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부침을 겪던 김민우(한화 이글스)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완투승을 달성했다.

한화는 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서 10-1로 대승을 거두고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반면 갈 길 바쁜 NC는 3연패에 빠졌다.

누가 뭐래도 이날 경기 주인공은 선발투수 김민우였다. 그는 9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타선의 득점 지원은 김민우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4일 NC전에서 9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데뷔 첫 완투승을 달성한 김민우

4일 NC전에서 9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데뷔 첫 완투승을 달성한 김민우 ⓒ 한화 이글스

 
안정감 있는 제구, 투구수 관리까지 완벽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9이닝당 볼넷 5.01개로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다는 이야기다. 아니나 다를까 1회초 2사 이후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출발이 매끄럽지 않았다. 2회초에는 노진혁에게 선제 솔로포를 헌납하기도 했다.

그러나 2회말 타선이 박상언과 장진혁의 연속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뒤집자 김민우가 안정감을 찾았다. 3회초 김주원-김민우-손아섭을 공 7개 만에 범타로 처리했고 4회초 역시 권희동의 볼넷 이외에는 크게 위기가 없었다.

선두타자 정진기의 2루타로 무사 2루의 위기를 자초한 5회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박대온을 1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데 이어 김주원, 박민우에게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5회까지 김민우의 투구수는 67구였다.

6회초 이후에는 투구수 관리도 효과적이었다. 특히 7회초 9구, 8회초 6구로 힘을 덜 들이고도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늘려갔다. 직전 등판과 마찬가지로 패스트볼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지만 NC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여기에 타이밍을 뺏는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로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8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던 김민우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박건우의 삼진과 도태훈의 땅볼에 이어 오영수를 6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워 경기를 매듭짓는 순간 하늘을 쳐다본 김민우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갑고도 아쉬운 김민우의 호투

한화 소속 투수가 완투승을 거둔 것은 2020년 5월 5일 워윅 서폴드(vs SK 와이번스) 이후 2년 4개월여 만이다. 국내 투수로 범위를 좀 더 넓히면 2017년 6월 10일 배영수(vs 삼성 라이온즈) 이후 처음이다. 2019년 4월 7일 장민재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완투승을 기록할 당시에는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돼 9이닝을 다 소화하지 않았다.

2015년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민우가 완전한 선발투수로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29경기 동안 155⅓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도쿄올림픽 엔트리에도 승선해 태극마크까지 달아봤다.

그랬던 김민우가 1년 만에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23경기 124이닝 4승 10패 평균자책점 5.30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6월과 7월에는 투구 내용이 좋았다. 그러나 기복이 큰 게 문제였다.

팀이 최하위까지 추락한 것을 한 두 명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래도 선발진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했던 김민우도 책임을 피해가기 어렵다. 데뷔한 지 8시즌 만에 완투승을 맛보고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이유다.

팀, 개인 모두를 위해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김민우다. 올 시즌은 26경기밖에 남지 않았어도 내년, 내후년, 그 이후까지 바라보는 한화에게 그의 호투는 꼭 필요한 요소다. 순위를 떠나서 한결같이 선수단에게 격려를 보내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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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이글스 김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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