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컬링 대표팀 서울시청 선수들.

남자 컬링 대표팀 서울시청 선수들. ⓒ 세계컬링연맹 제공/Steve Seixeiro

 
평창 동계올림픽 시즌 이후 제 실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남자 컬링이 이번 세계 무대에서는 자신들이 강력한 팀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4월 1일부터 캐나다 오타와에서 2023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서울시청이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출전해 2018년 경북체육회 이후 5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어쩌면 그 이상을 노리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는 13개 국가가 세계 남자 컬링의 챔피언 자리를 두고 결전을 벌인다.

스킵 정병진, 리드 김태환, 세컨드 김민우, 서드 이정재까지 네 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서울시청. 서울시청은 지난 2019년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꼴찌인 13위를 기록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의 서울시청은 여러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더욱 발전한 팀이 되었다. 지난해 범대륙선수권에서는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을 정도였다.

'동갑내기의 힘', 베테랑 형과 세계선수권도 일낼까

서울시청 선수들은 네 명의 선수들 중 세 명이 동갑내기이다. 정병진, 김민우 그리고 이정재까지 세 명의 선수가 모두 1996년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리드 김태환 선수가 홀로 1990년생이기는 하지만, 다른 선수들을 이끄는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을 한데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해낸다.

지난 국가대표 선발전 때에는 우승을 위한 동기가 특별했다. 군 공백 탓에 국가대표를 역임해본 적 없는 김민우 선수에게 국가대표를 선물하기 위해서였다고 선수들은 입을 모았다. 결국 서울시청은 당시 가장 많은 국제 무대 경험이 있었던 경북체육회를 꺾고 팀으로서는 두 번째 태극마크를 만들었다. 

국제대회 경험도 충분하다. 선수들은 이미 대학 시절 여러 차례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했고, 2019년에는 비록 1승 11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세계선수권도 경험했다. 김태환 선수는 아시아·태평양선수권 우승이라는 기록 역시 가지고 있다. 그 때의 경험을 다시금 좋은 방향으로 풀어낼 차례다.

팀워크 역시 나쁘지 않다. 지난 범대륙선수권 때는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을 꺾어내며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서울시청은 캐나다를 제외한 모든 팀에 승리를 얻어내면서 2019년 때와는 자신들의 기량이 다름을 뽐냈다. 범대륙선수권 때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정병진 선수에게는 이번 대회 의미가 특히 깊다. 정병진 선수는 남자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후, 바로 한국으로 돌아와 강릉에서 펼쳐지는 믹스더블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남자부 세계선수권에서 최대한 좋은 기억만을 안고 돌아와 믹스더블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재활 끝 니클라스 에딘... '팀 레트로나즈'·'팀 구슈'도 주의
 
 재활 끝 다시 돌아와 '세계최강'을 한 번 더 노리는 스웨덴의 니클라스 에딘.

재활 끝 다시 돌아와 '세계최강'을 한 번 더 노리는 스웨덴의 니클라스 에딘. ⓒ 세계컬링연맹 / Alina Pavlyuchik

 
이번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는 세계 남자 컬링에서 가장 강한 선수가 눈에 띈다. 스웨덴의 니클라스 에딘이 주인공이다. 당초 2021-2022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니클라스 에딘은 자신의 무릎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재활을 거쳐 스웨덴 팀의 스킵으로 다시 브룸을 잡았다.

특히 '팀 니클라스 에딘'은 남자 컬링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우승을 함께 달성하는 기록을 써내기도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한국 대표팀이 어떤 이야기를 써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탈리아의 '팀 조엘 레트로나즈'도 주의할 팀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2022년 라스 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다. 이 메달은 이탈리아 컬링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기도 했다. 지난 세계선수권의 좋은 기억을 안고 나서는 '팀 레트로나즈' 역시 '팀 정병진'이 주의할 상대다.

캐나다의 '팀 브래드 구슈'와는 벌써 악연이 깊다. 한국 선수들은 범대륙선수권 예선에서 캐나다를 만나 패배했고, 결승전에서도 큰 점수차로 패퇴했다. 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통해 자신들을 증명해 보이려는 '팀 브래드 구슈'는 벌써부터 쉽지 않은 상대이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뜻밖의 승리를 따낼지도 주목된다.

한국 선수단은 이미 캐나다 현지에서 클럽·투어 대회에 출전해 아이스 적응 및 컨디션 조절에 나섰다. 경북체육회 '팀 창민'에 이어 한국 사상 두 번째 세계선수권 플레이오프, 어쩌면 그 너머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저력이 어디까지 발휘될지 기대를 모은다.

현지 시각으로 4월 1일 오후부터 치러지는 이번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는 JTBC Golf&Sports를 통해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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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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