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 두 시즌 만에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김현준(삼성 라이온즈)이 올 시즌 초반 자리를 비운다.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삼성 구단은 20일 전날(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kt 위즈와의 경기서 오른쪽 손목 통증을 호소한 김현준의 몸 상태를 전달했다. 병원 검진 결과, 오른손 유구골 골절 소견이 나왔다. 교체 당시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했던 구단의 발표와 다르게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다.

수술, 재활 등의 과정을 고려했을 때 그라운드에 돌아오기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수의 회복세에 따라서 복귀 시점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정규시즌 개막 이후 두 달 넘는 기간 동안 남은 외야수들이 김현준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한 삼성 외야수 김현준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한 삼성 외야수 김현준 ⓒ 삼성 라이온즈

 
겨우 박해민 공백 메웠는데...

2022시즌 삼성의 최대 화두는 '박해민 그림자 지우기'였다. 직전 시즌까지 주전 중견수로 활약했던 박해민(LG 트윈스)이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팀을 옮기면서 센터라인에 큰 구멍이 생겼다. 누군가는 이 자리를 메워야 했는데, 마땅한 선수가 없었다.

김헌곤, 박승규 등 여러 선수가 경쟁을 펼친 끝에 프로 2년 차였던 김현준이 주전 중견수로 거듭났다. 5월부터 부쩍 출전 기회가 늘어나더니 6월에는 한 달간 77타수 26안타 타율 0.338 8타점을 기록,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8월 들어서 월간 타율 1할대에 그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풀타임 시즌을 뛴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으로 시즌을 완주했다. 지난해 최종 1군 성적은 118경기 363타수 100안타 타율 0.275 22타점 OPS 0.715였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중견수로 799⅓을 소화하면서 실책은 3개에 불과했다. 수준급 수비범위를 자랑한 박해민보다 더 나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김현준 덕분에 삼성의 중견수 고민이 줄어들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김현준(2021년 입단)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1년 간격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지찬(2020년 입단), 이재현(지난해 입단)과 함께 '굴비즈'라는 별명을 얻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실력을 갖춘 젊은 선수의 등장은 구단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여러모로 김현준의 이탈이 아쉽기만 하다.
 
 김현준 대신 주전 중견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 외야수 이성규

김현준 대신 주전 중견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 외야수 이성규 ⓒ 삼성 라이온즈

 
김현준 없는 삼성의 플랜B는

그렇다면, 삼성의 플랜B는 무엇일까. 정규시즌 개막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외부 영입으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만큼 김현준이 돌아오기 전까지 기존 외야 자원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우선 김현준이 부상을 입은 이후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이성규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 유력하다. 19일 교체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3안타 활약을 선보인 그는 이튿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서도 5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7경기 14타수 6안타 타율 0.429 5타점 4득점 2도루, 안타 6개 중에서 홈런이 3개에 달할 정도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2016년 2차 4라운드 전체 31순위 지명 이후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던 이성규에게는 지금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

관건은 수비다. 1군에서 주로 1루수, 2루수 등 내야 포지션을 소화했던 그가 올핸 외야 수비에 도전하고 있다. 중견수로 1군 경기를 소화한 것은 2020년 1경기가 전부로, 실전에서 안정감 있게 외야진의 한 축을 맡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물론 이성규 홀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의 뒤를 받쳐줄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어진다. '베테랑' 김헌곤도 달라져야 하고, 김성윤 등 외야 백업 요원들도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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