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밖에 모르는 바보' 미주 역을 맡아 단단하면서도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 안은진. 그가 함께 한 <나쁜엄마>는 첫 방송 시청률 3.6%에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인 12.0%로 종영했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 이미주 역을 맡은 배우 안은진의 종영 라운드인터뷰가 진행됐다. 

안은진은 극 중 강호(이도현 분)의 오랜 친구이자 유일한 안식처로, 사랑스러우면서도 속이 깊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캐릭터 이미주를 연기했다. 강호가 돌아올 거란 걸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굳게 믿고 기다려서 결국 강호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강호바라기'로서 그가 이도현과 연기한 아름다운 신들이 이 작품에 따스함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캐릭터 복 타고난 것 같아"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 미주 역을 맡은 배우 안은진.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 미주 역을 맡은 배우 안은진. ⓒ UAA


인터뷰 전날 방영된 마지막 회에서는 미주가 강호에게 특별한 프러포즈를 받으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결말이 마음에 드는지 묻는 질문에 안은진은 "미주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마무리지 않았나 싶다. 미주의 기다림이 보상받은 것 같다"라며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강호의 프러포즈 너무 예쁘지 않았나? 미주에게는 기다리고 기다린 순간이었고, 오래 혼자 인내하고 지낸 미주가 너무 행복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그에게 실제 성격도 미주와 비슷한 편인지 묻자 그는 긍정했다. 안은진은 "미주는 저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대단한 사람이다. 몇 년 동안이나 강호가 돌아올 거란 믿음을 갖고서 모두를 품은 사람이니까.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건 저와 비슷한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예쁘고 좋은 이야기에 함께 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렇게 사랑받고 잘된 드라마에 내가 합류했단 게, 저는 복을 타고 난 것 같다. 캐릭터로서 사랑받은 것도 감사한 일이다. 예쁘고 자존감이 높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나서 행복했고, 항상 느끼지만 캐릭터 복이 있는 거 같다."

그럼에도 고민은 있었다. 엄마처럼 보이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사투리를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등 여러 고민이 있었고, 매번 새 작품을 할 때마다 '내가 잘 못해서 이 작품이 욕을 먹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고.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전작들보다 훨씬 마음이 가볍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미주의 캐릭터가 확고했고, 영순과 강호의 이야기가 크다 보니 '나는 재미있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이 연기를 어떻게 해닐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라 촬영 전 준비가 가장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현장가면 해결되는 게 많아서 '지금 하는 고민들은 현장가면 해결되는 부분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이렇게 생각하려 한다." 

그는 강호와 미주의 과거 신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 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최대한 두 인물의 사이를 친밀하고 예쁘게 표현하려고 했고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이도현에게 '이거 어때? 이 신에서 커플잠옷 어때?' 하고 제안하기도 했고, 감독님에게도 아이디어를 많이 꺼내놓았는데 그때마다 감독님이 '그래, 그거 해', '너 마음대로 해' 하고 시도해보게끔 밀어줘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웃는 날이 반드시 온다는 걸 믿을 것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 미주 역을 맡은 배우 안은진.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 미주 역을 맡은 배우 안은진. ⓒ UAA


매 작품을 할 때마다 극 중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생각해보고 답도 찾게 된다는 안은진. 그렇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선 어떻게 살 것을 다짐했을까. 이 물음에 그는 "인내하며 역경을 지난 미주의 마무리처럼, 어려운 것은 다 지나가고 믿는 대로 좋은 날이 오는 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마음이 무너지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웃을 날이 오는 구나를 미주를 통해 깨달았다"라고 답했다.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는 이 작품을 하면서 '나의 장례식은 어떨까' 하는 상상도 혹시 해보았을까. 이 물음에 안은진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놓고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으니까 웃으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내 장례식 때는 사람들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무리할 수 있으면 행복하게 가는 거 아닐까"라고 말했다. 

"저는 이 작품이 슬픔에 오래 빠져 있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여서 좋았다. 남은 사람들의 행복,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발걸음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희망을 보지 않았나 싶다." 

미주란 캐릭터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그에게 현실에서 힘을 받는 주변의 존재는 누구인지 질문했다. 이에 안은진은 "저는 부모님에게 힘을 많이 얻는다. 엄마가 가끔 MBTI의 T처럼 얘기하실 때가 있어서 '엄마 그렇게 이야기하면 나 서운해' 할 때도 있지만, 그래서 스스로 더 깨닫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예전에 힘들다고 말했을 때 엄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힘들면 그만 둬'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때 처음으로 힘들면 그래도 되는 거구나를 알았다. 그런데 '진짜 그만 둬? 아니야, 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할 거야' 하고 스스로 답을 찾게 되더라"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적으로 성장한 것에 대해선 "좀 더 마음을 놓고 연기해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답했다. 앞서 언급했듯 미주란 캐릭터의 성격이 명확했고, 영순과 강호의 이야기가 비중이 컸기에 부담감이 덜했다고. 내가 이렇게 재밌고 편하게 해도 스태프들이 잘 만들어주시니까 작품이 잘 나오는구나, 그러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좀 더 마음을 놓고 순간순간에 집중해보겠다는 다짐을 했다"라는 설명이었다.  

끝으로, '전설의 한예종 10학번'으로 불리는 멤버 중 한 명인 그에게 김고은, 박소담, 이상이, 김성철, 이유영 등 동기들이 작품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고, 또한 '전설의 한예종 10학번'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는 않는지 물었다.

이에 안은진은 "얼마 전에 성철이가 전화 와서 작품 너무 재밌고, 잘 하더라 하고 말해주더라. 사실 살가운 말은 부끄러워서 그다지 하지 않는다. 한예종 동기들은 누가 무슨 일 있으면 우르르쾅쾅 다 몰려간다. 시사회를 못가면 따로 꼭 챙겨보고. 그런 별칭에 대해선 전혀 부담감이 없고, 저는 친구들이 잘 해서 나도 도움을 받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얘들아, 너희들 잘 되면 내 얘기도 잘 해주고~ 계속 나 좀 이야기해주라~ 하고 말한다"라며 웃어보였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 미주 역을 맡은 배우 안은진.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 미주 역을 맡은 배우 안은진. ⓒ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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