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한 태욱을 때마침 포착한 삼엄한 기세의 건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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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는 막대한 초기 비용으로 몇 년은 적자를 감수하다가 수입이 늘면서 안정궤도에 진입하는 개인사업자의 운명과 비슷하다. 아마도 초반부에는 가족이 교회 살림공간에서 거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성도수가 계속 줄어들고, 운영이 어려워지고, 월세가 밀리고, 보증금까지 소진된 시점에서 가족들을 장모님 댁으로 대피시켰을 수 있다. 철거를 앞둔 빈 상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교회의 운명은 도시의 수명과 맞물려 어지간해서는 뒤집기 힘든 싸움이었던 것이 아닐까.
똑같이 구도심의 낡은 교회여도,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교회는 재개발이 호재가 된다. 공사기간쯤은 버틸 수 있으며, 종교부지에 신축 건물을 세워, 생존한 원주민 성도들과 대단지에 새로 입주하는 중산층 성도들을 대거 흡수하며 교회의 덩치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월세 교회는 성도도 놓치고, 터전도 사라진다.
▲태욱과 얽힐수록 후배 임동현 목사의 표정과 눈빛은 존경에서 경멸로 변해간다.(주)랠리버튼
중형교회는 대형교회를 바라보고, 대형교회는 초대형교회를 바라보고, 초대형교회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교회를 바라본다. 확장만이 숙명인 듯 여기는 것 같아 씁쓸하다. 태욱의 후배 목사 임동현(김준원 분)은 아버지의 대형교회를 물려받은 자신의 신세에 대해 양가적 감정을 가진 듯하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부끄러운.
그리스도의 희생을 씨앗으로 교회가 탄생하고, 수많은 선교사들 희생의 씨앗으로 이 땅에 교회가 자리를 잡았는데, 태욱의 교회는 누구의 희생으로 세워졌을까? 원래 교회가 세워지는 과정이 그렇게 슬픈 것일까? 해피엔딩이면서도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자괴감으로 토악질을 하는 태욱이기에, 비록 허구 속의 인물이지만, 예전의 그의 신실함이 회복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요즘은 교회 없이 일하는 목사님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공장에서 일하면서 사역하는 '일목'이 되려고 했던 태욱처럼 학교에 교목이 있고 병원에 원목이 있듯이 공장 근로자들을 위한 목회자가 필요한 것이다.
또는 배송, 건설 현장, 각종 설비 등 육체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는 목사님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임대비와 인테리어 및 관리 비용을 낮추는 공유 예배당의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 속에서 힘든 싸움을 피하지 않는 작은 교회의 치열함을 보며, 어쩐지 평신도들의 치열한 평일을 보는 것 같아서 응원하고 싶다.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 <기도하는 남자>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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