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삼각형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왜 남자는 돈 더 내야 하지? 그 남자의 불만
영화는 두 사람의 저녁식사와 이후 이어지는 자리까지를 흥미롭게 다룬다. 같은 일을 하지만 임금이며 대접은 어처구니없이 다른 두 사람이다. 야야는 은근히 칼을 무시하는데 데이트 비용만큼은 칼이 내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야야의 그런 태도에 마침내 칼은 결단을 내린다. 야야를 붙들고서 둘의 관계를 확실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남자는 돈을 내고 여자는 즐기기만 하는 오래된 성역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자는 칼의 주장은, 그러나 야야에겐 하찮고 귀찮을 뿐이다.
두 번째 장은 크루즈에서의 여가다. 인플루언서인 야야를 통해 무료 협찬을 받은 크루즈 프로그램으로, 선상에서 먹고 마시며 자유롭게 즐기는 시간이 펼쳐진다. 크루즈엔 돈 많고 여유로운 이들이 잔뜩 올라 있는데, 이들이 빚어내는 풍경이 꽤나 흥미롭다. 승무원은 철저한 서비스업 종사자들이고, 승객들은 그들에게 전적이라 해도 좋은 서비스를 받는다. 근무해야 하는 직원이 안쓰럽다며 당장 수영장에 들어오라는 부호의 말은 곧 명령이 되고, 웃통을 벗고 일하는 직원이 보기에 좋지 않다는 한 마디 말이 곧 해고통지가 된다. 그야말로 좌충우돌인 크루즈에서의 며칠은 자본주의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본질을 우스꽝스럽게 내보인다.
그리고 다가오는 마지막 장은, 또 그 장의 끝맺음은 이 영화의 진정한 승부수다. 영화의 제목인 슬픔의 삼각형은 그로부터 의미를 얻는다. 삼각형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면 한 꼭지점은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아래에 처박히기도 한다. 그러나 삼각형은 여전히 삼각형으로, 넓은 쪽이 좁은 쪽을 떠받치는 그 형태가 아무리 굴러도 유지되는 것이다. 삶 속에 내재된 욕망과 권력의 관계 또한 그와 같아서 고만고만한 인간들이 어떤 때는 대단한 양 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사람 위에 군림하여 몹쓸 짓을 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한 커플, 한 선박에서의 이야기로 인간사 전체를 통찰하는 <슬픔의 삼각형>은 과연 칸의 선택을 받을 만한 작품이다. 지식을 가진 이들에겐 더욱 즐거울 것으로,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외스틀룬드 표 블랙코미디가 무엇인지를 선명히 내보인다. 그렇다면 왜 보지 않겠는가.
▲슬픔의 삼각형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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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