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살짝 비하의 느낌이 들어간 호칭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여성으로 가부장제의 희생양으로 탄생했으면서 동시에 가부장제의 수문장 역할을 하는 게 아줌마이다. 아줌마가 아줌마가 아니었을 때 흔히 한 말이, 당시 아줌마인 어머니를 보며 "난 엄마처럼 살지 않아"였다. 수십 년 전 자신이 그랬듯, 자신을 보며 딸이 같은 말을 하면 아줌마는 지금 무슨 말을 할까. "너도 살아봐라. 별 수 있나"를 상상할 수 있지만, 반대로 "그래. 제발 나처럼 살지 말아라"라고 대꾸하는 장면도 그려진다.
아줌마는 한국 여성의 현실을 담은 한국어인데, 'Ajumma'로 국제적인 개념어로도 사용된다. 한국의 아줌마와 세계의 'Ajumma'가 같지는 않겠지만 아주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비슷한 문화권 국가의 'Ajumma'라면 더 동질감을 느끼지 싶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한·싱가포르 합작 영화 <아줌마>를 보고 나서 그 동질감의 예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아줌마>는 영화이지만, 이런 소재의 영화는 극적이기 때문에 더 현실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현실이 더 극적인 영역을 그릴 때는 극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현실의 단면을 잘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 케이크커팅처럼 지반과 직각으로 칼질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