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포스터

<우리들의 블루스> 포스터 ⓒ 최동규

 
tvN에서 새롭게 시작한 <우리들의 블루스>는 힐링 가득한 시청자를 위한 놀이동산으로 새로운 시도를 통한 혁신적인 도전이자 꿈과 희망이 가득한 모험 어드벤처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꽤 많은 나라를 거치며 해외 생활을 보내왔고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바다 건너 어느 작은 나라로 또 다른 여행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택한 곳이 제주도다. 우연히 차선책으로 찾은 이곳 제주도가 인생의 제2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늦은 나이에 투박스런 제주도 처자를 만나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되었으니 제주도는 이제 나의 인생이 되어버린 것이다.
 
필자가 2년차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만나게 된 <우리들의 블루스>는 신선한 충격이자 너무나도 재미난 색다른 힐링 포인트로 다가오기에 앞으로 진행되는 회차 별로 인물들의 감성과 제주의 특성을 살린 재미난 리뷰를 진행 해보려 한다.
 
지금까지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나 영화는 많이 만들어져 왔다. 하지만 시간의 배분과 더불어 서로 상호간의 조화 때문에 주제를 통한 단편 형식 혹은 복잡한 상관 관계로 인한 흡족한 결말의 부재와 억지성이 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제 1화를 공개한 <우리들의 블루스>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러한 약점들을 넘어서는 강점들이 더 많이 보인다. 우선 캐릭터 상호간의 억지성과 우연성 보다는 너무나 현실적인 인물 구성에 힘이 실린다. 신데렐라도 백마 탄 왕자도 아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간 군상들이 드라마의 몰입감을 실어준다는 데 강점이 있다.
   
제주도는 섬이다. 아무리 크다고 해도 섬이라는 특성이 가진 문화적 특성이 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좁다라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섬 사람 절반이 인맥이다. 그만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로에 대한 애정도 애증도 깊다는 이야기다. 특히 동창이나 동네 선후배 간 결혼 등도 많다. 그렇기에 한수와 은희 그리고 그 동창들의 이야기는 제주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제주도민이라면 느낄 수 있는 풍경이다. 장르 특성상 과장은 귀여움을 초과하지 않는 수준이다.
 
 <우리들의 블루스> 캡쳐

<우리들의 블루스> 캡쳐 ⓒ tvN


한수와 은희가 첫 대면하는 씬 두 장면에서의 교통 체증과 제주 여성들의 억척스러운 말투는 도민이라면 크게 공감하는 장면일 것이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삼춘'이란 단어는 실제 제주도에서는 나이 성별을 떠나 부르면 일순간에 친밀함이 생기는 마법의 호칭이다. 육지 사람들이 정착 초기 가장 힘들고 이해 못하는 부분이 바로 이 호칭문제이기도 하다.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 친근하게 "삼춘 밥 머건?"이러면 누군들 놀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친밀함 만을 강조되는 문화는 아니다. 공동체 문화인 듯 보이는 제주도의 사회는 서로 무신경을 배려로 생각하는 사생활 존중이 강하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나면 시부모라도 안거리 바깥거리라는 방식을 통해 서로에게 사생활을 존중하고 각자의 삶의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문화도 있다. 실제 제주 원주민 문화에서는 고부갈등이 크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드라마에서 은희가 동생을 대하는 장면이나 해녀들의 물질 장면에서 작게 나마 느낄 수 있었다. 스토리 라인을 찾아보니 이런 문화적 성향은 좀더 강조 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 사투리를 자막 처리하며 사투리나 호칭 등에 주석을 달아주는 방식이 신선하기도 하며 시청자를 위한 배려가 높은 신의 한 수가 되어 주는 것 같다. 지역 이야기를 하면서 표준어를 쓰는 것에 아쉬움이 있던 일인으로서 제주 방언이 가진 매력과 현실성 있는 감성을 표현하는 데 큰 몫을 한다는 점에서 박수를 칠 만하다. 일본 드라마를 보면 지역에 따라 사투리를 사용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지역을 구분하고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제주도민의 특성이 잘 살아나는 맛깔스런 장치를 잘 살린 MSG 첨가한 된장국이 아닌 제주 전통 음식인 몸국 같은 그런 요소라 생각한다.
  
 <우리들의 블루스> 캡쳐

<우리들의 블루스> 캡쳐 ⓒ tvN

 
아직은 극 초반이지만 1화에서 보여준 과장되지 않은 모습은 제주의 화려함이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던 패턴에서 벗어나 제주의 본연의 아름다움과 감성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전체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 제주도 비앙도 차승원 이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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