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 FIVB

 
한국 여자배구가 '명예 회복'에 나선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각)부터 개막하는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다. 

한국은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1주 차(5월 30일∼6월 4일) 대회에서 튀르키예, 태국, 이탈리아, 폴란드, 미국, 세르비아, 캐나다와 맞붙고, 브라질에서 열리는 2주 차(6월 13∼18일)에는 브라질, 크로아티아, 미국, 일본, 독일, 태국, 세르비아와 대결한다.

마지막 3주 차(6월 27일∼7월 2일)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며 미국, 폴란드, 독일, 불가리아, 세르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중국과 격돌한다. 결선 토너먼트는 7월 13∼17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다.

12전 전패의 굴욕... 올해는 달라야 한다 
 
여자배구는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로 황금기를 누렸다. 그러나 세대교체를 미루다가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등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작년 대회에서 12전 전패의 굴욕을 당했다. 부진을 예상했다고는 하지만, 16개 출전국 중 다른 나라는 모두 4승 이상씩 거뒀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곧이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은 1승 5패에 그쳤고, 세계랭킹은 23위까지 추락했다. 중국(5위), 일본(6위), 태국(15위) 등에 뒤처지면서 아시아에서도 '배구 변방'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파리올림픽에 나가려면 대륙 통합 예선전을 통과하거나, 세계 랭킹을 높이 유지해야 한다. 파리올림픽 본선에는 12개국이 참가하고, 개최국 프랑스가 출전권 1장을 확보한 가운데 예선전에서 6개국이 출전권을 얻고, 나머지 5장은 2024년 6월 기준 세계랭킹에 따라 배분한다.

예선전을 통과하는 것보다 세계랭킹을 올리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최대한 많은 랭킹 포인트를 획득해야 한다.

한국은 첫 상대부터 까다롭다. 1일 새벽 개최국 튀르키예와 맞붙는다. 세계랭킹이나 상대 전적에서 모두 한국을 앞서고 있는 여자배구의 강호다. 2020 도쿄올림픽 8강에서 한국이 승리한 바 있으나, 지난해 VNL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각각 세트 스코어 1-3,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세계랭킹도 7위로 높은 데다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르비아를 우승으로 이끈 다니엘레 산타렐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또한 에다 에르뎀, 제흐라 귀네슈, 한데 발라딘 등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날리는 스타 선수들도 많다.

키플레이어는 문정원... 리베로 변신 성공할까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 FIVB

 
객관적인 비교에서는 한국이 당연히 열세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믿는 구석도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 한유미가 어드바이저로 대표팀에 합류한 덕분이다. 국제무대에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로서는 사기와 조직력을 다지는데 이들의 지원이 무엇보다 든든하다. 

또한 세자르 감독이 코치를 겸하고 있는 튀르키예 바키프방크의 경기 일정 탓에 대표팀과 국내 훈련을 함께하지 못한 탓에 김연경과 한유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변화를 꾀한 대표팀에서 주목할 선수는 문정원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문정원을 리베로로 발탁했다. 문정원의 원래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이지만,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총 35경기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56.94%를 기록하며 전문 리베로들을 제치고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한국은 작년 VNL에서 수비 불안으로 고생했다. 상대의 강서브를 받아내지 못하면서 리시브가 흔들렸고, 결국 공격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주전 리베로 한다혜의 리시브 효율은 38.42%에 그쳤다. 

이 때문에 V리그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인 문정원을 대안으로 주목했고, 전문 리베로로 발탁하는 파격을 선택한 것이다. 다만 우려도 있다. 문정원은 소속팀에서 주전 리베로를 돕는 역할을 했고, 리시브를 전문으로 한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전위에서는 언더 토스만 할 수 있는 전문 리베로의 역할이 몸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으로서는 문정원이 리베로로서 얼만큼 활약해 주느냐가 이번 대회 성적을 결정할 수 있다. 만약 문정원이 흔들린다면 전문 리베로인 신연경이 나서야 한다. 이처럼 우려 반, 기대 반으로 나서는 한국 여자배구가 과연 국제 무대에서 위상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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