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 날이었던 13일부터 24일까지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누구일까. 바로 아도니스 메디나(KIA 타이거즈, 12⅓이닝)다. 벌써 세 번이나 마운드에 올랐다.

메디나는 24일 오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5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9개였다.

뒤이어 올라온 임기영(3이닝 무실점)과 곽도규(1이닝 무실점)가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다만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 타선이 1회말과 8회말에 각각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결국 팀은 2-3으로 패배하면서 시범경기 2연패에 빠졌다.
 
 시범경기 개막 이후 3경기에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한 KIA 외국인 투수 메디나

시범경기 개막 이후 3경기에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한 KIA 외국인 투수 메디나 ⓒ KIA 타이거즈 공식 소셜미디어


똑같이 2사 이후에 점수 내준 메디나

메디나는 1회초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SSG 리드오프 추신수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게 문제였다. 이후 최지훈과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각각 뜬공,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최정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0-1에서 뿌린 2구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렸는데, 이를 최정이 놓치지 않았다.

2회초부터는 서서히 안정감을 찾아갔다. 박성한-최주환-이재원 세 타자를 볼, 뜬공, 삼진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2회초를 매듭지었다. 140km/h 후반대의 구속을 유지하며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는 모습이었다.

3회초에도 전의산-추신수-최지훈을 차례로 땅볼, 삼진, 땅볼을 잡아내며 다시 한 번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4회초에는 2사 이후 한유섬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박성한에게 삼진을 이끌어냈다.

메디나는 직전 경기였던 19일 두산 베어스전에 이어 다시 한 번 5회에 마운드로 향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5회초 선두타자 최주환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2사 이후 추신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메디나의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지훈, 에레디아의 안타까지 나오면서 또 한 점을 헌납했다. 2사 2, 3루서 최정의 우익수 플라이로 겨우 한숨을 돌렸다. 겨우 5이닝을 채웠으나 마지막이 매끄럽지 않았다. 1회초와 마찬가지로 또 2사 이후에 실점을 기록한 점도 아쉬웠다.

몸 상태 끌어올리고 있는 메디나

이전 두 차례의 등판과 비교했을 때 좋았던 점은 역시나 길게 이닝을 끌고 간 점이다.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3이닝만 던졌고, 19일 두산전에서는 5회초 1사까지 투구한 이후 마운드를 불펜에게 넘겨주었다. 24일 SSG전에서는 정확히 5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또한 지난 두 경기와 달리 삼자범퇴 이닝(2~3회초)이 있었던 점도 눈길을 끈다. 2회초 최주환(8구), 3회초 전의산(7구)과 추신수(8구)까지 공을 많이 던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100% 만족스러운 투구도 아니었다. 분명 구위는 괜찮았는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가운데로 몰린 공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사실상 실투가 점수로 연결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남은 기간 동안 메디나가 한승택이나 주효상 등 함께 호흡을 맞춰나갈 포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는 부분이다.

현재 KIA는 다음 달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서 열릴 정규시즌 개막전에 등판할 선발투수를 정하지 않았다. 사실상 SSG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확실시되는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칠 투수가 필요한데, 아직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없다.

또 한 명의 국내 좌완, 양현종으로 '맞불'을 놓을 수도 있으나 외국인 투수에게 중책을 맡기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메디슨 역시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이야기다. 팀은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지난해의 악몽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시즌 초반 메디슨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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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KIA타이거즈 메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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