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물론이고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다양한 광고를 접하게 된다. 건강기능식품 광고도 많은데 대부분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홍보한다. 경우에 따라 실제 실험을 하기도 하고, 논문을 인용하기도 하면서 신뢰를 높인다. 그런데 대체 이 광고들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걸까.  

지난 21일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내 건강을 부탁해?' 편이 방송되었다. 박태원 아나운서를 프레젠터로 내세운 이날 방송에서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광고 내용을 실험해보고, 건강정보 프로그램 패턴을 재현하기도 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3일 '내 건강을 부탁해?' 편을 취재한 김도영 기자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 KBS

 
- 방송 마친 소회가 어떠세요?
"모든 방송이 그렇지만 끝나고 나면 아쉬운 게 있죠. 그래도 별 사고 없이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 아쉬운 건 뭐였나요?
"부족한 것들이 여러 가지 생각 나죠. 그때 그 현장에서 이런 질문을 더 해볼 걸 이런 것도 있고. 컴퓨터 그래픽 작업도 다른 방식으로 해볼 걸 그랬나 이런 생각이 들죠. 제작자 입장에서는 더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남으니까 아쉬움이 크죠."

- 건강기능식품 광고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취재하게 되셨어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걸 보다 보면 광고가 많이 뜨잖아요. 부모님들하고 모이면 '뭐가 좋다더라'라는 얘기도 오가고 명절 선물로도 많이 오가거든요. 그런데 이런 걸 너무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고가 워낙 요란하고 다들 좋다고만 하잖아요. '정말 다 좋은 건가'라는 생각도 들어서 이 문제를 다뤄보자고 한 거예요."

- 취재하면서 알게 된 점이 있다면. 
"막연히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광고에서 어느 정도로 말이 안 되는 것들을 얘기하는지 직접 모니터링도 했어요. 종편 프로그램 같은 경우 저희가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든 언어를 텍스트화해서 어떻게 시청자들을 설득하는지도 분석했고요. 막연하게 '어떤 건 맞고 어떤 건 틀리겠지' 생각했던 걸 정확하게 분석해서 보여줬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어요. (광고를) 알고 보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건 차이가 있잖아요."

- 종편 4사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분석하셨잖아요. 이 프로그램 선정 기준이 있었나요?
"송통신위원회에 홈쇼핑과 연계된 방송 통계가 있어요. 적발된 내용을 보니까 종편 프로그램이 월등히 많았어요. 그래서 선택했어요. 또 주기적으로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종편에서 많이 다루니까. KBS 같은 경우 건강 프로그램이 있는데 홈쇼핑 연계방송은 없었어요. 사례도 없고 적발된 적도 없고요. 그래서 가장 횟수가 많고 또 방송도 많이 하는 종편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된 거죠."

- 이번 방송은 박태원 아나운서를 프레젠터로 해서 (방송을) 이끌어 갔는데, 의도가 있었나요?
"이게 사실 소비자 단체라든지 교수님 인터뷰 같은 건 진지할 수밖에 없거든요. 시청자들이 지치지 않고 '맞아 나도 저렇지, 인터넷으로 샀었지'라고 생각하며 보게 하고 싶었어요. 다큐를 제작하면 내래이션 쓰는 경우도 있고 인터뷰로 가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박태원 아나운서가 이 문제를 시청자들한테 잘 전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 사람들이 건강기능 식품을 많이 먹나봐요. 
"저희 방송에도 나갔지만 그렇죠. 팔리는 양이 코로나19 지나면서 굉장히 많이 늘기도 했고 구매 경험을 따지면 10가구 중에 8가구 정도가 이미 사본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나왔어요. 가구당 평균 35만 원어치 넘게 산다는 통계도 있으니까요(출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식품이 많이 팔리고 있는데, 이유가 뭘까요.
"순환되는 거 아닐까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진 측면이 있을 테고 그 수요에 따라서 건강기능식품의 판매량이나 종류, 판매자도 늘었을 테고요. 당연히 광고도 많아지고 관심갖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계속 순환되는 것 같아요."

- 온라인 광고 중 유튜브와 SNS에서 나오는 광고를 조사하신 거잖아요. 
"지금 온라인으로 60% 넘게 팔려요. 절반 이상이 온라인으로 팔리기 때문에 당연히 온라인 광고가 1순위가 될 수밖에 없어요. 그다음에 홈쇼핑이나 대형마트에서 많이 팔리는데 홈쇼핑 같은 경우 초기에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때, 지금 온라인 광고상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굉장히 많이 나타났어요. 예를 들어 의약품인 것처럼 말한다거나. 그래서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온라인 광고에까지는 손길이 못 미쳤어요. 인스타그램 광고의 경우 저희 방송에도 나오지만 좀 애매한 측면이 있어요. 아직 온라인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면 이를 구제하거나 소비자를 보호할 방법이 거의 없거든요.  앞으로 이 영역이 얼마나 더 확장될지 모르기 때문에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온라인 광고에 대한 제제는 아예 없죠?
"이 부분이 좀 애매한데요. 사전 심의를 거친 광고들은 제재가 있고 식약처에서 주기적으로 온라인 광고 단속을 해요. 그래서 부당 광고가 식품 종류별로 나오기도 하고 시기별로 나오기도 하죠.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역이 애매해지는 거죠."

