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범을 소재로 한 영화 < El sopar (The Dinner) >의 한 장면1974년 5명의 정치범들이 자신의 수감 경험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촬영을 시작했던 날, 까탈루냐의 정치범 Salvador Puig Antich이 사형되기도 했다. 포르타벨라 감독은 74년 촬영된 Antich의 변호사 부분을 2018년 추가하기도 했다.
Pere Portabella -Films59
또한, 그는 카를로스 산토스 음악감독(Carlos Santos)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뱀피르>에서 캐릭터들이 대화를 하는 장면은 나오지만 실제로 이들의 대화 내용을 전하는 오디오는 거의 전무하다. 오페라 및 클래식 음악, 드문드문 들리는 미니멀리스트적인 오디오가 혼재하는 가운데, 이런 실험적인 음악은 영화의 이미지를 조화롭게 보조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이미지보다 더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평을 받는다.
당시 뉴욕의 'Fluxus' 운동 등 언더그라운드 사운드에도 상당히 관심이 많았던 감독은 "우연히 지인을 통해 산토스씨를 알게 되었고 큰 교감을 느껴 일평생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포르타벨라 감독은 <뱀피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악이 단지 영화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카메라 움직임, 컷트, 배우의 제스처, 무드 등 모든 것에 절대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고 믿는다.
포르타벨라 감독은 "산토스씨를 음악을 연주하는 뮤지션으로서만이 아니라 긴밀한 협력자로서 대했다"면서 "그간 모든 영화 스태프들과의 작업에서도 열린 자세를 견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오로지 연출자이지만, 극작가, 조각가, 뮤지션 등의 전문가들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독특한 예술 창작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시네마 예술을 경이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타벨라 감독의 이런 열린 태도는 관객을 존중하는 그의 방식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일단 저는 영화를 완성하고 나면,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이 스스로 평가하고 내면화하기를 원하며, 일정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라며, "제 작품은 감상하는 이들에게 열려있다"고 스페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는 또한 삶의 우연에 대해서도 열려있다. "저는 삶이 우연히 가져다주는 불확실성에도 항상 열려있다. 대부분 우리는 이것 조심하고 저것 조심하라는 교육을 받는데 이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우연에도 신중할 필요는 있다. 저는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루이스 뷔뉴엘을 만났고, 이 만남은 영화 <비리디아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며 후세에게 전하는 지혜로운 몇 마디도 잊지 않는다.
포르타벨라 감독은 시네마를 비롯한 예술과 정치를 삶에서 전혀 분리시키지 않았다. 그는 과거 주류 시스템과 영화문법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영화언어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정치적으로 과격한 무장단체에 소속된 건 아니지만, 자신만의 진보적 가치에도 충실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인정을 받았다. 현재도 그는 세상이 너무나 당연시 여기는 고정관념을 깨며 앞으로 전진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34회 ‘시네마 리트로바토’ (Il Cinema Ritrovato) 영화제 전경‘시네마 리트로바토’ (Il Cinema Ritrovato)는 해마다 6월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클래식 시네마 전문 영화제다. 무성영화의 경우에는 오케스트라 또는 오르간 연주가 병행되었다. 영화제 본부에서는 북페어도 열린다. 클레어 함
한편, '시네마 리트로바토'(Il Cinema Ritrovato)는 해마다 6월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클래식 시네마 전문 영화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취소되었다가, 온라인버전으로 변경되었으나, 2개월 후 상영작 규모만 다소 축소된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열렸다. 금년에는 작년 프로그램보다 약 100편 정도 축소된 29개국 394편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무성영화의 경우에는 오케스트라 또는 오르간 연주가 병행되었다. 영화제 본부에서는 북페어도 열렸다.
코로나19 의료방역의 일환으로 방문자의 체온점검, 마스크 의무착용, 객석 거리 유지등을 엄격히 준수하며 큰 사고없이 진행되었다. 4인의 영화제 공동 디렉터 중 한 명인 마리안 르윈스키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상화된 지 반년이 지났다"며 "이제 우리는 예방조치와 치명률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바, 앞으로도 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2015년이래 이 영화제를 찾고 있는 영국의 영화전문지 Sight & Sound의 필립 콘카논 (Philip Concannon) 평론가는 "볼로냐에서 영화제를 일주일간 참여하면서 안전한 방식으로도 이런 소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멋진 프로그램을 준비해준 영화제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은 디비디 어워드 (Dvd Awards). 이는 최소 30년전 제작된 영화로서 최근 디비디와 블루레이로 배급된 영화에 한해 상을 수여한다. 총 5개 부문으로 나뉘는데 최종 30편의 작품이 심사위원에 의해 결정된다. 올해 수상작에는 마야 데렌 컬렉션, 밀로스 포만의 <래그타임 Ragtime> 아르떼 에디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 '지그재그 3부작 (The Koker Triology)'등 다수가 있다.
*총 수상작 리스트
https://festival.ilcinemaritrovato.it/wp-content/uploads/sites/2/2020/07/Finalists_DVD-AWARDS-2020-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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