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노우모리 케이타
KB손해보험 배구한 홈페이지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꺾고 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인 6연승을 질주했다.
후인정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8-30 25-22 25-18 25-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4일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최근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KB손해보험은 전신 LIG손해보험 시절인 2009년 이후 무려 12년 만에 6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 9승 6패, 승점 28을 기록한 KB손해보험은 1위 대한항공과 승점과 다승 모두 동률이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뒤져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에 삼성화재는 카일 러셀이 서브 에이스 6개를 포함해 34점을 올리며 분투했으나, 다른 국내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말리 특급' 이름값 하는 케이타, 양 팀 최다 44점 폭발
1세트는 삼성화재의 몫이었다. 강력한 서브가 특기인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불꽃 튀는 서브 대결을 벌였다. 듀스까지 가는 접전이 이어졌으나, 1세트에서만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13점을 올린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가 먼저 웃었다.
그러나 러셀의 활약에 자극받은 듯 KB손해보험의 외국인 공격수 노우모리 케이타가 2세트부터 살아났다. 케이타는 타점 높은 공격으로 삼성화재의 블로킹을 무력화시켰고, 불안한 토스도 득점으로 연결하는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하며 2세트를 KB손해보험으로 가져왔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는 더욱 쉬웠다. 케이타는 강력한 서브와 스파이크로 삼성화재의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KB손해보험이 19-16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광석화 같은 스파이크로 공격권을 빼앗은 뒤 후위 공격을 꽂아 넣으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은 것은 이날 케이타의 활약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케이타는 4세트에서도 KB손해보험 수비진이 삼성화재의 서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코트 뒤에서 올린 공마저 오픈 공격으로 득점을 올렸다. 삼성화재가 쫓아오려고 할 때마다 결정적인 공격을 성공시킨 케이타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44점을 올렸다. 특히 후위 공격으로만 18점을 올릴 정도로 위치를 가리지 않는 활약을 펼치며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을 10년 만의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던 케이타는 올 시즌 더욱 진화하며 득점, 공격 성공률, 서브 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KB손해보험이 최근 6연승을 달리는 동안 경기당 평균 35.5점을 올리며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황택의의 손끝에서 시작하는 연승 행진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황택의 세터
KB손해보험 배구단 홈페이지
이날 케이타의 눈부신 활약 뒤에는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가 있었다. 케이타의 입맛에 딱 맞는 토스를 올려주며 찰떡 궁함을 과시했고, 강력한 서브와 재치있는 페이스 페인트까지 뽐내며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황택의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2016-2017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을 정도로 촉망받았다. 세터로서는 드물게 장신(189cm)이고, 서브 능력도 뛰어나 선수 시절 '컴퓨터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이 자신의 뒤를 이를 세터로 황택의를 거론하기도 했다.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며 데뷔 첫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기복이 심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경험이 쌓이면서 그런 단점도 보완해가고 있다. 완성형 선수가 된 황택의는 지난 시즌 7억3천만 원의 연봉을 받으며 남녀 프로배구 통틀어 최고 연봉이자, 프로배구 최초로 연봉 7억 원의 시대를 열기도 했다.
최근 KB손해보험의 연승 행진은 당연히 '말리 특급'으로 불리는 케이타가 주도하고 있으나, 황택의의 안정된 토스가 있기 때문에 케이타의 활약도 있는 것이다. 그만큼 KB손해보험에서 황택의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KB손해보험은 이틀 후 열릴 다음 경기에서 팀 역사상 최다 연승 기록인 7연승에 도전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상대가 1위 대한항공이다. 과연 KB손해보험이 대한항공까지 넘어 팀의 새로운 역사를 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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