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삼키던 울산 현대의 푸른 파도가 철벽 수비를 선보인 전북 현대의 전주성 앞에서 잠잠해졌다.
 
3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3 16라운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는 전북이 조규성과 문선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극강의 선두이자 운명의 라이벌 울산 현대를 2대0으로 제압하고 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28도의 더운 날씨 속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2만 7797명의 구름 관중이 전주성을 찾았고 전북 역시 이에 보답하듯 난적 울산을 상대로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575일 만에 울산을 홈에서 격파하며 기분 좋은 주말의 시작을 알렸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몰린 인파
 
 경기 시작 3시간 전 전주성을 찾은 수많은 인파

경기 시작 3시간 전 전주성을 찾은 수많은 인파 ⓒ 곽성호


경기 시작 3시간 전, 이미 전주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로 북적였다. 보통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모든 경기장의 게이트가 열리지만 이번 현대가 더비를 앞두고 전북 구단은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13시 30분에 경기장 모든 게이트를 오픈하며 구름 관중이 몰릴 것을 대비했다.
 
13시 30분 경기장 게이트가 열리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전주성을 찾아온 팬들이 차례로 줄지어 입장하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입장해 걸개와 함께 깃발 응원을 대비하여 준비하는 모습들이 차례로 포착됐고 일부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장에 입장하며 현대가 더비에 대한 열망이 섞인 응원을 하는 모습 역시 포착되기도 했다.
 
전북은 이날 현대가 더비를 맞아 상당히 많은 이벤트를 개최했다. 전북 팬으로 유명한 이다혜 치어리더가 경기장을 찾아 토크쇼를 진행하는 이벤트도 있었으며 경기장 구석구석 QR 코드를 찍어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찾아볼 수 있었다.
 
경기 내용만큼 치열했던 응원전
 
경기 시작 1시간 전, 전북과 울산 선수들이 워밍업을 위해 차례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울산 선수단이 먼저 입장한 순간 전주성은 야유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전북 팬들의 야유가 시작된 것이었다. 이에 질세라 울산 팬들 역시 '울산'을 연호하며 울산 선수단 기 세우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날 전북 팬들은 통천 응원과 함께 깃발 응원을 선보였다

이날 전북 팬들은 통천 응원과 함께 깃발 응원을 선보였다 ⓒ 곽성호


곧이어 전북 선수단이 입장하자 울산 팬들 역시 야유로 맞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 시작 10분 전, 선수단이 경기를 위해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응원전은 본격적으로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전북 팬들은 깃발 응원과 함께 통천 응원을 펼쳤으며 이에 질세라 울산 팬들 역시 머플러 응원과 함께 목청이 떠나가듯 울산을 연호하며 응원전을 시작했다.
 
전주성은 어느 좌석이든 불문하고 경기장에 찾아온 팬들이 목소리 높여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불과 2달 전 응원 보이콧으로 사늘했던 전주성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열띤 응원을 보여주며 전북 선수단에 사기를 불어 넣었다.
 
멀리 전주까지 원정 응원을 온 울산 팬들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았다. 경기 내내 응원가와 울산을 연호하며 울산 선수단에 기를 불어 넣었으며 패색이 짙어지던 추가시간과 더불어 경기 종료 이후 인사 온 선수단에 큰 목소리로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멀리 전주 원정을 온 울산 응원단

멀리 전주 원정을 온 울산 응원단 ⓒ 곽성호


경기 내용만큼이나 치열했던 응원전이었다. 명품 매치에 걸맞는 응원전 역시 이번 현대가 더비에서 재미를 높여줬던 요소였다.
 
울산에 비수를 꽂은 아마노 준-문선민-조규성
 
경기 시작 이후 전반적으로 울산이 전북을 압도하는 내용의 그림이 그려졌다. 울산은 전북을 상대로 높은 수비 라인을 구축하며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울산은 전북을 상대로 유효 슈팅 4개를 기록하며 전북을 압박했다. 반면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 다소 수비적인 자세로 임했으며 슈팅 숫자 역시 4개에 불과하며 전반 아쉬운 마무리를 지어야만 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북은 선발로 출장한 하파 실바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을 투입하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조규성 투입 이후 변화를 시도했던 울산이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이후 울산의 매서운 공격이 전주성의 골문을 두드리던 찰나 운명의 65분이 다가왔다. 전북은 선발로 나왔던 오재혁, 구스타보를 벤치로 들이고 전 울산맨 아마노 준과 파괴적인 스피드를 가진 문선민을 투입했고 울산 역시 주민규를 벤치로 들이고 헝가리 폭격기 마틴 아담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전북은 직선적인 움직임에 능한 문선민과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를 넣어줄 아마노 준이 투입되자 경기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83분 팀의 기록적인 선제골을 기록하게 된다. 우측 측면에서 정우재에게 볼을 건네받은 아마노 준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조규성을 발견하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이 이를 완벽하게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북 현대 조규성의 선제골 장면

전북 현대 조규성의 선제골 장면 ⓒ 곽성호

 
91일 만에 리그 골을 터뜨린 조규성은 펄쩍 뛰어올랐고 전주성은 환호와 응원 소리로 가득 찼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문선민의 추가 골로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 후반 90분 정태욱이 울산 루빅손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조규성에게 볼을 건네주었고 조규성-송민규의 패스플레이가 이어졌고 송민규의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왼발로 깔끔하게 좌측 하단에 밀어 넣으며 추가 골을 기록, 관제탑 세러머니와 함께 경기는 마무리가 됐다.
 
'오오렐레+예술이야' 전북의 완벽했던 마무리
 
문선민의 추가 결승골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 이동준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는 마무리가 됐다. 승리를 거둔 전북 선수단은 경기 종료 이후 뻘쩍 뛰며 좋아하기 시작했고 경기에서 패배한 울산 선수단은 팬들에게 다가가 사죄의 인사를 건네며 멀리 전주 원정에 온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기 종료 이후 전주성에는 유명 가수 PSY의 대표곡인 '예술이야'를 경기장에 틀며 승리의 분위기를 달궜다. 장내 아나운서 역시 경기장 팬들에게 노래에 맞춰 호응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만들었다. 노래가 끝나자 전북 팬들은 승리를 거둔 선수단과 함께 '오오렐레'를 외치며 경기의 마무리를 알렸다.
 
 '오오렐레'를 펼치고 있는 전북 선수단과 팬들

'오오렐레'를 펼치고 있는 전북 선수단과 팬들 ⓒ 곽성호


더비 이름에 걸맞은 '명품 매치'가 전주성에서 펼쳐졌다. 경기력은 물론이며 경기장을 감싼 분위기와 이벤트는 예술이었다.
 
라이벌 울산 현대에게 완벽한 복수극을 성공한 전북은 홈에서 3일간 휴식 이후 홈에서 7일 (수) 전북과 함께 순위 싸움 중인 대구 FC를 만나 연승 행진에 도전한다. 반면 전북에 일격을 당하며 시즌 2패째를 끌어안은 2일간 휴식 이후 6일(화) 울산은 수원으로 넘어가 수원 더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수원 FC를 상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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