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사당동에 위치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체부
한 영화수입 및 배급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3월 16일 특별 업종 지정 고시를 제정한) 공연계나 관광 쪽은 자금이 조성돼 대출도 해주고 (생계비 등) 지원이 나온다고 하더라"라며 "하도 답답해서 직접 문체부에 전화하고 알아봤는데 영화 쪽은 지원책이 아무것도 없었다, 지원책 마련 계획이 있냐고도 물었는데 확실치 않다더라, 너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라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영화수입 및 배급업자도 소상공인이긴 하지만 정부 지원책이 점포를 가진 사람이나 자영업자 중심이라 우리 같은 법인 회사는 지원 대상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라며 "극장 사업자가 지금 가장 힘들 것이고 제 입장에선 VPF(디지털영사기비용)라도 좀 없애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장 현장을 뛰어야 하는 스태프들은 실직 위기와 생활고를 호소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위원장은 "3월 중순까지 대략적으로 확인한 것만 해도 상업영화 여섯 작품이 제작 중단되거나 중단 위기"라며 "작품당 참여 인원을 최소 50명씩만 잡아도 300명 이상이 상반기에 일자리를 잃는 셈"이라고 전했다. 안 위원장은 "촬영이 들어갔다고 해도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장소 섭외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몇몇 현장에선 스태프들에게 무급휴직을 권고하는 일이 있어 노조 차원에서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사전 기획 단계를 준비하는 연출부와 제작팀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나머지 스태프는 본격적인 계약도 하기 전에 실직하는 셈이고, 세트 촬영 비중이 늘거나 제작 일정 자체가 뒤로 밀리면 그 단계에 고용되는 스태프들은 과노동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안 위원장 역시 당국 지원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나 영진위 쪽의 구체적인 대책이나 계획은 체감하진 못하고 있다"라며 안 위원장은 "무급휴직은 잘못된 것이니 평균임금이나 실업급여를 지급하라고 영진위가 나서면 좋겠는데 이것도 고용된 스태프에 해당하고, 실업에 당면한 스태프의 경우는 어디서부터 (지원을 해달라고) 말해야 하는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민 노무현> <대관람차>를 연출한 백재호 감독은 "독립영화의 경우 섭외됐던 장소가 취소되거나 하면 (예산 문제로) 일정을 미루기 어렵다, 마스크를 준비해도 정부에서 집단 움직임을 자제하라고 하니 촬영 자체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며 "많은 독립영화인들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러 현장 촬영 일도 나가는데 그것들이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스태프는 방송 쪽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상황을 알렸다.
시급한 지원책으로 백 감독은 "독립영화 쪽은 정부 지원을 받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완성기한을 현실에 맞게 연기해주는 게 필요하다"라며 "물론 생계가 어렵긴 하지만 정부에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이 다 힘드니 영화인만 어렵다고 징징거릴 수도 없고, 그렇게 계속 촬영을 미루다가 영화는 엎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표했다.
영진위 입장은?
▲ 18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이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총 관객은 3만6천447명으로 집계됐다. 2004년 3월 이후 최저치다.연합뉴스
이 같은 영화인들 위기감에 영화진흥위원회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대책을 마련 중일까. 지난 2월 말부터 영진위는 업계 피해 현황을 조사 중에 있다고 알린 바 있다. 25일엔 '코로나19 전담대응TF' 출범시켜 활동을 예고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서면으로 영진위 담당자에게 관련 대책을 질문했다.
피해 현황 조사에 대해 영진위 측은 "수치나 통계로 취합하기 곤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추정한다"며 "관객 발길이 끊긴 극장이 가장 직접적 피해를 입어 유지, 인건비, 운영비 지원이 절박하고, 개봉을 계획하던 중소 수입 및 배급과 마케팅 업체들의 연쇄 피해도 심각하며, 제작 현장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영화인들 성명서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영진위는 "영진위 편제상 초유의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 못한 건 사실"이라며 "전담조직을 구성했고 대응창구를 일원화해 체계를 갖추었고 앞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지 않고 피해를 회복할 수 있게 전력을 다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영진위는 "영화업계 전반의 복구와 회복이 진행되는 시점에 필요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수립할 것"이라며 "예산 조달 방안과 가능한 지원방안을 문체부와 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 단계 격상 한 달이 지나기까지 관계 당국으로서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일각에선 영진위 및 문체부, 고용노동부 간 소통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영화인들이 가장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특별고용업종 포함에 대해 영진위 측은 "문체부가 그간 협의를 해왔지만 지정 고시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영화 분야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포함될 수 있도록 문체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정부에서 25일 자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업종 불문 휴업수당의 90%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영화 분야도 특별고용지원업종과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답했다. 별개로 영진위는 "실효성 있는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문체부와 적극 협의하고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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