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새 외국인 투수 맷 더모디(Matt Dermody, 32)와 계약했다.

NC 다이노스가 새 외국인 투수 맷 더모디(Matt Dermody, 32)와 계약했다. ⓒ NC 다이노스

 
NC가 시즌 막판 외국인 투수 교체를 통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NC다이노스 구단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일 웨이버 공시된 웨스 파슨스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의 좌완 맷 더모디와 총액 22만 달러(계약금 4만+연봉 18만)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196cm, 100kg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춘 장신 좌완 더모디는 시속 148km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섞어 던지는 투수다. 더모디는 입국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으로 입국해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사실 NC의 잔여경기가 50경기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 중순에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파슨스와 결별하고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 것은 시즌을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NC는 가을야구 도전을 위한 최후의 승부수로 더모디 영입을 선택했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대반격의 선봉을 새 외국인 투수 더모디에게 맡긴 셈이다. 

8경기 만에 허리 부상으로 퇴출된 파슨스

NC에는 올해로 네 시즌째 N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는 드류 루친스키라는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가 있다. 2020년 19승 5패 3.05의 성적으로 NC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던 루친스키는 작년 15승에 이어 올해도 8승 7패 2.53으로 NC의 1선발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총액 200만 달러의 높은 몸값을 받고 있지만 루친스키 개인의 활약만 보면 몸값이 크게 아깝지 않다.

루친스키처럼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팀은 언제나 2선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NC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20년 마이크 라이트가 11승 9패 4.68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라이트는 한국시리즈에서 3이닝 6실점 5자책(평균자책점 15.00)으로 크게 부진했고 시즌이 끝난 후에는 무릎수술까지 받으면서 재계약에 실패했다.

작년 시즌 NC가 찾은 새 외국인 투수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자랑하는 강속구 우완 파슨스였다. 총액 60만 달러의 몸값을 받고 NC 유니폼을 입은 파슨스는 작년 24경기에 등판해 133이닝을 던지며 4승 8패 3.72의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시즌 4승은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승수와는 한참 거리가 멀지만 팀 내에서 루친스키, 신민혁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투구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결국 NC는 작년 12월 5만 달러가 상승한 총액 65만 달러에 파슨스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NC는 지난 2013년에도 4승 11패에 그쳤던 에릭 해커와 재계약했고 4승 투수였던 해커는 2년 후 19승 투수로 환골탈태했던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구위를 갖추고 있는 데다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KBO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 파슨스라면 충분히 '제2의 해커'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는 투수라도 건강한 몸으로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파슨스는 8경기에서 1승 2패 3.56의 성적을 기록하다가 5월 14일 SSG랜더스와의 경기 도중 4회 허리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후 다시는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파슨스의 복귀를 기다리던 NC구단도 지난 5일 파슨스의 방출을 결정했고 11일 외국인 투수를 더모디로 교체했다.

뛰어난 성적 보이면 내년 외국인 구상에도 유리

1990년생 좌완 더모디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8라운드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16년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더모디는 토론토에서 2년, 시카고 컵스에서 2년 동안 빅리그 생활을 했지만 유의미한 성적을 올렸던 시즌은 25경기에 등판해 2승 4.43을 기록했던 2017년 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모두 불펜등판으로 빅리그에서의 선발 경험은 1경기도 없다.

더모디는 작년 일본 프로야구의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활약했지만 승리 없이 2패 5.13의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한 시즌 만에 일본 생활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하고 주로 트리플A 무대에서 활약하던 더모디는 지난 5일 한 차례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1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부진한 더모디는 한 경기 만에 다시 마이너로 내려갔고 11일 NC행을 결정했다.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시한은 8월 15일이다. 물론 8월 15일 이후에도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수 있고 1군 출전도 가능하지만 그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해당 외국인 선수는 출전할 수 없다. 작년 8월말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진 KIA 타이거즈가 다음 시즌을 위해 일본계 브라질 투수 보 다카하시(세이부)를 영입한 적이 있지만 다카하시는 7경기에서 1승 3패 4.91의 평범한 성적을 남기고 재계약이 불발됐다.

더모디를 영입한 NC 역시 두 가지 계획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더모디가 잔여 시즌 동안 엄청난 호투행진을 이어가며 NC를 극적으로 가을야구로 이끈다면 최상의 결과가 될 것이다. 하지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더모디가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와 성적을 보인다면 NC는 더모디라는 '보험'을 두고 2023 시즌 외국인 선수를 구상할 수 있다. 물론 더모디가 짧은 기간 동안 KBO리그에 잘 적응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구상이다.

NC의 더모디는 물론이고 두산 베어스의 브랜든 와델, 롯데 자이언츠의 댄 스트레일리처럼 올 시즌엔 유난히 시즌 중반 이후에 KBO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외국인 투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의 교체가 어려워지면서 각 구단들이 외국인 투수 교체에 신중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마감시한을 불과 나흘 앞두고 영입한 더모디는 과연 NC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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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맷 더모디 장신좌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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