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대한 갈망이 큰 LG 염경엽 감독

우승에 대한 갈망이 큰 LG 염경엽 감독 ⓒ LG 트윈스

 
2022년 정규리그에서 87승 2무 55패 승률 .613로 2위를 차지한 LG트윈스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만났다.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키움을 1차전에서 6-3으로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을 더욱 높였다. 하지만 LG는 이후 거짓말처럼 3연패를 당하면서 2002년 마지막 한국시리즈 이후 무려 20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2년 동안 LG를 이끈 류지현 감독은 초보감독임에도 LG를 정규리그 3위와 2위로 이끌었지만 LG의 목표는 가을야구가 아닌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이었다. 이에 LG는 류지현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2014년 넥센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다. 어떤 감독이 들어와도 마찬가지지만 염경엽 감독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경력이 없는 사령탑이라 이번에도 LG팬들 사이에서는 찬반여론이 갈렸다.

LG는 팀 내 FA 선수 3명 중 2명(유강남, 채은성)이 팀을 떠났고 퓨처스FA자격을 얻었던 2명(이형종, 한석현) 역시 이적을 선택했다. 하지만 LG는 여전히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과연 '염갈량'으로 불리는 염경엽 감독이 새로 부임한 LG는 1994년 마지막 우승 이후 어느덧 서른 번째 시즌이 된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오랜 염원을 이룰 수 있을까.

[투수] 최강 외국인 원투펀치, 토종에이스는?
 
 LG트윈스 2023 시즌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LG트윈스 2023 시즌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 양형석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나오면 야구팬들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과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에릭 요키시(키움)처럼 많은 투수들의 이름을 언급할 것이다. 하지만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는 한 가지 대답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2022년 정규리그에서 31승을 합작한 우완 듀오 케이시 켈리와 애덤 플럿코를 보유한 LG다. 

2022년 16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켈리는 총액 180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올해로 5년째 LG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켈리는 2022년 KBO리그 진출 후 가장 적은 이닝(166.1)을 던졌지만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2.54)과 가장 많은 탈삼진(153개)을 기록했다. 15승(공동 2위)과 함께 2.39의 평균자책점(3위)을 기록했던 플럿코 역시 총액 140만 달러의 좋은 조건에 LG에 잔류했다.

LG는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토종선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LG는 2022년 12승을 기록했던 강속구 투수 이민호와 후반기 맹활약을 통해 WBC대표팀에 선발됐던 좌완 김윤식 그리고 2년 차 우완 강효종으로 토종 선발진을 구성했다. 만 나이를 기준으로 평균 21세의 10개 구단 최연소 선발진을 구축한 LG는 이제는 베테랑이 된 임찬규와 유강남의 보상선수 김유영이 뒤를 받칠 예정이다.

LG는 2022년까지 통산 124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고우석이 어깨통증으로 WBC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데 이어 시범경기에도 결장하면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LG에는 홀드왕 정우영을 비롯해 군입대를 미룬 이정용, 올해 억대 연봉대열에 합류한 이우찬 등 뛰어난 불펜투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트레이드 후 지난 2년 동안 별다른 활약을 해주지 못한 좌완 함덕주까지 부활한다면 LG불펜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다만 SSG랜더스의 김광현과 키움의 안우진, kt의 고영표 등 우승길목에서 만나게 될 팀들의 토종 에이스들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확실한 토종에이스가 없다는 점은 LG마운드의 약점으로 꼽힌다. LG로서는 2022년 12승을 올렸음에도 평균자책점은 5.51에 머물렀던 이민호나 아직 풀타임 선발경험이 없는 김윤식이 각성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LG가 올해도 확실한 토종 에이스를 발굴하지 못하면 가을야구에서 크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

[타선] 오스틴은 LG 외국인 타자 고민 해결할까

LG는 2022년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와 로벨 가르시아가 66경기에서 5홈런 24타점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결국 LG는 외국인 선수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렀고 플레이오프에서 야시엘 푸이그가 맹활약한 키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만큼 외국인 타자는 지난 수 년간 LG가 극복하지 못한 최고의 고민거리지만 큰 경기일수록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자리이기도 하다.

켈리와 플럿코의 재계약에 무려 320만 달러를 쏟아 부은 LG는 새 외국인 타자로 총액 70만 달러를 투자해 2022년 트리플A에서 타율 .268 17홈런을 기록했던 오스틴 딘을 영입했다. 오스틴은 화려한 빅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코너외야와 1루수를 소화할 수 있고 트리플A에서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중장거리형 우타자다. LG에서 큰 욕심만 갖지 않는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준수한 자원으로 평가 받는 선수다.

2021년 전 경기에 출전해 109개의 볼넷을 고르는 엄청난 '눈야구'로 쟁쟁한 거포들을 제치고 출루율 1위(.456)에 올랐던 홍창기는 2022년 타율 .286 출루율 .390을 기록했다. 충분히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국가대표 외야수 박해민의 가세로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활약이었다. 올해 2021년으로의 귀환을 노리는 홍창기가 어느 정도의 활약으로 중심타선에게 밥상을 차려줄지 주목된다.

2022년 안정된 수비와 함께 25홈런 20도루의 성적으로 프로 데뷔 14년 만에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지환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없는 현재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유격수다. 오지환이 올해도 2022년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내야수비의 야전사령관 역할은 물론이고 테이블 세터와 중심타선, 하위타선 등 어디에 배치해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LG타선의 만능열쇠'로 활약할 수 있다.

2022년 규정타석을 아쉽게 채우지 못한 3할 타율에 이어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4할의 맹타를 휘두른 문성주는 LG타선의 비밀병기로 활약할 예정이다. 문성주는 빠른 배트스피드와 정확한 타격, 의외의 파워, 여기에 평균 이상의 주력까지 갖추고 있어 쓰임새가 무척 다양하다. 다만 코너외야수 한 자리를 차지하기엔 김현수를 비롯한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어 올해도 풀타임 주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목할 선수] 주전 꿈꾸는 우타 거포 유망주

송찬의는 프로 데뷔 후 4년 동안 1군 경험조차 없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이렇다 할 실적을 쌓지 못해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을 정도로 철저한 무명이었다. 그런 송찬의가 2022년 시범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때렸을 때 LG팬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했다. LG가 그토록 원하던 토종 우타거포 자원인 데다가 LG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2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1999년생의 젊은 군필 유망주 송찬의는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송찬의는 2022년 1군에서 33경기에 출전해 타율 .236 3홈런10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파워 잠재력은 확실했지만 78번의 타석에서 17개의 안타를 치는 동안 24개의 삼진을 당했고 볼넷은 단 2개 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서건창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 안정된 2루 수비를 선보인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송찬의는 여전히 '미완성'인 채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LG의 시즌이 끝난 후에도 송찬의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송찬의는 시즌이 끝나고 이병규 감독(삼성 수석코치)이 이끄는 호주리그의 질롱코리아에 합류했고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24 7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979를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안타, 득점 모두 팀 내 1위였다. 아쉬운 2022 시즌을 보냈지만 여전히 LG의 우타거포 유망주로서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는 뜻이다.

송찬의는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3홈런 10타점으로 여전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물론 수비를 중시하는 염경엽 감독의 성향상 송찬의가 2루수로 얼마나 중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LG는 올해 주전 1루수로 낙점 받은 또 다른 거포 유망주 이재원이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전 한 자리를 꿈꾸던 송찬의에게는 짧지만 염경엽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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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특집 10개 구단 전력분석 LG 트윈스 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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