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1위 결정전이었다. 올 시즌 두 번째 매진(2092명)을 기록한 계양체육관에서 웃은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5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 25-20, 25-22)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올 시즌 두 팀의 맞대결은 5승 1패, 대한항공의 압도적인 우세로 끝을 맺었다.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한 대한항공(24승 9패 승점 71)은 4연승을 질주,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캐피탈과의 승점 차도 5점으로 벌어졌다. 반면 6연승에서 제동이 걸린 현대캐피탈(22승 11패 승점 66)은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하면서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5일 2위 현대캐피탈을 홈으로 불러들여 완승을 거둔 선두 대한항공
한국배구연맹(KOVO)
링컨-정지석의 합작품, 완벽했던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시즌 후반에 재미를 봤던 '미들블로커 허수봉' 카드를 다시 한 번 만지작거렸다.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면서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허수봉이 빠진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는 홍동선이 투입됐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벽은 높았다. 1세트는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원맨소였다. 14-10에서 연달아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면서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링컨의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대한항공은 연속 5득점을 기록, 일찌감치 1세트 승리를 확신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홍동선이 1득점에 그치는 등 최태웅 감독의 '변칙 라인업'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결국 미들블로커로 선발 출전한 허수봉이 2세트부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웜업존에 있던 송원근이 미들블로커로 2세트를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상승세는 그대로 이어졌다. 1세트에는 링컨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정지석이었다. 정지석은 17-15에서 연속 블로킹으로 송원근, 허수봉의 공격을 차례로 가로막았다. 19-15에서는 허수봉의 포히트 범실까지 나왔다. 결국 끝까지 리드를 지킨 대한항공이 24-20에서 임동혁의 득점으로 2세트를 매듭지었다. 승점 1점 확보로 선두 수성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2세트 블로킹으로 예열을 마친 정지석이 3세트 초반에는 서브로 분위기를 달궜다. 9-9에서 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연속 서브 에이스로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13-11에서는 김규민, 정지석의 연속 득점으로 두 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17-13서 허수봉의 네트터치로 패배 위기에 봉착한 현대캐피탈은 22-18서 오레올의 득점을 시작으로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22-21서 허수봉의 서브가 네트에 걸린 이후 링컨의 서브 에이스로 쐐기를 박은 대한항공이 24-22서 링컨의 득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팀을 승리로 이끈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
한국배구연맹(KOVO)
과정, 결과 모두 잡았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한 링컨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20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60.87%에 달했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터져나온 5개의 서브 에이스가 결정적이었다. 말 그대로 '에이스'다웠다.
정지석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4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곽승석 대신 1~3세트 선발로 출전한 정한용(7득점, 공격 성공률 50%)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 모두 20%가 넘는 공격 점유율로 링컨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5일 경기 승리 이후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유준상
결정적으로, 두 팀의 희비를 가른 것은 세터 싸움이었다. 대한항공에서는 경기 내내 한선수가 안정적인 볼 배급으로 선수들을 도왔다. 반면 주전 세터 이현승이 흔들린 현대캐피탈은 김명관 교체 투입에도 분위기를 반전하지 못했다. 허수봉과 오레올(이상 14득점)의 분전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장점인 '높이'도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현대캐피탈(4개)보다 대한항공(6개)이 더 많은 블로킹을 기록했다. 또한 서브 에이스 개수 차이(대한항공 8개, 현대캐피탈 4개)는 두 배였다. 모든 면에서 대한항공이 앞섰다.
특히 직전 경기였던 한국전력전에서 39개의 범실로 과제를 남긴 대한항공은 이날 15개의 범실로 실수를 최소화했다. 상대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5라운드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던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규리그 우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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