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코로나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붐 대신 문세윤이 MC로 나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코로나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붐 대신 문세윤이 MC로 나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 CJ ENM

 
코로나19 여파 속에 최근 각종 예능 제작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연예인, 방송국 직원들의 확진 판정 및 이에 따른 접촉자 자가 격리가 연달아 이뤄지면서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 학당> 등이 잠시 방송을 쉬어가는가 하면 MBC는 아예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모두 결방되는 초유의 일(19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타 예능 역시 고정 출연자들의 예상치 못했던 공백 상황을 맞이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tvN의 인기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아래 <놀토>) 역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예능 중 하나다. 감칠맛 나는 MC 역할로 큰 역할을 담당했던 붐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당장 녹화 진행에 구멍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가 출연하는 SBS 라디오 <붐붐파워>는 자택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위기를 극복했지만 TV 예능에선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결국 잠시 붐을 대신할 인물이 필요했고 그 결과 <놀토> 멤버 중 한명이 임시 MC로 등장하기에 이른다.  그 첫번째 주인공은 바로 문세윤이었다.

강제로 선정된 문세윤...진땀 뺀 MC 데뷔전
 
 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 CJ ENM

 
붐의 집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임의로 선정된 문세윤에겐 말 그대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프로그램 하나를 이끌어 나간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점 외에도 MC가 되면 각 시장의 맛난 음식을 전혀 맛 볼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까지 겹치면서 문세윤을 좌절케 만든다.  "나 MC 안해"라며 보이콧 까지 하는 그에게 동료들과 제작진은 "음식 챙겨줄게"라며 달래면서 녹화는 우여곡절 끝에 시작되었다.    

​미리 준비된 원고 읽기에 급급할 만큼 임시 MC 문세윤은 초반 진땀 빼고 긴장, 초조, 불안감을 동시에 지닌채 방송에 임한다.  평소 여유만만한 자세로 받아쓰기 1위 경쟁을 펼치던 때와는 사못 다른 모습은 시청자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녹화 중반 이후엔 역할에 적응하며 진행하는 등 기존 MC 붐과는 닮은 듯 다른 방식으로 <놀토>의 한시간을 이끌어 나간다.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2020년 최악의 날"이라면서 온몸으로 MC자리를 거부하던 그였지만 결과적으론 성공적으로 빈자리를 메우면서  방송을 마무리 짓는다. 한편 이날 방영분에선 고정멤버 피오와 넉살의 친구 자격으로 송민호(위너), 던밀스가 각각 초대되어 트와이스와 기리보이의 노래 가사, 유명 인기 가수들의 데뷔곡 제목 맞추기에 나서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고정 출연자 공백...플랜B로 메운다​
 
 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 CJ ENM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란 옛말 처럼 의례 매주 시청자들과 함께하던 인물의 갑작스런 부재는 예능 프로그램에겐 큰 어려움을 선사한다.  평소 붐은 "읏짜" 같은 추임새로 <놀토>에선 감칠맛 나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온 인물이다. 진행 방식에 대한 호불호는 존재한다지만 지난 3년간 <놀토>가 매주 토요일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데엔 프로그램을 쥐락펴락 해온 붐 특유의 화법이 한 몫을 담당한 바 있다.  

​그런데 누구도 예상 못했던 자가격리는 원하지 않더라도 대안, 이른바 "플랜B"의 등장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외부 인물 대신 <놀토> 속 고정 멤버의 대타 수행은 이러한 의도의 연장선이었다.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익히 잘 알고 있으면서 각 출연자들 사이의 관계, 특징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건 결국 문세윤을 비롯한 동료들 아니겠는가. 물론 평상시 붐의 진행과 비교해서 문세윤의 활약은 평상시 해왔던 영역이 아니었기에 100%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허술하고 어눌한 진행이 주는 독특한 묘미에 힘입어 기존 <놀토> 때와는 다른 웃음과 재미를 줬다. 한시적+일회성 방편으로 등장한 'MC 문세윤'의 기용은 장기 예능 입장에서 잠시 동안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다음주 방영분에선 역시 또 다른 고정 멤버 키(샤이니)가 임시 MC를 맡아 막강한 권력을 남용(?)하는 진행을 예고하고 있다.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등하면서 방송가로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요즘이다. 관계자들의 자가 격리로 인해 출연 불참, 또는 녹화 중단 등의 후폭풍 역시 만만찮게 발생하고 있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각 방송사 마다 만약을 대비한 체계적인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놀토>의 대응은 단순하면서도 성공적인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당초 계획에 없었던 예상 밖 작은 변화는 위기 극복의 수단 뿐만 아니라 재미까지 선사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가져왔다.
  
 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코로나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붐 대신 문세윤이 MC로 나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19일 방영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의 한 장면. 코로나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붐 대신 문세윤이 MC로 나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 CJ ENM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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