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이 한계 없는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이번엔 데뷔 후 거의 처음으로 본격 액션물에 도전했다. <길복순>을 통해 A급 킬러로 변신한 것.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이 자리에는 출연 배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과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이 참석했다. <길복순>은 오는 31일 공개된다.
"처음부터 전도연을 위해 만든 영화"
▲ '길복순' 전도연 전도연 배우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31일 공개. ⓒ 이정민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이자 10대 딸을 키우는 싱글맘인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이 작품은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변성현 감독은 "이 영화는 전도연 선배를 출연시키기 위해 만든 영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전부터 전도연 선배님의 팬이었고, 그걸 알고 설경구 선배님이 (전도연을) 소개시켜 주셨다"라며 이 작품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그는 "전도연 선배의 영화는 너무 좋은 작품이 많아서, 좋은 작품으로 정면 승부하기엔 너무 부담이 돼 '측면 승부'로 장르영화를 하고자 했고, 선배님이 그동안 액션을 많이 하지 않으셔서 액션을 해보기로 했다. 시나리오는 그 후에 쓴 것이다"라며 애초부터 전도연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들었음을 귀띔했다.
"'길복순' 스토리 역시 전도연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완성했다.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게,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더라. 배우라는 직업을 킬러로 치환하면 재밌는 얘기가 나올 것 같았다." (변성현 감독)
'복순'이라는 이름에 얽힌 일화도 인상적이었다. 변성현 감독은 "주인공을 어떤 이름으로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전도연 선배님 전화에 '복순 이모'라고 적힌 걸 보고 '이거다' 싶었다"라며 전도연 이모의 이름을 가져온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전도연 선배님이 '나는 그런 이름으로는 절대 안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제가 반항심이 들어서 복순이로 시나리오를 완성해 전달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도연은 "이모한테 이야기 드렸고 굉장히 영광이라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전도연은 변성현 감독과 이번에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제가 연기를 오랫동안 했고 많은 작품을 했지만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새로운 나를 끄집어내는 작품을 기대한다. 지금까지는 (찍으면서 그 자리에서) 어떤 감정이 나오는지 지켜보고 그에 맞춰서 가는 작품을 했다면, 변성현 감독은 얼굴각도까지 미리 다 정해놓고 그 안에서 배우가 움직이게 하더라. 처음엔 배우의 감정과 상관없이 (표현 범위를) 가둬놓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고 컴플레인을 많이 걸었는데,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짜인 대로 했을 땐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점점 들면서 흥미가 생기고 재밌어졌다." (전도연)
"전도연은 전도연이다"
▲ '길복순' 죽거나 죽이거나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 이솜, 전도연, 김시아, 구교환 배우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31일 공개. ⓒ 이정민
전도연과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 <길복순>까지 세 편의 영화를 함께 한 설경구는 "전도연은 전도연이다"라며 다시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설경구는 살인청부업계 최고의 회사 MK ENT.의 대표 차민규 역을 맡았다. MK의 소속 킬러 희성으로 분한 구교환 역시도 전도연을 두고 "클래스는 영원하다. 레퍼런스가 없는 분"이라고 표현하며 존경과 애정을 보냈다.
"전도연의 액션 장면을 옆에서 봤는데 감독님 말씀처럼 안쓰러울 정도로 한계를 넘기려고 하더라. 그 모습이 정말 안쓰럽고 걱정됐는데, 그 한계를 넘기더라. 그걸 보면서 '전도연이구나' 싶었다. 현장에서 '네가 아니면 못 해, 이 역은'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 (설경구)
전도연은 액션에 관해 "무섭고 두려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해내야 한다고 스스로 세뇌를 많이 했다. 끊임없이 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께서 롱테이크로 찍으셔서 그만큼 더 어려웠지만 해냈을 때 쾌감도 컸다. 날아다니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땐 아쉬움도 있었고, 또 성취감도 있었고,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라고 덧붙였다.
▲ '길복순' 설경구 설경구 배우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31일 공개. ⓒ 이정민
이어 전도연은 설경구와의 세 번째 호흡에 관해서도 역시 언급했다. 그는 "굉장히 든든했다"라며 "늘 옆에서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산 같은 사람이다"라고 설경구를 표현했다.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과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 세편의 영화를 함께 했다. 그는 변성현 감독 영화를 좋아해서 이유를 따지지 않고 이번 작품의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도연은 <길복순>의 공개에 앞서 드라마 <일타스캔들>을 통해 사랑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다. "스틸 사진 속 길복순의 모습이 '일타스캔들' 남행선을 떠올리게 한다"라는 말에 전도연은 "'일타스캔들'과 공개 시기가 비슷해서 그런지 '남행선의 이중생활'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라며 "내 직업이 킬러는 아니지만, 아이 엄마와 배우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어서 큰 이질감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이솜은 차민규의 동생이자 MK ENT.의 이사 차민희 역을 맡아 극 중 전도연과 대립각을 세운다. 이솜은 "킬러 소재가 흥미로웠다"라고 밝혔고, 길복순의 딸 재영 역을 맡은 김시아는 "지금까지도 '도연 엄마'라고 부른다. 진짜 엄마 같다. 연기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 '길복순' 죽거나 죽이거나 설경구, 이솜, 전도연, 김시아, 구교환 배우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31일 공개.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