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 이동휘가 이번 작품을 하며 느꼈던 점과 배우로서 나아가고 싶은 방향 등을 털어놓았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양정팔 역의 배우 이동휘를 만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카지노>는 돈도 백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동휘는 극 중 차무식 옆을 지키는 오른팔 양정팔 역을 맡았다.

"양정팔 이해할 수 없어... 힘들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양정팔 역을 맡은 배우 이동휘.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양정팔 역을 맡은 배우 이동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지금까지 이해가 안 된 인물은 없었는데, 이번 인물은 저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연기하기 쉽지 않더라."

이동휘는 자신이 연기한 양정팔을 "도저히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나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런 정팔을 소화하기 위해 참고한 다른 작품의 캐릭터가 있을까. 이 질문에 이동휘는 "정팔은 남한테 돈 빌렸던 걸 잊어버릴 정도로 당당하고 뻔뻔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도 없고, 자기 앞가림만 하는 인물이다. 영화 속 인물보다는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사람들을 찾아봤다"라며 "이 인물에 제 스스로의 명분도,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일절 없었기 때문에 정팔이를 연기하는 건 어려운 숙제였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가 정팔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물음에 그는 "일단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 선배님은 배우들의 배우다. 최민식 선배님과 평생 한 번이라도 같이 연기하고 싶어서 무슨 역할이든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다음 이유로는 "정팔이가 작품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인물이고, 그런 점에서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최민식과 연기하며 배운 것이나 영향을 받은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이동휘는 "지각을 절대 안하게 됐다. 선배님이 항상 1시간 일찍 오시는데, 오셔서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를 하시는지 보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게 되더라. 현장을 이끌어가는 에너지와 정확한 판단력도 배웠다. 후배들이 주눅 들지 않게 현장 분위기를 조성해주신다"라며 "선배님이 범띠인데 실제로 옆에 있으면 호랑이 기운이 이글이글 난다.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시다"라고 전했다.
 
"애드리브를 하면 선배님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 받아주신다. 선배님은 애드리브를 할 때 '이렇게 해도 되느냐'라고 묻지 말라고 하신다. 농구게임에 비유하면서 '나 패스할게' 말하고 패스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패스가 와도 준비가 돼야한다 하시더라. 더 많은 준비를 하고 현장에 와야 한다는 의미로 저는 그 말씀을 해석하게 돼서 평상시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더 집중해서 하게 되더라."

결말에 대해 만족하는지도 물었다. 이에 그는 "시청자분들과 같은 마음"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차무식이란 캐릭터가 생존을 해야 다음 시즌으로 연결도 되는 건데, 차무식이 다음 시즌에 안 나온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라 생각한다. 최민식 선배님 없이는 역부족이다"라며 이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사소한 우연에 좌우되는 허무한 인생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선 좋았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배우로서 풀어야할 숙제 많아"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양정팔 역을 맡은 배우 이동휘.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양정팔 역을 맡은 배우 이동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카지노>는 한 시즌이 한꺼번에 공개되는 다른 OTT 작품들과 달리 주 1회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동휘는 "아무래도 한꺼번에 공개하는 쪽이 요즘 트렌드에는 잘 맞는 것 같다"라면서 "처음엔 이 점이 조금 아쉬웠는데, 그래도 주 1회 공개여서 쪼는 맛이랄까, 그런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장단점을 밝혔다.

이동휘는 <카지노>가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아서 놀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이 작품에서) 배우값을 했나' 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매 작품마다 던지는 이 질문은 이동휘가 연기에 얼마나 열정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는 "범죄물로 알려진 배우는 계속 범죄물이 들어온다. 이런 점에서 배우가 자신이 원하는 작품만 하는 건 힘들지만 다양한 역할을 하고,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배우로서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지금보다 실력이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굉장히 크다. 정말 연기적으로 완벽한 배우가 돼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느 날 갑자기 숙제가 풀려서 칭찬을 받고 싶지만, 사실상 내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때에 정확하게 그게 찾아오진 않는 것 같다. 여전히 부족한 게 너무 많은데, 과연 만족할 수 있는 날이 올까"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 영화 '타르'와 '더 웨일'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내가 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일주일이 가더라. 최민식 선배님을 봐도 그렇고, 어떻게 하면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배우 일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이 든다. 지금도 그렇고 저는 늘 행복하긴 하지만, 안주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 숙제들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30대 후반인 그에게 내년에 40대가 되면 어떤 배우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지 물었다.

"최민식 선배님이 '본인을 위한 연기를 하라'고 자주 말씀하신다.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어떤 트로피, 어떤 칭찬, 어떤 관객, 어떤 금전적 이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연기하라고. 40대에는 꼭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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