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이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유니폼을 맞춰 입었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이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유니폼을 맞춰 입었다 ⓒ 레알 마드리드 소셜미디어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과 관중들이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에게 강력한 연대를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25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22-2023 프리메라리가 라요 바예카노와의 홈 경기를 열었다.

경기에 앞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비니시우스의 이름과 등번호 '20'이 새겨진 유니폼을 맞춰 입고 나왔고, 상대 팀 라요 바예카노 선수단과 함께 '인종차별을 축구에서 퇴장시키자'라는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 홈 팬들도 관중석에 '우리는 비니시우스와 하나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이날 무릎 부상으로 관중석에 앉아있던 비니시우스는 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보냈고, 소셜미디어에도 "사랑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인종차별, 축구장에서 퇴장시켜야"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홈 관중의 연대 표시에 감사를 전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홈 관중의 연대 표시에 감사를 전하고 있다 ⓒ 레알 마드리드 소셜미디어

 
비니시우스는 지난 22일 발렌시아 홈구장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발렌시아와의 경기에 출전했다가 상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었다(관련 기사 : 스페인 프로축구, 또 인종차별 논란... '증오범죄' 수사).

화를 참지 못한 비니시우스가 관중과 설전을 벌이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그럼에도 발렌시아 팬들은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 "바나나를 먹어라" 죽어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인종차별 공격을 가했다. 

비니시우스는 해당 경기가 끝나고 소셜미디어에 "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에서는 인종차별이 일상적인 일"이라며 "라리가 사무국의 대응을 보면 스페인은 인종차별 국가로 인식된다"라고 썼다. 
 
그러나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 대응책을 논의하는 회의에 불참했었다"면서 "라리가를 비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다"라고 오히려 피해자인 비니시우스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테바스 회장의 발언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비니시우스의 조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를 언급했다.

룰라 대통령은 "비니시우스는 레알 마드리드 최고의 선수"라며 "세계 최고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는 소년이 경기장에서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반박하면서 외교 갈등으로 커졌다. 

외교 갈등으로 번진 인종차별... 스페인, 부랴부랴 '수습'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라요 바예카노 선수단이 인종차별 퇴출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라요 바예카노 선수단이 인종차별 퇴출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레알 마드리드 소셜미디어

 
더 나아가 브라질은 자국 주재 스페인 대사를 불러 항의했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예수상 조명을 잠시 소등하면서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사태가 커지자 스페인축구협회는 "스페인에서 누군가의 피부색, 성적 정체성 등을 모욕하는 사람이 한 명 또는 한 무리가 있더라도 국가 전체를 더럽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규탄했다. 또한 발렌시아 구단에 5경기 동안 관중석을 부분 폐쇄하고, 4만5천 유로(약 64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스페인축구협회의 과감한 결정에 놀랐다"라며 "매우 올바른 징계라고 생각한다"라고 환영했다. 

테바스 회장도 "비니시우스를 공격할 의도가 아니었고, 브라질은 나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이해했다면 내 잘못이고, 사과한다"라고 물러섰다. 다만 비니시우스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한편, 스페인 경찰은 당시 관중석에서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적 비난을 한 발렌시아 팬들 가운데 신원이 파악된 3명을 이날 체포했다. 발렌시아 구단은 경찰과 협조해 가해자들을 추가로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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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레알 마드리드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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