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진행된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제작발표회에서 이혜원, 유성호 교수, 안현모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9일 진행된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제작발표회에서 이혜원, 유성호 교수, 안현모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KBS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한두 줄의 설명으로 그쳤을만한 수사기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실제로 시연해서 보여준다. 그게 우리 프로그램만의 차별점이다."(안현모)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는 29일 오후 진행된 KBS 2TV 시사 교양 프로그램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대면으로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안현모와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 유성호 교수, 방송인 이혜원이 참석했다. 

오늘(29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되는 <스모킹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현장 속에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과학수사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과 그 역할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법의학자 유성호, 기자 출신 안현모와 시청자 입장에 선 이혜원이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얽힌 사연과 이를 해결해 낼 과학수사의 실마리를 우리에게 전할 예정이라고. 

<스모킹건>의 진행을 맡게 된 안현모는 당초 프로그램에 합류하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살인, 폭행, 성폭력 등 범죄를 다루게 될 텐데, 내가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까 싶었다. 시종일관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면 보는 분들도 힘들 수 있다. 저는 이런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고 몰입하는 편이라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29일 진행된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제작발표회에서 진행을 맡은 김진웅 아나운서와 방송인 안현모, 유성호 교수, 이혜원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9일 진행된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제작발표회에서 진행을 맡은 김진웅 아나운서와 방송인 안현모, 유성호 교수, 이혜원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tvN <알쓸범잡>, E채널 <용감한 형사들> 등 최근 방송가에 '범죄 스토리텔링 예능'이 쏟아지고 있는 것 역시 고민의 지점이었단다.

안현모는 "요즘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워낙 많지 않나. 혹시 방송이 재미, 흥미 위주로 흘러갈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제작진 분들이 '저희는 그런 것을 절대적으로 지양한다.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해주더라. 그렇다면 저 역시 기자 생활의 경험을 살려서 (방송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성호 교수 역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같은 이유로 고사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유 교수는 "요즘 많은 프로그램들이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극적으로 재미있게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 저는 사실 그런 프로그램들을 잘 보지 않는다. <스모킹 건>도 유사한 프로그램인 줄 알고 참여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끈질긴 설득과 과학수사 기법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단다.

유 교수는 "과학수사라는 전문분야, 법의학이라는 분야를 객관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제작진 분들의 말을 들어보니 다른 프로그램과는 다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거절했던 것을 철회하고 참여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편 안정환이 방송가를 종횡무진 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나는 동안 육아에 전념했던 이혜원은 약 10년여 만에 다시 고정 프로그램을 맡았다. 그는 "남편도 범죄 관련 프로그램(용감한 형사들)에 출연하고 있어서 서로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것 같다. 특히 방송을 많이 했던 남편의 도움이 크다. 단어 선택부터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도와주더라"고 귀띔했다. 

범인 잡기 위해 뇌파 분석도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스틸 이미지

KBS 2TV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스틸 이미지 ⓒ KBS

 
<스모킹건>에서 수사진은 범인을 잡기 위해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뇌파 분석을 실시하기도 한다. 뇌파 자극을 통해 범인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을 찾아내는 과학수사 기법이다. 그리고 얼굴에 나타나는 미세한 표정 변화를 통해 진술의 진위를 밝히는 미세 표정 분석 기법과 진술 분석 등 여러 첨단 과학을 총동원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유 교수는 이에 대해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과학 수사기법과 객관적인 조사방법 등을 보여드릴 예정이다. 특정 사건에 대해 흥미롭게 전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어떤 과정을 통해 벌어졌고 과학이라는 도구로 어떻게 해결하는지 범죄 예방과 사건 해결에 도움되는 것은 어떤 것인지 밝히는 방송이다. 재미도 있지만 교양까지 함께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자부했다. 

이날 안현모는 제작진이 자신에게 요구한 역할과 다르게 실제로 촬영현장에서는 "화내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는데 미처 막지 못해서,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을 보면 정말 분노가 치밀어오르더라. PD님은 제게 두뇌를 담당해달라고 하셨는데 저는 두뇌보단 (감정적으로) 화를 내고 있다. 엄마로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속상하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안현모는 "이 프로그램에는 진정성이 있다. 저 역시 눈을 좀 더 크게 뜨고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반성하고 있다. 흥미 위주의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집에 왔을 때 집이 다르게 보이고, 사회에 눈을 뜨게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 역시 "재미있고 좋은 과학 교양 수업을 공짜로 안방에서 보실 수 있다. 모두 진심을 다해 임하고 있는 만큼 방송을 보시면 실망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수사대스모킹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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