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시즌1'이 야구계에 남긴 것들

[TV 리뷰] JTBC <최강야구> 주춤했던 야구 열기 다시 끌어올려... 프로 선수도 대거 배출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제작진부터 출연진, 시청자들까지 모두 '진심'이었다. 그것도 야구를 소재로 다룬 프로그램에서 이 정도의 '스케일'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20일 방송을 끝으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JTBC <최강야구>가 그 주인공이다.

첫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부터 '역대급' 화제성을 예고했다. 현역 생활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선수부터 리그를 빛냈던 스타플레이어가 총출동했다.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7할 승률'을 달성해야 했던 선수들은 현역 시절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프로 입성을 꿈꾸는 대학 및 독립리그 선수들에게도 유니폼 입을 기회를 주었다. 상대 팀으로 나온 선수들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예능 프로그램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였지만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야구계 역시 <최강야구>의 등장이 반가운 일이었다. 여러모로 의미를 남긴 <최강야구> 시즌1이 남긴 것들을 돌아본다.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최강 몬스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끝난 이후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최강 몬스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끝난 이후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유준상
 
야구 열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KBO리그는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2013년에 이어 2017년에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고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국제대회에서의 호성적이 곧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맞이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 그 사이 젊은 세대는 OTT 등 '직관' 혹은 '경기 시청을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찾아갔다. 이대로는 KBO리그가 이전의 인기를 되찾을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최강야구>는 껴져가던 불씨를 살린 존재나 다름이 없다. 시청률에서는 평균적으로 1~2% 사이의 수치로 큰 성과가 없었으나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다시보기 및 클립 영상을 시청하는 야구팬들이 많았다.

그 열기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최강야구>가 마련한 두 차례의 직관데이였다. 8월에는 고척스카이돔에서 U-18 야구대표팀과 맞대결을 벌였고 11월에는 '최강야구 초대 감독' 이승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두산 베어스와 잠실 야구장에서 격돌했다. 두 경기 모두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표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였다.
 
 20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 골든글러브 어워즈 편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 투수 유희관
20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 - 골든글러브 어워즈 편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 투수 유희관JTBC
 
프로그램에서 느껴진 선수들의 진심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출연자이기 전에 수년간 매일같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던 프로 선수들이었다. 그 누구와 붙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던 자신감의 근원 역시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처음에는 하나같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제작진이 목표로 내건 7할 승률보다 더 높은 목표를 언급한 이도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프로그램 초반부터 생각하지도 못한 벽에 부딪혔다.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자 잠자고 있던 '프로선수의 DNA'가 깨어났다.

'평균 연령 40세'인 선수들이 현실적으로 전성기 시절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최대한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고 했다. 너 나 할 것 없이 녹화가 없는 날에도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부상 투혼을 선보인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은 더 나아가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여러분은 프로 출신이고, 현재도 프로다. 돈을 받고 (야구를) 하고 있다. 돈 받고 한다는 것은 프로라는 것이다. '안 된다, 못 던진다'라는 의식으로는 여기에 있을 가치가 없지 않나 싶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kt 내야수 류현인(왼쪽)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kt 내야수 류현인(왼쪽)kt 위즈
 
'프로사관학교'가 된 최강야구

<최강야구>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 바로 '프로사관학교'다. 몬스터즈 창단 멤버였다가 육성선수 신분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내야수 한경빈(한화 이글스)부터 포수 윤준호(두산), 내야수 류현인(kt 위즈)이 나란히 지난해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팀의 지명을 받았다.

20일 방송에서 소개되진 않았으나 윤준호의 뒤를 이은 포수 박찬희도 최근 NC 다이노스의 연락을 받고 퓨처스팀 캠프에 합류했다. 사실상 내야수 최수현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가 KBO리그로 향한 셈이다. 구단들이 <최강야구>에서의 활약만 보고 선수를 영입하진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쭉 지켜본 팬들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U-18 대표팀, 충암고, 북일고, 동의대 등 상대 팀으로 만났던 선수들도 야구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윤영철(KIA 타이거즈), 박명근(LG 트윈스), 송재선(키움 히어로즈) 등 대선배들을 상대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프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방송 이전보다 고교야구, 대학야구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어났다.

'프로사관학교'는 현역 선수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 지도자로 KBO리그로 돌아온 출연자도 있었다. 두산의 부름을 받은 이승엽 감독과 정수성 주루코치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일일 알바'에서 고정으로 자리를 잡았던 지석훈은 NC 퓨처스팀 수비코치로 2023시즌을 준비 중이다.

선수들의 노력으로 '7할 승률'을 사수한 덕분에 올해도 <최강야구>는 계속 이어진다. '세 번째 직관데이'로 진행되는 kt 위즈전(3월 19일 녹화)을 통해 시즌2의 시작을 알린다. <최강야구>가 올해도 팬들을 즐겁게 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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