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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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의 캐릭터성은 그가 홀로 사이비 종교와 맞서 싸우는 구조를 만들어 내며 장르적인 스릴감을 더한다. 액션과 범죄가 가미된 장르물의 매력을 살리며 드라마를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내는 힘을 보여준다. 여기에 근원적인 측면은 '왜 우리는 사이비에 빠지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민철의 유일한 아군이라 할 수 있는 동네 슈퍼 주인 칠성은 아내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음을 알지만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본다.
그는 한 평생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내는 사이비 종교를 믿게 되면서 웃음을 찾게 된다. 그에게는 그 어떤 물질적인 피해와 속임수보다 그가 주지 못했던 아내의 행복이 중요하다. 그래서 칠성이 아내가 죽자 넋이 나간 표정으로 이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죽은 것만 봐도 사이비 종교가 틀리지 않았다 말하는 모습은 씁쓸함을 안겨준다. 모든 믿음은 행복에서 비롯된다. 그것이 혹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진정한 행복은 그만큼 찾기 힘들다.
사이비 종교는 사랑과 믿음을 강요한다. 그 강요는 사랑과 믿음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따뜻한 단비처럼 다가온다. 칠성의 아내가 그랬고 민철의 가족들이 그랬듯 말이다. 사이비는 마치 악귀처럼 마음의 가장 약한 지점을 파고든다. 외로운 이들에게, 현실의 벽이 차갑고 무서운 이들에게 사랑과 믿음을 가장해 접근한다. 그리고 돈이라는 목적을 갈취하기 위해 달콤한 속삭임으로 목을 조른다.
▲<사이비> 스틸컷NEW
그렇다면 현대사회는 어찌해야만 이런 사이비 종교를 근절시킬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작품은 결국 세상이 사랑을 품지 못한다면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은 없어지지 않음을 강조한다. 마을 사람들에게 수몰은 바뀌지 않는 운명이고 민철은 끝내 자신의 힘으로 가족을 지켜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으며 민철은 끝까지 본인의 마음에 따뜻한 사랑을 품지 못하기 때문이다.
<돼지의 왕>, <창> 등을 통해 사회가 지닌 문제점을 날카롭게 조명한 연상호 감독은 특유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성인 애니메이션의 묘미라 할 수 있는 무거운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가짜'가 되어버린 세상을 말한다.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가짜 웃음 뒤에 슬픔이 가득 담긴 세상에서는 마음의 안식이라 할 수 있는 종교마저 가짜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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