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그라드 전승 기념 연설을 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신인 옛 소련이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스탈린그라드를 지켜낸 것을 기념하고자 매년 2월 2일 전승 행사를 열고 있다. 1942년 8월부터 1943년 2월까지 6개월간 이뤄진 소련과 독일의 전투에서 소련이 승리해 2차 대전 전세가 바뀌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이 전투에서 군인과 민간인 약 200만 명이 사망했다.

▲ 스탈린그라드 전승 기념 연설을 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신인 옛 소련이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스탈린그라드를 지켜낸 것을 기념하고자 매년 2월 2일 전승 행사를 열고 있다. 1942년 8월부터 1943년 2월까지 6개월간 이뤄진 소련과 독일의 전투에서 소련이 승리해 2차 대전 전세가 바뀌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이 전투에서 군인과 민간인 약 200만 명이 사망했다. ⓒ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 올림픽 참가를 놓고 국제사회가 분열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참가에 대한 비판과 반대가 확산하자 해명과 반박 자료를 내놓았다.

앞서 IOC는 지난 26일 "러시아·벨라루스에서 어떤 국제대회도 개최할 수 없으며, 두 나라 선수들은 국기나 국가 등 자국을 대표하는 모든 상징물을 사용할 수 없다"라고 기존에 내린 징계를 재확인하면서도 "모든 선수는 차별 없이 대우받을 권리가 있고, 국적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토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최전선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로 초청하며 강하게 반발했다(관련 기사 : 젤렌스키 대통령 "러시아, 파리올림픽 참가 안돼" 전방위 호소).

그러나 IOC는 이날 바흐 위원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거절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과거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 차별) 정책으로 IOC에서 퇴출당해 1964∼1988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을 들어 러시아·벨라루스의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IOC는 유엔 인권 전문가를 인용해 "당시 남아공은 유엔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었고, 내전 때 학살로 유엔의 제재를 받았던 유고슬라비아 선수들도 중립국 개인 자격으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참가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은 러시아·벨라루스를 제재하고 있지 않다"라며 이들의 올림픽 참가를 막을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벨라루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발로 제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IOC의 주장은 논리가 부족하다.

유럽 국가들 "올림픽 보이콧 불사"... 미국은 IOC '지지'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논란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논란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국제사회도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IOC를 비롯한 국제 스포츠기구 및 개최국이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를 허용할 경우, 그들이 자국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장-피에르 대변인은 여론의 반발을 의식한 듯 "올림픽에서 러시아·벨라루스 국기와 국가 사용은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사회를 결집해왔고, 러시아의 잔인하고 야만적인 전쟁에 책임을 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폴란드, 라트비아, 영국,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유럽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 라트비아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올림픽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며 IOC를 압박했다. 

카밀 보르티니치우크 폴란드 체육부 장관은 "IOC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다면 '최후통첩'을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을 초청하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르즈 티크머스 라트비아 올림픽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이 어떤 자격으로든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벨라루스가 스포츠를 통해 '소프트 파워'를 얻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며 "만약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된다면 현재 열리고 있는 파리 올림픽 예선 경기도 보이콧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우크라 "전쟁, 살육, 파괴 옹호자" 맹비난... IOC "중상모략"

한편, 우크라이나 올림픽위원회(NOCU)는 이날 비상총회를 열어 파리 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미하일로 포돌리아크 고문은 이날 트위터에 "IOC는 전쟁, 살육, 파괴의 옹호자"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는 것을 즐겁게 바라보며 집단 학살의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러시아의 돈줄이 올림픽의 위선을 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피 냄새는 나지 않는 것 같다"라며 "그렇죠 바흐 위원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IOC는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포돌리아크 고문의) 중상모략 발언을 거부한다"면서 "이런 발언은 생산적인 논의의 바탕이 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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