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무대
오디컴퍼니
그들의 기억 보관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브>는 잔잔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현재와 과거 이야기가 왔다갔다 펼쳐진다. 무대 배경은 앨빈의 서점이자 토마스의 기억 보관함이다. 이 곳 책장 곳곳에는 종이 뭉치들이 불규칙적으로 꽂혀 있다. 이 종이뭉치들이 바로 기억이다. 이 중에는 두 사람의 이야기도 있고 각 자의 이야기들도 있다. 이 종이를 하나씩 꺼내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토마스와 앨빈이 처음 만났던 7살 때로 돌아가서 함께 귀여운 사고를 치고 다니기도 하고 앨빈의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으로 가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건 토마스다. 한결같은 앨빈에 비해 토마스는 어른이 됐다. 마음까지 성숙한 어른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겉모습은 어른이었다. 철없이 앨빈과 눈싸움을 하던 토마스는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할 일이 많다"고 말하며 글 쓸 때는 극도로 예민해지고는 했다. 두 사람은 토마스가 대학에 가면서 처음으로 떨어져 살게 됐다. 그렇지만 토마스는 잠시 다시 고향에 왔을 때도 앨빈을 보는 것보다는 항상 다른 생각과 다른 일에 몰두하려했다.
따뜻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작품의 분위기는 자주 바뀐다.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따뜻하지만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올 때면 신나고 귀엽게 전환된다. 그러다 가끔씩은 숨이 턱턱 막히는 어색함이 느껴지고 슬프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따뜻하다는 칭찬을 많이 받는 작품이다. 그 이유는 예쁘고 섬세한 대사들 때문인데 조근조근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품은 앨빈과 토마스 한 명마다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떤 성격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친절하게 말해준다. 그렇다 보니 작품 전체 스토리가 잘 전해졌다.
앨빈이 토마스한테 들려주는 이야기와 토마스가 앨빈에게 들려주는 글도 정말 예쁘다. 앨빈은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토마스에게 늘 들려줬다. 토마스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러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는 글을 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다. 그래서인지 대사와 가사들이 참 아름답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한 장면. (위 : 정원영, 아래 : 강필석)오디컴퍼니
한 마디 대사의 반복이 감동으로
<스토리 마이 라이프>는 똑같은 대사가 자주 반복된다. 한 대사가 초반, 중반, 후반에 연달아 나오면서 점차 의미를 더해간다. 단지 지나가는 말이었던 한 마디가 시간이 지나 또 언급된다. 처음엔 앨빈이 말했다가 나중에는 토마스가 말하기도 하면서 더 큰 감정을 불러온다.
또한 내 친구, 내 어린 시절, 내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극이다. 두 사람의 우정이 워낙 엄청나서 오히려 공감이 안 되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사실 앨빈과 토마스의 사이를 단정 지어 오로지 '우정'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이성에게 느끼는 그런 사랑이었을 수도 있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사랑이었을 수도 있다. 작품은 이를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지만 앨빈의 대사를 보면 종종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앨빈과 토마스의 관계는 내가 섣불리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친구가 없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본 것만으로도 따뜻했고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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