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400~500명의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발언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400~500명의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발언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2022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월드컵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이주 노동자가 400명이 넘는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현지시각)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가 몇 명인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400명에서 500명 사이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월드컵 공사에 투입되었다가 사망한 이주 노동자가 40명이라던 카타르 정부의 발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40명 숨졌다더니... 인권 단체 "카타르, 정확한 통계 내놓아야"

앞서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카타르 월드컵 공사에서 6500명이 넘는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에서 온 노동자들이다.

이에 대해 카타르 정부는 월드컵이 열릴 경기장을 건설하고 보수하는 과정에서 4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심장마비와 같은 작업과 무관한 사고로 37명이 사망했고 현장에서는 3명만 숨졌다고 반박했다.

AP통신은 "카타르 월드컵의 최고 책임자가 처음으로 이주 노동자의 인명 피해 규모를 언급했다"라며 "타와디 사무총장의 발언은 카타르 정부의 발표 내용에 관해 의문을 품게 한다"라고 보도했다.

인권 단체 페어 스퀘어의 니콜라스 맥기한 이사는 "카타르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답해야 할 질문이 너무 많다"라며 "숨진 이주 노동자들이 언제, 어디서, 왜 죽었으며 그들의 가족이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통계를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카타르 정부 "모든 공사 사망자 통계" 해명에도... 의혹 증폭 
 
 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400~500명의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발언을 보도하는 CNN 방송 갈무리

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400~500명의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하산 알 타와디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발언을 보도하는 CNN 방송 갈무리 ⓒ CNN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혹독한 노동 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상당수 노동자에게 월 275달러(약 37만 원)에 불과한 최저 임금을 지불했고, 고용주의 허락을 받아야만 이직할 수 있는 '카팔라 제도'를 도입하며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타와디 사무총장은 "카타르의 건설 현장에서 안전 및 보건 기준은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라며 "월드컵 공사 현장에서는 더욱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카타르 정부는 타와디 사무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월드컵뿐 아니라) 2014~2020년 카타르 전역에서 여러 국적과 모든 업무를 포괄하는 사망자가 414명이라는 국가 통계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 노동 컨설팅 업체 에퀴뎀의 한 임원은 CNN 방송에 "카타르가 이제 와서 수백 명의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밝히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 앰네스티의 스티브 콕번 경제·사회정의 국장은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사망한 노동자 규모가 계속 논쟁이 되고 있다는 것은 수많은 유족이 여전히 진실과 정의를 기다리고 있는 냉정한 현실을 드러낸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카타르에서 지난 10년간 수천 명의 이주 노동자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어떤 말도 하지 못한 채 관에 들어가 고국으로 보내졌다"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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