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6일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의 에펠탑 앞에서 파리가 2024년 올림픽 유치를 따냈다는 IOC 공식 발표를 축하하는 올림픽 오륜기가 보인다.

2017년 9월 16일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의 에펠탑 앞에서 파리가 2024년 올림픽 유치를 따냈다는 IOC 공식 발표를 축하하는 올림픽 오륜기가 보인다. ⓒ REUTERS/연합뉴스

 
2024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 파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를 놓고 충돌했다.

IOC는 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러시아나 벨라루스 대표단이 국가의 이름과 국기를 걸고 참가할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고려하는 유일한 옵션은 이들이 개인적이고 중립적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이라며 "국적을 이유로 올림픽 참가를 금지하는 것은 차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는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이 러시아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파리시장 "우크라에 폭탄 쏟아지는데... 러 선수들 올림픽 행진 불가능"

이달고 시장은 전날 프랑스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폭탄이 계속 쏟아지고 있는데 러시아 대표단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파리 올림픽에 와서 행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도 부적절한 옵션"이라며 "러시아 선수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반체제 선수들은 '난민 깃발(refugee banner)' 아래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달고 시장이 지난달까지만 해도 러시아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파리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고 했는데,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러시아의 파리 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처음 등장한 '난민 선수단'은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시리아, 에티오피아 출신 선수들로 구성되었으며 2021 일본 도쿄 올림픽에도 참가한 바 있다. 난민 선수단은 국기 대신 오륜기를 사용하고, 금메달을 따면 올림픽 찬가를 연주한다.

앞서 IOC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에 올림픽 참가 금지 징계를 내리면서도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 확산... "최대 40개국 달할 수도"
 
 러시아 선수들의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반대 입장을 밝힌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러시아 선수들의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반대 입장을 밝힌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5개국 올림픽위원회는 "지금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3개국 정상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파리 올림픽에 나오면 불참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최우방 폴란드 정부는 "만약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전 세계에서 최대 40개국이 불참할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에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도,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IOC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여론이 갈라지고 있다. 

유럽 순방에 나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파리 올림픽 참가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많은 나라들이 이번 문제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며 IOC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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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파리 올림픽 안 이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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