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포스터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포스터 ⓒ 애플TV+

 
모처럼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알고보니 CIA 비밀요원이라니? 역사책 저술을 준비하던 콜(크리스 에반스 분)은 건강이 좋지 못한 아버지를 돕기 위해 수년째 농사일을 하고 있다. 마을 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세이디(아나 디 아르마스 분)에게 강렬하게 이끌린다. 데이트 신청을 하고 사랑을 나누면서 콜은 드디어 자신이 기다렸던 이상형을 찾은 기쁨을 만끽했다. 그런데 이후 갑자기 연락이 끊어졌다.

마치 유령에 홀린 것 마냥 종적을 감춘 세이디를 찾기 위해 콜은 자신의 위치 추적장치가 그녀의 가방 속에 담겨 영국 런던으로 옮겨졌음을 확인하고 즉시 비행기를 타고 머나먼 여정에 나선다. 콜은 간신히 세이디가 있는 곳 근처에 도달했지만 이내 낯선 남자들에게 납치를 당하고 만다.

​이들은 연신 그를 두고 '택스맨'이라 부르면서 생화학 무기 아스텍에 접근하기 위한 비밀번호를 내놓을 것을 강요한다. 독을 내뿜는 곤충의 위협 속에 목숨이 위태롭던 찰라, 한 사람이 기관총을 쏘며 콜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콜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세이디를 이렇게 만나다니? 미지의 범죄 조직이 추적해온 택스맨은 다름 아닌 세이디였던 것이다.

비밀 특수 요원 덕분에... 산전수전 겪는 농사꾼 콜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예고편의 한 장면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예고편의 한 장면 ⓒ 애플TV+

 
콜을 CIA 최정예 요원 택스맨으로 오인한 범죄 집단은 그의 얼굴을 인터넷 망에 띄워 올려 잡아오는 사람에게 거액을 지불하겠다고 나선다. 수많은 현상금 사냥꾼들까지 각종 무기를 들고 두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든다. 이제 목숨을 건지기 위해 콜은 세이디와 손잡고 쉴 새 없이 달려드는 악당들과 싸워야 한다.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007 노 타임 투 다이> 아나 디 아르마스가 신작 <고스팅>으로 만났다. 지난 21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은 화끈한 액션, 로맨스, 코미디가 곁들인 작품이다. 그동안 애플TV+ 라면 다수의 스릴러, 첩보물을 생산하면서 무거운 이미지의 영상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비밀 특수 요원을 전면에 내세운 <고스팅>은 시종일관 가벼운 분위기로 극을 이끌면서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캡틴 아메리카 + 007 본드걸의 만남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예고편의 한 장면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예고편의 한 장면 ⓒ 애플TV+

 
​<독수리 에디>, <로켓맨>을 연출한 덱스터 플레쳐 감독과 <데드풀> 시리즈를 집필한 레트 리즈, 폴 워닉 등 검증된 제작진이 대거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장점인 액션 코믹을 무리 없이 버무려 낸다. 비밀 요원,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의 무리, 바운티 헌터(현상금 사냥꾼) 등 익숙한 소재들로 꾸며진 이야기는 자칫 식상함을 선사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지녔지만 적절한 균형감을 이루면서 1시간 50분 가량을 큰 무리 없이 이끌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볼거리를 제공하는 건 두 주인공이 펼치는 화끈한 액션 연기다. 지난 2021년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통해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인상을 심어준 아나 디 아르마스는 이번에도 격투, 총싸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악당들과 맞서 싸운다. 내년 개봉 예정인 <존 윅> 시리즈의 스핀오프 <발레리나> 주인공으로 선택된 이유를 증명이라도 하듯 극의 중심에서 무게감 있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낸다.  

​<캡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일련의 마블 시리즈를 통해 몸 쓰는 액션 연기를 쉴 틈 없이 보여줬던 크리스 에반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평범한 농사꾼이라는 극중 역할에 맞춰 초반에는 투박하면서 어설픈 격투로 웃음을 자아낸 그는 극의 후반부 르베크(애드리안 브로디 분)가 이끄는 악당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맞싸우는 성장 캐릭터로 제 몫을 톡톡히 수행한다.

팔콘, 윈터 솔져, 데드풀이 왜 나와? 마블 배우의 카메오 출연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예고편의 한 장면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고스팅' 예고편의 한 장면 ⓒ 애플TV+

 
​그런데 <고스팅>의 이야기가 심화될 수록 낯익은 배우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모은다.  택스맨을 잡기 위해 곳곳에서 등장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은 다름 아닌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속 크리스 에반스의 동료들이었기 때문이다. '팔콘' 안소니 마키, '윈터 솔져' 세바스찬 스탠의 깜짝 출연은 코미디 성향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제법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극의 막판 절정부에는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까지 등장해 <고스팅>이 마치 마블 영화 세계관의 연장선에 놓인 영화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이밖에 존 조, 팀 블레이크 넬슨 등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의외의 장면에 출연하는 등 극중 웃음을 유발하는 핵심 요소로 활용된다.

​비록 작품의 독창성 측면에선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 어려운 단점을 지녔지만 <고스팅>은 1시간 50분을 별 생각 없이 화면에 집중할 수 있는 오락물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해준다. 애플이 아닌 넷플릭스 작품이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이끌어 낼 법한 영화라는 점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고스팅 애플TV+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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