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이해인 선수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24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이해인 선수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박장식

 
김연아에 이어 한국 피겨의 왕좌를 이을 새로운 여제가 등장했다. 열 아홉 살 이해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해인(세화여자고등학교)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147.32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해인은 이미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록한 73.62점을 합해 총점 220.94점을 기록했다. 220.94점은 이해인의 퍼스널 베스트 스코어다.

이해인의 기록은 한국 피겨 역사상 두 번째이다. 이해인은 현장의 관중들을 압도하며 은반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었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준 이해인은 사이타마를 태극기의 물결로 채웠다. 

클린, 클린, 클린... 사이타마 태극기의 물결로

이해인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사운드트랙에 맞춘 연기. 특히 초반 여러 차례의 점프로 구성되어 있기에 단 한 번의 실수를 용납할 수 없었다. 이해인은 경기장을 마치 자신이 일인극을 펼치는 오페라 무대인 것처럼 연기를 펼쳤다.

더블 악셀 점프를 뛴 뒤 트리플 토룹 점프까지 연달아 수행하는 첫 번째 동작을 안정적으로 마친 이해인은 트리플 럿츠 점프와 트리플 토룹 점프를 연이어 수행하는 두 번째 점프까지 성공적으로 뛰어내며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점프를 이어 성공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이해인의 자신감이 폭발했다. 이해인은 트리플 루프 점프, 그리고 트리플 살코 점프 역시 깨끗하게 수행했다. 이해인은 첫 번째 점프 수행을 마친 뒤 이어지는 플라잉 카멜 스핀, 그리고 플라잉 체인치 풋 콤포 스핀으로 이어지는 레벨 4의 스핀 동작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크레오그라피 시퀀스도 깔끔하게 수행한 이해인은 이제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 점프를 수행해야 해다. 트리플 럿츠와 더블 토 룹, 더블 루프를 연이어 뛰는 동작에서도 이해인은 막힘이 없었다. 완벽한 연속 점프에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을 수행하며 점프를 끝낸 이해인은 9부 능선까지 넘은 가벼운 마음으로 마지막 시퀀스 동작에 돌입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수행한 스텝 시퀀스에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절로 쏟아졌다. 수행점수는 당연히 레벨 4. 체인지 풋 콤보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한 이해인은 모두의 기립박수 속에 누구보다도 기쁘게 웃으며 자신의 시즌을 누구보다 기쁘게 마쳤다. 
 
 24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시상식에서, 이해인(가운데) 선수가 동메달을 기록한 벨기에의 레오나 핸드릭스(오른쪽) 선수와 축하를 나누고 있다.

24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시상식에서, 이해인(가운데) 선수가 동메달을 기록한 벨기에의 레오나 핸드릭스(오른쪽) 선수와 축하를 나누고 있다. ⓒ 박장식

 
프리 1위, 최종 2위... 김연아 이은 피겨 여제 탄생

연기를 깨끗하게 끝냈다는 기쁨도 잠시, 긴장된 얼굴로 스코어를 기다리던 이해인은 깜짝 놀랐다. 이해인은 기술 점수 75.53점과 예술 점수 71.79점을 합쳐 총점 147.32점을 받았다. 앞선 쇼트에서의 성적을 합치면 220.94점. 

이어진 순서이자 마지막 순서로 나선 일본의 사카모토 카오리가 실수를 범하며 프리 총점 145.37점에 그쳐 이해인은 프리 1위를 수성했지만, 쇼트에서 많은 점수를 벌어두었던 사카모토 카오리가 1위를 차지해 이해인은 은메달을 수성했다.

이해인의 세계선수권 메달은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피겨 세계선수권에서 나온 메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회 전 김연아가 '특별 코칭'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연아 키즈'의 세계무대 첫 성과이라는 점도 뜻깊다. 

한편 함께 출전한 김채연(수리고등학교) 선수는 프리 총점을 139.45으로 마쳐 프리 3위·총합 점수는 203.51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김예림 선수는 프리에서도 난조를 보이며 18위로 이번 세계선수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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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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