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 전공을 살렸다면 기업체가 환영하는 이공대 졸업생으로서 탄탄하고 안정적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던 한 인디 뮤지션이 있다.
 
30대 초반 나이에 몇 곡의 음원을 발표하며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KyU(큐). 그는 공대를 졸업하고 20대 후반 모예술대학 실용음악과에 입학해 올 초 졸업까지 한 늦깎이 음악인이다.
 
잘 나가는 회사에서 꽤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컴퓨터공학과 선후배 동기들의 소식을 접할 때면 감정적 동요도 찾아오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노랫말과 멜로디로 오롯이 세상에 전할 수 있어 선택에 대한 후회는 절대 없다는 신인 뮤지션 KyU.
 
그는 자신처럼 완전히 다른 전공을 하다가 음악을 업으로 삼으려 하는 이들에게 '자기객관화'를 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라고 말한다. 6월 초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음악인으로서 삶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가짐으로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를 떠난다는 KyU.
 
출국 준비와 새 음원 발매 등의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뮤지션과 5월 18일(목) 오후 3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KyU와 나눈 일문일답.
  
남성 뮤지션 KyU  데뷔 만 1년 차 뮤지션 KyU

▲ 남성 뮤지션 KyU 데뷔 만 1년 차 뮤지션 KyU ⓒ 이종성

 
- 본인 소개를 해 달라.
"팝 록 장르 음악의 곡을 주로 만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KyU(큐)란 예명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식으로 음원을 발표한 지는 만 1년이 됐다. 올해는 '언 이지(Uneasy)', '29'란 제목의 노래 2곡을 1월과 4월에 각각 선보였다."
 
- 록 장르의 음악을 추구하게 된 계기는?
"브릿 팝, 메탈, 발라드, 얼터너티브 등 다양한 록 스타일의 곡들을 즐겨 들어왔다. 들으면 들을수록 내게는 진솔함으로 다가섰고, 내 음악을 표현하기에 가장 완벽한 장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록 계열 노래들 위주로 창작을 하겠지만 예전부터 즐겨 들었던 알앤비나 디스코 사운드가 결합된 노래도 창작하려고 한다."
 
- 만 1년 동안의 음악 활동은 어땠나?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다. 대학 졸업반이어서 학교생활과 음악 활동을 병행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음원 발매를 위해 고단하고 힘든 경우도 많았지만, 음악을 할 때 만큼 재밌고 즐거운 일은 없는 것 같다. 나름 여러 과정을 겪었기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웃음)"
 
- 경험한 음악계의 현실은?
"나 같이 록 장르를 추구하는 인디 뮤지션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분위기에 동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 음악 작업을 하는 환경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근래 들어 동남아시아 음악팬들 중에는 우리 록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으며 'K-인디'에 열정적 응원을 보내는 예도 꽤 많다고 들었다. 현실의 벽이 높더라도 도전을 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경력을 살펴보니 조금은 늦은 나이에 뮤지션 생활을 시작한 것 같다.
"그런가? (웃음) 20대 후반 때 20학번으로 동아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입학을 해 3년 동안 학교를 다닌 후 올해 졸업을 했다. 그전에는 4년제 대학을 다녔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학사학위를 받았다."
 
- 처음부터 대중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갈 때 부모님께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지만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공대를 선택해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게 됐다. 대신 대학에서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선 뭐라고 말한 적이 전혀 없었다. 공대를 다니는 동안 음악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입학 때와 달리 졸업 성적은 좋지 못하다. (웃음)"
 
- 공대를 졸업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전공 공부보다는 밴드 활동에 집중하면서 여러 대학가요제 출전, 크고 작은 공연과 행사 무대에 올랐다. 물론 중간에 군대도 다녀오고, 기업체로 취업을 하는 동기들의 모습을 보며 어떤 길을 가야할지 고민도 있었다. 졸업 후 반도체 설비회사에서 일용직부터 계약직까지 꾸준히 일을 하며 돈을 모았고, 음악을 하기 위한 나름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2020년 29세 때 실용음악과에 입학하게 됐다."
 
- 본인이 바라던 음악을 전공하게 돼 행복했겠다.
"막상 그렇지도 않았다. 싱어송라이터란 막연한 꿈은 있었지만, 한 곡을 완성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내 모습에 낙담할 때도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2021년 창작한 곡을 제출 발표하는 강의에 최선을 다 한 결과 '아 나도 곡을 만들 수 있는 재능이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부터 뮤지션의 꿈을 품게 된 듯하다. (웃음)"
 
-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편이어서 마음의 불안도 더러 생긴다. 나와 같은 현대인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그런 분들에게 '함께 잘해 봅시다!'란 상호이해와 응원을 가사로 전하고 싶었다. 6월 발매를 목표로 하는 '보트(Boat)'란 곡은 여러모로 갈라치기를 조장하는 우리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주위 사람을 돌아보고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앞으로도 표헌해 내려 한다."
 
싱어송라이터 KyU 팝 록 장르 들려주는 신예 뮤지션

▲ 싱어송라이터 KyU 팝 록 장르 들려주는 신예 뮤지션 ⓒ 이종성

 
- 음악을 하면서 현재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작년 3월 마지막 주 주말 수원 행궁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코로나19로 정말 오랫동안 대면 라이브를 할 수 없었는데, 카페의 모든 문을 개방한 채로 노래를 불러서인지 수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집중해 들었던 모든 순간의 장면들이 지금 다시 떠오른다.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웃음)"
 
- 뮤지션 KyU(큐)의 매력은 무엇인가?
"우선 '짙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신다. 가볍지 않은 가사와 선이 굵은 멜로디랑 깊고 짙은 음악을 들려준다는 평에 감사할 따름이다."
 
- 기회가 주어진다면 함께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는지?
"당연히 라디오헤드(Radiohead)의 프론트맨 톰 요크(Thom Yorke)다. 이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이 될 확률은 희박하지만, 그분과 함께 한 공간에 있는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차다."
 
- 올해 어떤 활동 계획을 갖고 있는지?
"6월 7일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1년 예정으로 떠난다. 밴쿠버나 근교 지역에서 일을 할 계획이고, 음악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에서 음원을 발매할 생각이다. 6월 중에는 '보트 (Boat)'란 새로운 싱글이 발매될 예정이고, 5월 마지막 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수원과 서울에서 출국 전 마지막 라이브 무대를 준비 중이다."
 
- 음악은 뮤지션 인생에 어떤 존재인가?
"공대 선후배 또는 동기들 중 좋은 회사에서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약간의 심적 동요가 찾아 온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쉽고 기분 나쁘지 않게 전할 수 있는 매개체로써 음악을 선택한 것, 이 결정에 후회한 적은 없다.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모르고, 설령 더 좋아하는 직업을 갖더라도 음악을 내 삶에서 배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다."
KYU UNEASY 29 BOAT 싱어송라이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