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지난 2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100번째 어린이날 특집으로 꾸며졌다. 초반부에 강형욱 훈련사의 아들 주운이가 깜짝 출연했고, 어린이 훈련사들도 소개됐다. 시베리안 허스키를 길들인 최연소 훈련사 태이(25개월), 5살 때부터 원반던지기 공식 대회에 참가한 8살 준희, 어질리티 대회에서 성인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11살 예나 등 어린이 훈련사들의 능력은 놀라웠다. 

반려견과 함께 자란 자녀들의 경우,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친근감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스킨십을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아이들의 장난이 반려견에게는 괴롭힘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무방비 상태인 갓난아기의 경우 반려견의 접근이 위협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포메라니안' 로킴(수컷, 1년 9개월)
'비숑 프리제' 소복(수컷, 1년 3개월)

이번 주 고민견은 포메라니안과 비숑 프리제였다. 두 견종은 귀여운 외모와 영리한 두뇌가 공통된 특징으로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인기가 높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전해진 비숑 프리제는 왕과 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개구쟁이이다. 영국 왕실의 반려견으로 알려진 포메라니안은 빅토리아 여왕의 마지막을 함께하기도 했다. 

짖는 소복이, 갓난아기 위협하는 로킴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아들 보호자는 어떤 이유로 SOS를 요청한 걸까. 우선, 소복이는 '짖음'이 심했다. 사전 답사를 온 제작진을 발견하자 주변을 맴돌며 끊임없이 짖었다. 보호자가 말려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밖에서 나는 인기척에도 흥분했다. 소복이 때문에 생후 50일밖에 되지 않은 아기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게다가 소복이는 유독 아들 보호자에게만 입질을 했다. 물린 횟수가 이미 수십 차례나 됐다. 

로킴의 경우에는 아기에게 접근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작은 체구라 펜스 틈 사이로 들어가 아기의 인형을 빼앗는 등 아기에게 달려들었다. 아기의 물건에 관심을 보였는데, 그 과정에서 무방비 상태의 아기를 물거나 긁고 잡아당겼다. 한번은 얼굴에 상처를 내기도 했다. 아직 파상풍 주사를 맞지 않은 상태라 더욱 우려스러웠다. 강형욱은 "저거 엄청 속상한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성견의 경우에는 신생아들을 사람이라고 생각 안 해요. 작은 짐승이라고 생각을 해서... 근데 저게 좋아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아기를 좋아하는 강아지들은 훈계하고 싶어해요." (강형욱)

아들 보호자의 요청을 해결하기 위해 강형욱은 현장에 출동했다. 처음에는 얌전히 있던 소복이는 강형욱이 펜스 안으로 들어와 상담을 시작하자 맹렬히 짖어댔다. 강형욱은 소복이의 짖음에 음률이 들어가 있다며 무서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소복이가 짖을 때 보호자들의 메시지가 오락가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관된 메시지를 주지 않았던 탓에 습관이 잘못 든 것이다. 

소복이는 취약한 상태가 되면 가장 애틋한 관계의 보호자를 찾았는데, 그 대상은 엄마 보호자였다. 강형욱은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 단계는 '거리두기'였다. 엄마 보호자가 거리를 두자 소복이는 아빠 보호자를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기댈 뒷배를 두고 짖은 것이다. 이번에는 아빠 보호자가 거절하자 엄마 보호자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두 번째 단계는 '블로킹'이었다. 엄마 보호자와 아빠 보호자는 합동으로 블로킹에 나섰고, 아들 보호자도 여기에 합세했다. 세 사람에게 모두 거절 당하자 소복이는 망연자실했다. '불편하다'는 메시지가 통했다. 다만, 그동안 가벼운 꾸짖음 외에 제대로 된 제재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당황한 것이다. 보호자와의 관계만 정리해도 소복이의 짖음은 상당 부분 없어졌다. 

"지금 엄마 보호자의 '이리 와'는 제안이었어요. 좋든 싫든 '와!'를 배워야 되거든요." (강형욱)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이름 부르며 문밖으로 이동하게 했다. 하지만 소복이는 무반응이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높은 소리'가 문제였다. 강형욱은 높은 소리를 내면 반려견들은 상대방이 취약해졌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형욱이 일부러 낑낑거리자 소복이는 강형욱이 약해졌다고 느끼고 바로 경계에 나섰다. 이는 약한 대상에게 위협을 가하는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다. 

아빠 보호자가 목줄을 잡고 통제에 나서자 소복이는 입질을 시도했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통제에 당황한 듯했다. 강형욱은 오랫동안 자기 멋대로 살아온 개들은 좌절감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복이는 일상 속에서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진 케이스였다. 그래서 요구가 거절당했을 때 대처하는 법을 몰랐다. 지금부터 소복이가 배워나가야 할 부분이다.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그렇다면 갓난아기를 위협하는 로킴의 경우에는 어떤 솔루션이 필요할까. 엄마 보호자는 로킴이 펜스 사이로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답은 의외로 쉽고 명쾌하게 나왔다. "그럼 막아야죠." 이중 펜스를 설치하거나 펜스 틈을 막을 수 있는 장치로 접근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강형욱은 아기 옆에는 강아지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사실 너무 당연한 솔루션이었다. 강형욱은 개들은 아기를 통제하려 하기 때문에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분리가 원칙이라는 걸 새삼 상기시켰다. 아이와 개의 상호작용이 성장발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어른 보호자의 관리 하에 주의 깊게 이뤄져야 한다.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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