- 조사하신 바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400건 중 233건이 부당광고로 나오더라고요. 절반이 넘는 데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400건을 조사했지만 아마 더 많이 하면 더 많이 나오겠죠.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이게 경계가 애매해요. 부당 광고와 부당 광고가 아닌 것들이 애매하고 또 식품도 워낙 많고요. 그래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당장 규제까지는 못하더라도요."

- 온라인 광고 중 부당광고로 규정한 기준이 있다면.
"건강기능식품 같은 경우에는 식품 표시 광고법이 있어요. 그 법을 기준으로 어긋나는 것들을 모니터링한 거죠."

- 광고에 논문을 인용해서 혼란을 주기도 하나 봅니다.
"광고에 논문을 인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 없다고 봐요.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광고에서는 당연히 여러 가지 전략을 쓰니까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광고에 발췌된 '효과가 좋더라' 정도의 결과만 보는 거죠. 예를 들어 '50명 중 25명이 살이 빠졌다고 하더라' 정도만 볼 수 있거든요. 그러면 혼란이 생기죠. 정말 그 광고 전체 원문을 봤을 때 효과가 있다는 광고였는지 아니면 앞으로는 효과가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차이가 없었다는 결론인데 뒷부분을 빼버린 건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논문을 인용하면 출처를 기본적으로 알려줘야 하는데 출처가 없는 경우도 있죠. 논문이 광고의 신뢰도를 높여주기 위해 사용되는데 이게 소비자를 속이는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 되는 거죠."

- 광고에 나온 실험을 똑같이 따라 해봤는데 결과가 다르더라고요. 그렇다면 허위광고 아닌가요?
"인체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이건 실험 결과를 쉽게 보여주기 위해서 한다' 등의 일부 안내문이 달린 광고도 있어요. 저희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가지고 처벌하진 않은 상황입니다."

- 방송에 나온 김해진씨(51살)의 경우 건강기능 식품 부작용으로 병을 얻으신 건가요?
"저희는 의료진이 아니기 때문에  판단할 수가 없죠. 다만 그분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이라고 주장하고 계세요. 저희는 김진해씨가 가지고 계신 여러 가지 의학적인 서류라든지 변호사의 의견 등을 통해 지금 피해를 호소하신다고 전해드린 거죠."

- 이 밖에도 부작용 사례가 있나요?
"부작용 신고 통계는 있어요. 신고가 몇 건이 되고 이런 통계들은 있는데 아시다시피 약품은 부작용 고지라도 돼 있지만 식품 같은 경우 우리가 늘 먹잖아요. 그 부작용을 소비자가 증명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병원에 갔더니 '위장장애가 생겼어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건강기능식품)을 먹은 다음부터 아픈건지 밝힐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어려운 것 같아요."

- 건강정보 프로그램 재연할 생각은 어떻게 하셨어요?
"건강정보 프로그램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어요. 연예인 패널이 나오고 의사들이 나와서 어떤 걸 소개하는 패턴을 갖고 있는데 저희가 그걸 말로 설명할 수도 없죠. 그래서 이 패턴을 쉽게 보여드릴 방법을 생각하다가 그러면 그 특정한 유형에 대해서 재현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던 거죠."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만약에 모든 분이 김진해씨 같은 부작용을 얻게 되면 문제가 되겠죠. 그런데 식품이라는 테두리 안에 들어가니까 약품하고 다르게 취급되는 게 현실이에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비자들에게 '속아서 사면 네가 바보지'라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정확한 정보와 정당한 선택권을 주고 우리가 먹는 거잖아요. 이게 장갑이나 신발처럼 한번 껴보고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어르신들은(건강식품을) 더 많이 드시거든요. 그러면 앞으로 이 시장은 점점 더 커질 텐데 많이 팔리는 만큼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사항들도 늘지 않을까요?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 취재했지만 방송에 안 나온 게 있나요.
" 부작용 사례자 소개 등이 안 나갔어요. 교수님들이 종편을 굉장히 전문적으로 분석하셨는데 이런 부분도 빠진 게 있어요. 그런 것들을 모아서 유튜브에 정말 궁금하신 분들이 볼 수 있도록 강의 수준의 영상도 올릴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일단은 좀 조심해야 할 것 같고요. 저희 방송에 앞에 박태원 아나운서도 얘기하지만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고 운동도 안 하면서 비타민 하나를 먹고 '내가 건강해지겠다'나 매일 야식 먹으면서 '이 가루 타 먹으면 일주일에 5kg 빠지겠지'라고 생각해선 안 될 것 같아요."
김도영 시사기혹 창 건강 기능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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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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