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과 오클랜드의 타선 비교
정강민
휴스턴이 사인훔치기로 이득을 얻었던 파트는 타자 쪽이었다. 영상으로 분석해낸 사인을 휴지통을 두들겨 전달하면 타석의 타자가 어떤 구종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노림수로 잡는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휴스턴은 지난 3년 간 가장 높은 wRC+(조정창조득점력)를 기록했다. (1위 휴스턴 119, 2위 양키스 113, 4위 오클랜드 107)
이랬던 팀이 이번 시즌 99의 성적을 기록했다. 브랜틀리와 터커, 말도나도 정도만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성적을 냈을뿐, 나머지 주전 타자들은 하나같이 예년만 못한 공격력이었다. 특히 9월엔 스프링어와 브랜틀리를 제외하면 모두 집단부진하면서 팀 wRC+가 86(전체 25위)에 그쳤다. (7-8월 110)
워낙 흐름이 나빴다보니 이젠 사이클상 올라가는 시점이 도래할 것을 기대할 수 있긴 하나, 답답한 공격력은 지난 와일드카드 경기서도 터지지 않았다(2경기 7득점 .194).가뜩이나 답답한 흐름에 오클랜드 투수들에게 시즌 제압을 당했던터라 암울한 전망 속에 시리즈를 준비하게 됐다.
오클랜드의 걱정거리도 공격이 될 것이다. 표 상으로 보이는 WAR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수치의 우위는 수비의 덕이었다. wRC+로 눈을 돌리면, 이들 또한 101에 그치며 예년의 파괴력보단 실망스러웠다. 팀 타선의 중심인 올슨은 부진하고, 채프먼은 부상이 발견되어 아예 시즌아웃됐다. 작년 MVP 3위인 시미언까지 타격에서 부진하며 전력의 축이 무너진 탓이 컸다.
하지만 작년 최고의 공력력을 자랑했던 마크 칸하가 버텨줬고, 신예 포수 션 머피의 공수에서의 좋은 활약과 채프먼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램의 의외의 반등은 타선의 빛과 소금이었다. 베테랑 그로스먼과 트레이드로 합류한 라 스텔라도 타선의 힘을 배가시켰다.
이렇게 분전해주는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간판선수들의 부진으로 인한 공백이 워낙 크다보니, 이들로도 메우기 어려워 보인다. 여전히 뛰어난 수비력을 가지고 있어 단기전에 생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긴 하지만, 공격에서 올슨과 시미언 같은 팀 간판 선수들의 부활이 절실하다.
# 관전포인트
휴스턴의 고민은 선발진의 분전만으로는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불펜진의 무게감이 확연히 떨어졌고, 타선도 몰라볼 정도로 추락해 있었다. 스캔들의 여파로만 단정짓기에는 격차가 컸다. 지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공격에선 한두 명만 제대로 가동됐고, 나머진 무기력으로 일관했다. 앞으로의 포스트시즌 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공격 파트가 제 페이스를 찾아야 한다.
오클랜드의 고민도 같다. 작년 MVP를 노릴만한 스타로 성장했던 타선의 중심축 셋(채프먼, 올슨, 시미언)이 모두 전력에서 제 역할을 못하면서 타선이 무너졌다. 물론 휴스턴과 달리 수비가 뛰어나기도 했고, 투수들도 정규시즌 휴스턴 타선을 확실히 봉쇄한 좋은 기억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번 시리즈는 오클랜드 쪽이 우세를 가져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수를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앞으로의 시리즈는 물론 지금의 우세도 무색해질 수 있다.
정규시즌도 내준 마당에 가을마저 내줄 수는 없다는 휴스턴, 그리고 정당하지 못한 행위로 이득을 본 휴스턴으로 인해 지난 두 시즌을 흘려보낸 오클랜드. 과연 오클랜드가 '악당' 휴스턴을 징벌할 수 있을지, 아니면 휴스턴이 사필귀정을 외칠 수 있을지. 두 팀의 제2라운드가 시작을 알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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