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만 해도 패색이 짙게 드리웠던 멕시코가 역전극을 써내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멕시코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파크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2라운드(8강)서 푸에르토리코에 5-4 1점 차 역전승을 거두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멕시코가 WBC 4강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2라운드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으며, 2013년과 2017년에는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멕시코의 4강 상대는 '우승후보' 일본이다.

1회초 4실점을 완벽하게 극복한 멕시코

포문을 연 팀은 푸에르토리코였다. 1회초 1사 이후 키케 에르난데스의 볼넷, 넬슨 벨라스케스의 안타로 1사 1, 3루의 기회를 만든 뒤 엠마누엘 리베라의 희생플라이 때 3루주자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여기에 후속타자 하비에르 바에즈의 투런포, 에디 로사리오의 솔로포까지 백투백 홈런이 터졌다. 상대가 빅리그 경력이 풍부한 훌리오 유리아스였던 점을 감안하면, 푸에르토리코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반면 멕시코는 나름 믿을 만한 '에이스'를 꺼내들고도 초반 기선제압에 실패해 계획이 꼬이는 듯했다.

멕시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회초 이사크 파레데스의 솔로포로 추격을 시작했고, 5회초에는 1사 만루서 알렉스 버두고가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1사 만루의 기회를 날리며 추가점을 뽑진 못했어도 격차를 2점 차까지 좁히며 푸에르토리코를 더 거세게 압박했다.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7회말, 멕시코는 선두타자 오스틴 반스의 2루타를 시작으로 랜디 아로자레나와 알렉스 버두고의 볼넷까지 무사 만루로 연결시켰다. 바뀐 투수 호르헤 로페즈가 조이 메네세스, 로우디 텔레즈를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볼카운트 2-1서 4구를 공략한 파레데스가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으로 향하면서 4-4로 균형을 맞췄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루이스 유리아스도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3루주자가 홈에 도착했다. 1회초 4점을 먼저 내주고도 스스로 위기를 극복한 멕시코는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불펜이 남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리드를 지켜냈다.

미국도 잡았던 멕시코, 무시할 수 없는 전력

사실 멕시코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12일 콜롬비아와의 1라운드 첫 경기서 4-5로 패배, 1패를 안고 일정을 치러야 했다. 4경기 전승이 아닌 이상 1위를 장담할 수 없었던 만큼 남은 경기가 더 중요해졌다.

위기를 느낀 멕시코는 이튿날 확 달라졌다. 또 다른 '우승후보' 미국을 11-5로 완파하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8회초까지 11-2로 앞서나갈 정도로 미국을 완전히 압도했다. 어쩌면 이 한 경기가 멕시코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후에도 영국(2-1), 캐나다(10-3)를 차례로 꺾으며 조 1위로 1라운드를 통과했다.

1라운드에서는 타선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면, 18일 푸에르토리코전에서는 불펜의 활약이 승리로 이어졌다. 2안타 3타점 활약을 펼친 파레데스 또는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한 루이스 유리아스와 반스도 있었지만, 선발 훌리오 유리아스 이후 남은 5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불펜이 승리를 만들었다.

두 번째 투수 하비에르 아사드가 2⅔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조조 로메로(⅔이닝)-제이크 산체스(⅔이닝)-지오바니 갈레고스(1이닝)는 무실점 릴레이로 상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2라운드에서 멈추지 않은 이들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친김에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이제는 WBC 결승 진출 도전이다. 이틀간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 멕시코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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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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