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댄스가수 유랑단> 김완선-엄정화-이효리-보아-화사가 첫 번째 대형 공연을 무사히 끝마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 2회에선 지난주에 이어 해군사관학교 깜짝 공연과 더불어 지난 4월 거행된 진해군항제 폐막식에 출연한 5명의 레전드 가수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모처럼 큰 무대에 오르게 된 출연진은 각자의 방식대로 준비에 몰입하면서 시청자, 현장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효리는 20년 전 '10 Minute' 활동 당시 호흡을 맞췄던 그 시절 인기 안무팀 '나나스쿨' 멤버들과 재회해 눈길을 모았다. 배상미 단장을 비롯해서 케이팝 대표 안무가 배윤정 등 관록의 춤꾼들과 다시 만난 이효리는 반가움과 놀라움을 한가득 안고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그런가하면 오랫동안 리믹스된 음원으로만 활동을 해왔던 김완선은 모처럼 1980년대 후반을 장식했던 오리지널 버전으로 안무를 재구성해 이번 프로그램을 위한 남다른 각오를 피력했다. 각종 행사와 공연 경력만 해도 어머어마한 이들이었지만 모처럼 갖게 된 대형 무대는 마치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예전 동료들과 재회한 이효리... 요즘 춤꾼들과 손잡은 엄정화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댄스가수 유랑단>에선 본 공연과 더불어 중간마다 각자의 준비과정, 제작발표회 당시의 이야기 등이 골고루 포함되어 눈길을 모았다. 그중 이효리와 엄정화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안무 연습에 돌입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먼저 이효리는 2000년대를 장식했던 솔로 활동 시기의 댄스팀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며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케이팝 대표 안무가이자 오디션 예능의 독설 심사위원으로 친숙한 배윤정 단장은 한동안 출산-육아 등으로 공백기를 가졌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무대를 하고 싶었지만 길이 없잖아. <서울체크인> 보면서 '분명히 공연하는데...' 부를 줄 알았어"라며 기분 좋은 예감을 했었다고 말한다. 이제는 막내 멤버도 학부형이 될 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공연에 대한 설레임은 이효리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엄정화는 한창 어린 후배들과 손잡고 안무 연습에 돌입했다. 지난해 방영된 <스트릿 맨 파이터> 출전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20대 패기넘친 댄스팀 '어때'와 함께 '배반의 장미'를 준비했다. 예전 같지 않은 몸상태이지만 뮤지컬을 연상케하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재현하면서 관록의 가수는 다시 그 시절 그때로 되돌아 갔다. 

"옛날에는 리허설 하기 싫었는데..." 성공적으로 끝낸 첫 공연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행사 현장인 진해공설운동장에 도착한 멤버들을 반겨준 건 공군군악대가 연주하는 그들의 히트곡 메들리였다. 반가움과 함께 올라선 무대의 큰 규모에 살짝 당황한 이들은 30분 정도 리허설로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임했다. "옛날에는 리허설 하기 싫어서 진짜 대충했는데... 표정 하나도 안 하고..."라는 이효리의 말에 웃음 터진 엄정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지금은 리허설도 좋아"라는 대답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지루함 대신 즐거움의 시간이 되었다.  

​20여 년 전 활동 당시를 재현한 의상을 착용한 보아의 'NO.1'을 시작으로 이효리의 '10 Minute', 화사의 '멍청이',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 그리고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 등 각 시대를 빛내준 자신들의 인기곡 무대로 늦게까지 자신들을 기다려준 관객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사했다. 그리고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폭죽처럼 그들 또한 모처럼의 공연을 통해 열정을 폭발시켰다. 

성황리에 끝마친 첫 공연 후 2주가 지나 다시 모인 유랑단 멤버들이 찾아간 장소는 여수였다. 유람선을 타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그들은 각자의 활동 당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면서 인근 지역에서 진행될 깜짝 방문을 위한 힘을 충전하며 다음 활동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외로운 솔로가수들의 길... 또 다른 인생의 한 페이지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군항제 공연에서 마지막을 장식한 엄정화가 대기실로 돌아오자 이효리를 비롯한 동료들은 반갑게 맞아주면서 가볍게 맥주캔을 들고 스스로를 격려했다. 엄정화는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 너무 넓은 길을 혼자 내려오니까"라고 한다. 이에 이효리는 "우리 인생길 같았다. 솔로 가수들의 외로움이 있다"라며 "아무도 부축해주지 않고 모일 일이 없는데 모이니까 너무 행복하다"라고 언급한다.  

​어찌보면 화려하지만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길이었기에 각자의 활동 시기는 제가기 달랐지만 공감대 만큼은 일치했던 것이다. 이후 여수 회식 도중 소개된 매니저들의 일화 등 오롯이 혼자 헤쳐 나가야만 했던 시절을 겪었던 유랑단 멤버들은 새롭게 교감하는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인생의 또 다른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댄스가수 유랑단>은 의도치 않게 주변 인물들에게도 새로운 용기를 심어줬다. 이효리의 복귀와 더불어 잠시 춤을 접고 주부이자 어머니로 살아왔던 동료 댄서들도 힘들지만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단순히 화려했던 옛 추억의 재현이 아닌, 현재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은 이 프로그램이 선사한 의외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댄스가수유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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