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 온두라스와 무승부 2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김은중호, 온두라스와 무승부 2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70분 넘도록 상대 팀은 열 명이 뛰었지만 우리는 먼저 2골을 내줬다. 그렇게 어려워 보이는 게임을 2-2까지 따라붙은 것은 분명히 칭찬받을 일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한 것은 아니었다. 순간의 방심이 다음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어리석은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더 큰 목표를 위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요한 고비를 넘길 수 있는 판단력이 필수다.

김은중 감독이 이끌고 있는 20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6일(금)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2023 F조 온두라스와의 두 번째 게임을 2-2로 어렵게 비겼다.

상대 에이스의 퇴장이 준 교훈, 끝까지 간직 못해

프랑스를 첫 게임에서 이겨 자신감을 얻은 우리 선수들은 내친김에 2연승을 이루고자 했지만 온두라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일부 조 3위까지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으니 온두라스 선수들은 첫 게임 패배 기록을 지우려고 과감하게 덤벼든 것이다.

게임 시작 후 19분 만에 변수가 나타났다. 온두라스 교체 선수 다니엘 카터의 드리블을 가볍게 여긴 우리 센터백 최석현이 파울을 저질러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온두라스 미드필더 다비드 오초아는 이 귀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21분 54초에 오른발 페널티킥을 정확하게 왼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그리고는 5분도 지나지 않아서 두 번째 변수가 나타났다. 조금 전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넣은 다비드 오초아가 옆줄 바로 앞에서 한국 왼쪽 풀백 배서준을 손으로 때리는 바람에 퇴장(26분 30초)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반전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후반전 초반에 우리 선수들은 1골을 더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이삭 카스티요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김준홍 골키퍼의 방어 범위 안에 들어온 것 같았지만 캐칭 실수로 골을 내준 것이다. 10명이 뛰고 있는 온두라스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은 것은 치명타였다.
 
김은중호, 온두라스와 무승부 2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김은중호, 온두라스와 무승부 2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아서 두 골을 따라붙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 골을 내준 뒤 7분 13초 만에 한 골을 따라잡았다. 키다리 골잡이 이영준이 떨어뜨린 공을 받은 빠른 미드필더 김용학이 좁은 공간에서 왼발 슛을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은 것이다.

그리고 4분 11초가 지나서 귀중한 동점골까지 성공시켰으니 역전승의 기대감까지 차오른 것이다. 이승원의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를 교체 선수 박승호가 절묘하게 헤더로 돌려넣었다. 30분 그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었으니 정말로 역전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10명의 온두라스 선수들이 바짝 정신을 차리고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려 거기까지 내몰리지는 않았다. 한국 입장에서 승점 1점이라도 얻어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게임이었다. 하지만 후반전 추가 시간에 받은 두 장의 카드가 몰고 온 충격은 예상보다 클 수밖에 없다.

먼저 골키퍼 김준홍이 어설프게 시간을 끌다가 경고를 받았는데, 이것이 이 대회 두 번째 경고여서 다음 게임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프랑스와의 첫 게임 페널티킥을 내줄 때 받은 억울한 옐로 카드가 김준홍의 발목을 잡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곧바로 또 하나의 옐로 카드가 우리 선수들을 흔들어놓았다. 센터백 최석현이 빌드 업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고의적인 파울을 저지른 것이다. 81분에 받은 첫 번째 카드에 이어 두 번째 카드가 레드 카드로 바뀌었다. 순발력 좋은 주전 센터백 최석현도 다음 게임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우리 선수들은 오는 29일(월) 오전 6시 같은 장소에서 2연승을 달리고 있는 감비아와 만나 1위 싸움을 펼친다.

FIFA U-20 월드컵 2023 F조 결과(26일 오전 6시, 멘도사 스타디움 - 아르헨티나)

한국 2-2 온두라스  [득점 : 김용학(57분 17초,도움-이영준), 박승호(61분 28초,도움-이승원) / 다비드 오초아(21분 54초,PK), 이삭 카스티요(50분 4초,도움-다니엘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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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 다비드 오초아(27분), 최석현(90+7분, 경고 누적)

한국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이영준
AMF : 강성진, 배준호(53분↔박승호/66분↔이승준), 김용학
DMF : 이승원(80분↔황인택), 강상윤
DF : 배서준(46분↔최예훈), 김지수, 최석현, 박창우(53분↔조영광)
GK : 김준홍

◇ F조 현재 순위
1 감비아 6점 2승 4득점 2실점 +2
2 한국 4점 1승 1무 4득점 3실점 +1
3 온두라스 1점 1무 1패 3득점 4실점 -1

4 프랑스 0점 2패 2득점 4실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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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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