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쓰백>을 두고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를 상업영화의 소재로 가져왔다는 점이 그렇고, 주인공을 포함해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 대부분이 '여성'이며 두 여성 간의 연대를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많은 자본이 투입된 대형 블록버스터가 아닌데도 꾸준히 상영관을 늘려가더니 개봉 4주 차에 관객 수 70만 명을 넘기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고, 데뷔 15년 차 배우 한지민에게 첫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 됐다.
스쳐지날 수도 있었던 상아(한지민 분)와 지은(김시아 분)이 서로를 알아보고 구원이 되었던 것처럼, <미쓰백>을 발견한 관객들이 없었다면 이 모든 의미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미쓰백>의 팬덤인 '쓰백러'들은 단체 관람, N차 관람(여러 번 관람하기), 영혼 보내기(표를 결제한 후 극장에 가지 않는 것)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영화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상영관을 지켜왔다. 이 유례없는 진기한 현상은 '소비'와 '운동'의 주체로서 여성 관객을 드러나게 했고, 이들은 '남성' 위주인 지금의 한국영화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