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FC 탑걸이 무려 7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FC 구척장신을 꺾고 <골 때리는 그녀들> 제2회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3 슈퍼리그 결승전에서 탑걸은 김보경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전에만 무려 3골을 넣는 맹공격을 퍼부으며 구척장신을 5대 2로 제압했다. 

​1년여 전만 해도 챌린지리그 하위팀으로 출발했던 탑걸은 착실하게 성장하면서 리그 7연승을 질주하며 슈퍼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반면 탑걸과 마찬가지로 창단 첫 우승을 노렸던 구척장신은 전반전에만 허무하게 3실점하면서 위축된 플레이를 한 것이 경기 내내 발목을 잡았다. 후반전 뒤늦게 발동이 걸린 허경희의 2골을 앞세워 압박에 나서긴 했지만 탑걸 골키퍼 아유미의 선방에 막히면서 추가점 마련에는 실패했다. 

한편 슈퍼리그 1~4위팀 순위가 모두 결정된 가운데 5-6위전은 다음주 발라드림 대 국대패밀리의 대결로 진행된다. 이 경기에서 패한 팀은 6위가 되면서 챌린지리그로 강등된다. 반면 승자인 5위팀은 챌린지리그 2위 개벤져스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탑걸, 예상 뒤집은 전반전 맹폭
 
 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결승전 전날 최종 훈련에서도 신경전을 벌인 두 팀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더불어 치열한 공방전에 돌입했다. 몇차례 좋은 기회를 아쉽게 놓친 양팀 중 선제골을 넣은 건 탑걸이었다. 전반 5분 중앙선 부근 왼쪽 공간에서 김보경이 길게 찬 중거리 슛이 그대로 구척장신 골망을 가른 것이다.  

​골키퍼 아이린이 도저히 손을 쓸 겨를이 없을 만큼 완벽한 득점으로 기선 제압에 나선 탑걸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우천으로 인해 미끄러운 그라운드 환경은 골키퍼 아이린의 범실을 유도했고 채리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두 번째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불과 1분 만에 2대 0으로 달아난 탑걸은 계속 상대팀 진영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번엔 수비수 유빈이 경기 종료 직전 특유의 중거리 슛으로 다시 한 번 구척장신의 수비를 뚫고 추가점을 올렸다. 허경희+이현이의 막강한 공격진을 보유한 구척장신으로선 망연자실한 분위기로 전반전을 끝마쳤다. 팀의 장점인 장신을 활용한 공수 압박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도리어 탑걸에게 기세를 내준 것이었다.

치열한 난타전 벌어진 후반전​
 
 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후반전 들어 구척장신은 전반과 달리 적극적인 압박으로 탑걸의 공격을 일찌감치 차단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그 결과 허경희가 프로 선수 못잖은 멋진 킥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탑걸이 아니었다. 김보경의 강력한 킥인 볼을 아이린이 제대로 쳐내지 못하면서 자책골을 허용, 4대 1로 다시 점수는 벌어졌다.  

​곧바로 허경희가 그림같은 오른발 슛으로 만회골을 넣으며 2점차로 간격을 좁히긴 했지만 이후 구척장신의 공격은 번번히 상대팀 골키퍼 아유미의 선방에 막히면서 점수차를 더이상 줄이지 못했다. 모든 선수들이 전원 상대진영에 나서 공격에 임했지만 오히려 역습을 허용했고 종료 1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간미연이 재치있게 배로 공을 밀어 넣으며 탑걸은 5번째 득점에 성공한다.

이렇게 경기는 5대 2, 일방적인 탑걸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근육통, 찰과상 등 출전 선수 상당수가 부상을 입을 만큼 혈투에 가까운 승부에서 탑걸이 끝까지 위축되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 것이 결국 기적 같은 승리로 연결되었다. 

'성장 드라마' 쓴 탑걸... 이게 바로 축구의 묘미​
 
 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1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려 보자. 당시의 탑걸은 "강팀들을 위한 승점 자판기"나 다름 없는 약체팀이었다. 패하는 게 당연시 될 만큼 허약한 전력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의 질책도 이어졌다. 최고참 채리나, 간미연 등은 체력과 기술 부족 등으로 제대로 공을 차는 것 조차 버거울 정도였다.  

결국 창단 후 참가한 첫 리그전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한 탑걸이었지만 이후 이 팀은 180도로 달라졌다. 5분 뛰는 것도 버거웠던 선수들은 어느새 전후반 20분도 거뜬히 소화할 만큼 강인한 체력도 갖췄고 김보경에 집중되었던 공격도 채리나, 유빈 등이 수시로 도움을 주면서 탄탄한 조직력이란 장점을 마련했다.  

화려한 맛은 없지만 끈기 있는 플레이가 상대를 압박한 결과 챌린지리그 전승을 거두며 당당히 슈퍼리그에 진출했다. 그리고 강팀들이 즐비한 슈퍼리그에서도 전 경기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까지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1년 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이 팀이 슈퍼리그 챔피언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시청자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축구의 진짜 묘미 아니겠는가?   

부족함을 착실한 연습으로 채워나간 탑걸은 말 그대로 '성장 드라마'를 쓰면서 <골 때리는 그녀들>의 당당한 주인공이 된 것이다. 우승이라는 두 글자는 그간 이들이 그라운드에 흘린 땀방울에 대한 보상이면서 스스로를 위한 훈장이 되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골때리는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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