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관련 사전 행사 모습.

제9회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개막작 <평양랭면> 연계 사전행사로 박찬일 셰프 강연이 있었다. ⓒ 국립무형유산원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아래 IIFF)는 말 그대로 무형유산과 영화제가 결합한 복합 문화 행사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해 온 이 행사는 무형유산이라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존재 가치를 영상 콘텐츠와 함께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19 상황을 지나며 그간 이 행사 또한 위기를 맞을 뻔했지만, 들여다보면 여러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올해는 음식 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지난 3년간 무형유산영상축제 총괄 기획을 맡고있는 박미경 프로그래머를 서면을 통해 만났다.
 
박미경 프로그래머는 "무형유산이라고 하면 학술용어 같지만 영화제라 하면 한층 친근해 진다"며 "영화를 통해 인간 문화의 과거, 현재, 미래와 다양성과 보편성, 그리고 야만과 아름다움을 즐기고 성찰할 수 있다"며 영화제의 존재 의미부터 전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국립무형유산원은 우리의 무형유산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보존 및 전승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복합행정기관이다. 영상축제 또한 설립 직후부터 그 역사를 같이하고 있다. 특히 무형유산원이 꾸준히 관련 영상을 아카이빙 해오며 해당 자료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도 지원하는 등 플랫폼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대중에 더 가까이

박미경 프로그래머는 "초기 영상 축제에선 좀 심도 있는 주제를 선정했다면, 지난 3년 전부턴 대중성도 염두에 두며 주제를 정하고 있다"며 올해 주제 선정 배경을 소개했다.
 
"1회 때는 만신 김금화, 2회 때는 제주 해녀문화, 3회 때는 이매방 등 심도 있게 특정 주제를 정해왔다면 그 이후부턴 무형유산의 구체적 내용을 영역별로 소개하는 방식을 택해온 것 같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숨'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정하면서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좀 겪었다. 그래서 지난해엔 '춤'이라는 쉽고 대중적 주제로 접근했다. 덕분에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춤 유산을 영화로 만날 수 있었다.
 
올해는 무형유산이기도 하고 인류문화 혹은 모든 생명의 근간이 되는 '음식문화'를 주제로 골랐다. 한국에서도 먹고사는 문제가 점차 해결되는 시점부터 사람들이 꾸준히 미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먹고살기 어려웠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 맛(味)과 아름다움(美)의 추구가 과한 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맛과 아름다움은 음식 자체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도 하다. 인간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는지, 그리고 먹는다는 건 삶과 이 세계에서 어떤 의미인지 두루 사유하기에 충분한 영화들을 골랐다."

 
무형유산원 측은 팬데믹 상황이었던 2020년부터 온라인 상영 방식을 주요하게 택하고 있다. 지난해 3일간만 진행된 온라인 상영의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일까지 10일간 진행한다. 박미경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주제인 춤의 경우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게 아쉬워 소규모의 대면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효과적인 활용 사례를 설명했다

"무형유산은 매혹적" 
 
"2020년엔 행사준비 중 급히 온라인 상영으로 전환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온라인 상영 준비를 병행했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TV 채널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삼았는데 그 단조로움을 보완하고자 상영 외에 (감독과의 대화 등) 여러 프로그램을 대거 준비해서 사전녹화 방식으로 제작해 온라인콘텐츠로 제공했다.
 
주제가 춤인 만큼 이렇게만 하는 게 아쉬워서 캠핑 커뮤니티 등과 협력해 플라멩코(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스페인)가 소재인 영화 < 9 세비아 >를 캠핑과 접목해 상영회를 진행했다. 또 김포시 마을 커뮤니티 및 국제청소년영화제와 협업해서 협동조합(유니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독일)이 소재인 영화 <호모 코무니스>를 관람하고 전문가 토크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밖에 크베브리 와인(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조지아) 시음 이벤트 등을 진행했고 반응도 꽤 좋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올해 행사는 온라인 상영이 10일간, 그리고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진 오프라인 행사도 대거 진행된다. 박 프로그래머는 "온라인 상영 때 아무래도 관객 접근성이 좋아지다 보니 관객이 대폭 늘기도 했기에 올해 상영은 온라인을 기본으로 하고, 개막식과 지역 관객, 주민을 위한 대면 행사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기획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부산영화제, 전주영화제처럼 지역명이 들어가지 않는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하는 사입이기에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장점을 꼽으며 "여러 문화콘텐츠 중에서도 인류 보편 가치 혹은 보존, 공유, 전승 가치가 있는 선별된 무형유산이라는 콘셉트의 영화제라는 건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9회를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일반 관객이나 대중에겐 어렵게 느껴지는 점, 국가 산하 기관이기에 다소 경직된 운영 방식에선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그는 짚었다. 박미경 프로그래머는 "무형유산 콘텐츠 자체가 몹시 매혹적이고 콘텐츠의 정수라는 생각으로 일반 관객과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알리고 싶다"며 "무형유산 콘텐츠 스스로가 알아서 움직이게 한다면 마치 무형유산 같은 영화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바람을 전했다.
   
 배우 류승룡이 국제무형영상축제 사전행사인 '음식문화 헤리티지 투어'에 일반인들과 함께 참여했다.

배우 류승룡이 국제무형영상축제 사전행사인 '음식문화 헤리티지 미디어 투어'에 참여했다. ⓒ 국립무형유산원


박미경 프로그래머는 올해 다채롭게 마련된 영화에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덴마크 자치령인) 페로섬에 혹시 가보셨는가? 카보베르데 섬에도 혹시 가보셨는가?"반문하던 그는 "영화 <미쉐린 스타 2: 북유럽의 자연에서>나 <세자리아 에보라: 삶을 노래하다>를 보면 안방에서 페로 섬과 카보베르데 사람들의 삶과 음식, 노래를 만날 수 있다. <영원, 위나이파차>와 <파쿠차:알파카의 영혼>을 보면 해발 5천 미터의 안데스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제9회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의 모든 작품은 오는 25일 24시까지 네이버TV와 온피프엔 플랫폼에서 무료로 만날 수 있다.
 
제9회 IIFF엔 어떤 작품들이 있나
 
 제9회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관련 사전 행사 모습.

제9회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상영작 <스키야키: 감방 미식회> 속 한 장면. ⓒ 국립무형유산원

   
올해 행사에선 개막작 <평양랭면>과 폐막작 <영원, 위나이파차>와 함께 총 6개의 섹션에서 다양한 주제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올해 주제인 음식문화에 해당하는 영화가 포진된 'IIFF포커스' 섹션엔 요리 연구가이자 환경 운동가인 다이애나 캐네디를 다룬 <다이애나 캐네디: 과카몰리 철학>, 벨기에 맥주를 다룬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 등이 상영된다.

세계 무형유산의 흐름을 알 수 있는 '헤리티지 스트림' 섹션엔 스위스 시계 노동자들을 다룬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 등을 비롯해 총 4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외에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IIFF패밀리', 대중영화에 담긴 무형유산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헤리티지 컬쳐' 섹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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