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폴> 관련 이미지.

영화 <문폴> 관련 이미지. ⓒ 누리픽쳐스


 

<인디펜던스 데이> 시리즈와 <투모로우> 등으로 알려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또하나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를 들고 관객과 만난다. 이번에도 우주를 배경으로 지구 종말 위기를 막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려냈다. 색다른 점이 있다면 지구 멸망의 원인이 다름 아닌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위성인 달이라는 사실이다.
 
영화 <문폴>은 제목 그대로 달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면서 벌어지는 각종 위기와 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뭉친 사람들의 사투를 다루고 있다. NASA 연구원과 전직 우주 비행사, 그리고 자신을 박사라고 소개하지만 현실은 우주 덕후인 괴짜가 팀을 이루는 과정부터, 이들이 지구에 남겨진 가족과 지인을 위해 각성하는 과정이 제법 자세하게 담겨 있다.
 
사건의 발단은 우주 덕후 KC 하우스맨이다. 달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로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그는 NASA를 떠난 퇴역 우주비행사 브라이언(패트릭 윌슨)에게 증거를 전달하지만 좀처럼 설득되지 않는다. 그러다 상황이 악화되고 결국 손쓸 새 없이 달과 충돌을 직면한 상황에서 소수의 인원이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
 
영화는 단순히 달이 지구를 향하는 게 우연의 산물이 아닌 또 다른 지적 생명체의 계획이라는 설정으로 관객의 이목을 끈다. 태양계와 다른 은하계에서 발생해 생명체가 있는 행성은 모두 파괴해 온 검은 미립자 집단이다. AI, 즉 인공지능이 스스로 자신을 창조한 생명체들에게 반기를 들어 진화한 존재라는 설정인데 이는 AI 기술과 현대 과학의 맹점을 나름 반영하려던 제작진의 의도로 볼 수 있다.
  
 영화 <문폴> 관련 이미지.

영화 <문폴> 관련 이미지. ⓒ 누리픽쳐스


  
 영화 <문폴> 관련 이미지.

영화 <문폴> 관련 이미지. ⓒ 누리픽쳐스


 
여기에 더해 단순히 달이 지구 주변을 도는 위성이 아니라 지적 생명체들이 후손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인공 구조물이라는 설정이 또다른 축이다. 일종의 유사 과학으로 볼 수 있는데 해당 이론에 심취한 KC는 영화 초중반까지 이단아 취급을 받거나 무시당하기 일쑤다. 시간이 지날수록 KC의 가설이 사실임이 증명되고 지적 생명체와 인간이 힘을 모아 인공지능 집단과 대적한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임에도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 재난영화 귀재 답게 여러 자연 현상을 소재로 삼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이번 영화로 여전한 상상력을 증명했다. 다만, 이야기 곳곳에서 개연성이 좀 떨어지는 신파 요소가 담겨 있고 일부 장면은 영화의 결말을 위해 작위적이거나 편의적으로 배치됐다는 인상을 준다. 적절한 위기감에 적절한 가족주의를 더한 기획 영화로 표현할 수 있다.

초기 아이디어가 워낙 신선하고 컴퓨터 그래픽과 여러 특수효과 완성도가 높아 보는 재미는 꽤 있다. 하지만 이야기 개연성 면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중국 연예기획사인 화이 브라더스가 제작에 합류해서인지 중국인 유학생 캐릭터(웬웬 유)와 중국어 대사가 일정 부분 담겨 있다. 이 지점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줄 평: 재난 영화 전문 감독의 발칙한 상상
평점: ★★★(3/5)

 
영화 <문폴> 관련 정보
연출: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할리 베리, 패트릭 윌슨, 존 브래들리, 마이클 페냐, 도날드 서덜랜드
수입 및 배급: ㈜누리픽쳐스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개봉: 2022년 3월 16일 개봉


 

 
   
문폴 재난영화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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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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