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는 멤버들이 9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한 3집을 통해 지상파 3사의 가요대상을 휩쓸었다.
SM 엔터테인먼트
1998년 9월에 공개된 3집 'Resurrection'의 타이틀곡은 <열맞춰>였다. SM의 음악적 대부이자 H.O.T. 1,2집 프로듀서 유영진이 만든 곡이다. 유영진이 만든 H.O.T.의 곡들이 대부분 그렇듯 <열맞춰> 역시 <전사의 후예>, <늑대와 양>처럼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의 곡으로 소위 'SMP(SM Music Performance)'의 색깔이 강했다(표절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유영진은 이 앨범에서 <열맞춰>와 H.O.T. 멤버들의 우정을 다짐한 4번 트랙 <우리들의 맹세>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유영진의 손길이 닿은 곡은 이 2곡 뿐이었다. H.O.T. 멤버들은 3집에 수록된 14곡 중 무려 9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SM의 연습생이 됐을 당시엔 작곡 등에 익숙지 않았던 이들이 태반이었겠지만 멤버들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직접 쓴 곡을 앨범에 넣을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3집 앨범을 발표하고 유영진이 만든 타이틀곡 <열맞춰>로 활동하던 H.O.T.는 그 해 겨울부터 강타 작사,작곡의 <빛>으로 활동곡을 바꿨다. <빛>은 밝고 희망적인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 그리고 멤버 5명의 적절한 보컬 및 랩 분배가 돋보이는 곡이다. <빛>은 오늘날까지도 <캔디>, <행복>과 함께 H.O.T.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꼽히는데 H.O.T.는 물론 노래를 만든 강타의 개인 콘서트에서도 앙코르곡으로 자주 쓰인다.
특히 <빛>은 드라마 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잘 만드는 김세훈 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가 큰 화제가 됐다. 사업에 실패한 문희준의 집안, 사랑에 실패한 강타,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친 장우혁, 동생이 아픈 토니, 엄마가 아픈 이재원이 각각 큰 시련을 겪는다. 그러다가 강타가 멘탈을 잡고 피아노를 수리하니 모든 이의 고민이 저절로 해결되는 감동적인(?) 내용이다.
사실 H.O.T.가 3집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곡은 <열맞춰>와 <빛>이 전부였다. 하지만 3집에서는 각 멤버들의 음악적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곡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앨범 마지막에 있는 강타 작사, 작곡의 < Wedding X-Mas >는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에 애인에게 불러 주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달달한 발라드 러브송이다(지금 애인이 없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크리스마스까지는 아직 11개월의 시간이 남아있다).
<전사의 후예> 이후 랩을 거의 하지 않았던 강타가 랩에 참여한 토니 작사, 작곡의 <홀로서기>도 주제는 무겁지만 썩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대중적인 곡이다. 토니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해외파지만 정작 H.O.T.앨범에서는 한글로 된 가사를 많이 썼다.
이 밖에 문희준이 <투혼>과 < In I-이 세상에 버려진 모든 아이들을 위하여...- >, 장우혁이 <소년이야! 신화가 되어라>, 이재원이 < You Got Gun >을 직접 만들었다. H.O.T.는 3집 앨범으로 10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1,2집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고 1998년 지상파 3사의 가요대상을 모두 휩쓸었다.
오늘날 아이돌 문화의 시작점이 된 H.O.T.
▲H.O.T는 지난 2018년 <무한도전-토토가3>를 통해 17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올랐다.MBC 화면 캡처
H.O.T.는 1999년 9월에 발표한 4집 < I yah! >에서도 무려 11곡에 직접 참여했고 2000년 10월에 공개된 5집 < Outside Castle >에서는 앨범 수록곡 전체를 직접 만들며 뮤지션으로서 영역을 더욱 넓혔다. H.O.T.는 5년 동안 5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면서 600만 장에 가까운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지상파에서만 5번의 연말 가요대상을 수상하는 등 아이돌 가수로는 믿기 힘든 인기와 영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전설의 아이돌' H.O.T.도 헤어짐의 과정은 썩 매끄럽지 못했다.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문희준과 강타를 제외한 나머지 세 멤버가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팀을 떠나면서 H.O.T.는 다소 허무하게 활동을 마무리했다. 결국 문희준과 강타는 솔로로 활동했고 장우혁, 토니, 이재원은 JTL이라는 팀을 결성해 2003년까지 활동했다.
H.O.T.가 해체되고 20년의 세월이 시간이 지난 오늘날 SM엔터테인먼트에 남아 있는 멤버는 강타뿐이다. 해체 후 재결합에 대한 많은 소문이 돌았던 H.O.T.는 지난 2018년 <무한도전-토토가3>를 통해 해체 후 17년 만에 단독 공연을 열었고 그 해 10월에는 잠실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만 팬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H.O.T.의 신곡 소식은 각자 속한 소속사의 사정 때문에 아직까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H.O.T.가 현재까지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아이돌 문화'의 시작점이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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