀오프 프리퀄을 통해 충실히 그려진 여러 캐릭터들이 두 번째 시즌을 이어가는 동력이 된다. 서로 다른 부족 출신의 노예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군략을 모르는 부하들은 스파르타쿠스의 명을 제대로 따르지 못한다. 로마에서의 탈출인지, 로마를 무너뜨리는 것인지 그 목적 또한 불분명하니 스파르타쿠스의 반란군은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로마군을 거듭 무너뜨렸을까. 크라수스가 이끄는 정예군단이 닥쳐오기까지 연전연승을 거듭한 비결이 대체 어디에 있는지를 드라마는 거듭하여 주목한다. 어쩌면 그것은 스파르타쿠스의 남다른 카리스마일 수도, 몇몇 사가들이 추측하는 것처럼 노예가 되기 이전에 배운 병법일 수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로마가 노예들을 얕잡아본 실패에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여러 이유들 가운데 한 가지, 인간은 노예 이전에 인간임을, 모든 인간은 굴종보다는 자유를 꿈꾸게 되어 있음을 일깨운다. 그리고 인간은 사랑과 우정, 믿음과 신뢰와 같은 가치들로부터 자유를 향해 도약할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복수의 시작>은 로마 시대 내내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가 왜 재발굴되었는지를 일깨운다. 위대한 지성 볼테르가 스파르타쿠스를 어째서 '자기 타입의 남성'으로 칭했는지, 또 그가 왜 이 반란을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정의로운 전쟁'으로 평가했는지를 알도록 한다. 종영 후 수년이 지나도록 이 드라마가 OTT 업체들에서 인기리에 상영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스파르타쿠스: 복수의 시작> 스틸컷미국 Sta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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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