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텐트 밖은 유럽', JTBC '뭉뜬리턴즈'

tvN '텐트 밖은 유럽', JTBC '뭉뜬리턴즈' ⓒ CJ ENM, JTBC

 
바야흐로 여행예능 홍수의 시대다. 채널만 돌리면 유명 연예인들의 해외 여행기가 화면을 장식할 만큼 2023년 TV 예능의 주된 소재는 여행으로 장식되고 있다. 지난 3년 정도 하지 못했던 외국 촬영 중단의 아쉬움을 너도나도 채우면서 신작 예능의 상당수가 비행기 타고 머나먼 이국에서의 풍경을 영상에 담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간혹 각기 다른 방송사의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촬영 장소가 겹치는 일도 발생한다. 지난주 성공적인 첫회를 시작한 tvN <텐트밖은 유럽 스페인편>, 이번주 신규 편성된 JTBC <뭉뜬리턴즈>는 공교롭게도 4명 출연진의 스페인 방문기, 뿐만 아니라 같은 도시 바르셀로나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사람들이 동경하는 이국적 풍경 감상이라는 욕망은 비슷하기 마련이다. 그로 인한 우연의 일치가 만든 두 예능의 스페인 여행기는 같은 장소를 갔음에도 불구하고 제각각 다른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자칫 채널만 다를 뿐 '재탕'의 우려가 존재했지만 개성 다른 멤버들과 제작진의 손길을 거치면서 <텐트밖은 유럽>과 <뭉뜬리턴즈>는 저마다 다른 향취의 여행 예능을 만들었다.  

<텐트 밖은 유럽>, 사그라다 파밀리아 찍고 피레네 산맥으로!
 
 tvN '텐트 밖은 유럽'

tvN '텐트 밖은 유럽' ⓒ CJ ENM

 
​지난주에 이어 <텐트 밖은 유럽>은 바르셀로나의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찾아간 조진웅, 최원영, 박명훈, 권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전 인터넷 예약 예매를 해야 볼 수 있다는 걸 미처 모르고 찾아간 그들은 자칫 건물 외관만 보고 이동할 뻔했지만 능숙한 일꾼 권율의 노력 끝에 어렵게 표를 구해 입장할 수 있었다.  

​사진 또는 화면으로 봤던 것 이상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진 이들은 즐겁게 관람을 끝마쳤고 이제 눈 덮인 풍경이 멋진 피레네 산맥을 향해 서둘러 이동했다. 낯선 곳이다보니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이동했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는 등 우여곡절 속에 어렵게 새로운 캠핑장에 도착한다.   

​스페인에서도 그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건 한식, 김치찌개였다. 영상 3도가량의 쌀쌀한 기온을 온기로 채워주면서 그렇게 두 번째 밤을 보낸 이들은 3일 차 현지 마을에서 식사를 해결해보기로 한다. 그런데 이날은 일요일. 유럽 특성상 주말에는 문닫거나 늦게 영업을 하는 터라 그들은 문 닫힌 가게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뭉뜬리턴즈>, 이번엔 패키지 대신 배낭여행
 
 JTBC '뭉뜬리턴즈'

JTBC '뭉뜬리턴즈' ⓒ JTBC

 
지난 2016년 중년 남성들의 패키지 여행 체험기로 큰 웃음을 선사했던 <뭉쳐야 뜬다>가 이번엔 배낭여행으로 돌아왔다. 8일 선보인 <뭉뜬리턴즈>는 일명 '김용만 외 3인'으로 퉁쳐 불리웠던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이 다시 한번 해외로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때만 해도 가이드의 안내와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었지만 이번엔 자급자족 해야 한다.

이에 사전 모임부터 멤버들은 투덜거리면서 불만을 드러낸다. "다 죽어!"라는 안정환의 엄살 섞은 하소연도 아랑곳 없이 이들은 결국 김용만이 추천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떠나게 되었다. 패키지 여행 시절의 습관이 남아있다보니 대형 가방 여러개가 기본적으로 동반된 이들의 이야기는 불만, 분노, 당황의 연속이었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주택 구조로 인한 숙소 문제, 경비 배분, 식사, 시차 등 편하게 즐겼던 과거의 해외 여행과는 정반대 상황이 계속 빚어진다. 여행 일정 역시 입장권 예매를 미처 하지 못한 탓에 수시로 변경해야 하는 어려움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기분을 단번에 만족시킨 건 역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웅장한 자태였다. 

유능한 일꾼+알찬 현지 정보... 각기 다른 재미 마련
 
 tvN '텐트 밖은 유럽', JTBC '뭉뜬리턴즈'

tvN '텐트 밖은 유럽', JTBC '뭉뜬리턴즈' ⓒ CJ ENM, JTBC

 
​<텐트 밖은 유럽>의 캠핑 여행, <뭉뜬리턴즈>의 배낭 여행은 성격, 숙소 등 천차만별의 구성이지만 나름의 공통점도 담겨져 있다. 바로 유능한 일꾼의 존재감이다. <텐트 밖은 유럽>에선 단연 권율의 움직임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서툴긴 해도 영어, 스페인어 섞어 가면서 현지인들과의 대화로 정보를 습득하고 빠르게 행동한다. 전날 혼자 운전하느라 피곤한 선배 조진웅을 대신해 일찍 일어나 설거지도 하는 등 부지런한 움직임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반면 <뭉뜬리턴즈>에선 안정환의 역할이 크다. 이번 여행의 리더는 분명 김용만이지만 허술함 투성이다보니 이를 메워주는 건 투덜거리면서도 잘 챙겨주는 안정환이었다. 좁은 침대방도 자청해서 선택하는가 하면 늦은 밤 생수 및 기타 먹거리 사러 가는 것 역시 그의 몫이었다. 잔다툼이 끊이지 않는 <뭉뜬리턴즈>지만 나름의 배려를 통해 배낭여행의 어려움을 이겨낸다.

4명 출연진의 케미와 더불어 알찬 현지 정보 역시 또 하나의 볼거리를 마련해준다. 각종 볼거리에 대한 인터넷 사전 예약부터 주유소 사후 결제(텐트 밖은 유럽), 수동식 엘리베이터(뭉뜬 리턴즈) 등 일반 시청자들이 참고할 만한 사항을 이들의 시행착오를 통해 알려주는 것이다. 여행 예능은 대리만족과 더불어 "나도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제각각 떠난 스페인이었지만 <텐트 밖은 유럽>과 <뭉뜬리턴즈>는 이를 통해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텐트밖은유럽 뭉뜬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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