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치>의 스틸컷. 주인공 데이빗 역할을 맡은 존 조는 딸을 찾는 아버지의 심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소니 픽쳐스
알려진 대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80억 규모의 한국 영화 <상류사회>를 눌렀고, 이번 주 들어서는 전체 흥행 1위로 올라서며 주말까지 쭉 선전할 기세입니다. 지금껏 외국 영화가 한국 영화보다 흥행이 앞서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타급 배우가 출연하지도 않은 미국 독립 영화가 국내에서 한국 주류 상업 영화를 앞서는 일이 흔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빛나는 완성도가 큰 몫을 했습니다. <서치>에는 억지스러운 반전이나 신파조의 설명도 없고, 가족 간의 사랑을 도식적인 감정으로 무미건조하게 표현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딸을 찾는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아버지의 노력을 실감 나게 보여주는 가운데 촘촘히 깔아 둔 복선을 빠짐없이 성실하게 회수하면서 관객의 만족도를 높입니다. 포털 영화 평점의 신뢰도에 대해 말이 많지만, <서치>의 영화 평점이 다른 영화에 비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반면, 경쟁작 <상류사회>는 그만한 만듦새를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배우가 나오는 한국 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흥행하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올해 초 개봉한 <염력>이나, 여름 시즌의 <인랑>도 완성도 측면에서 일반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흥행에 실패한 경우입니다.
우리 관객들은 한국 상업 영화에 아주 높은 예술성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저 대중 영화가 줄 수 있는 기본적인 재미를 바랄 뿐이죠. 이 '재미'는 관객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나 장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에 걸맞는 최소한의 완성도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영화 <서치>에서 구글 검색은 아버지 데이빗의 추적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구글의 엄청난 검색 능력도 데이빗이 적절한 검색어를 집어넣을 때에만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한국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한국 영화계의 기술력이나 영화 제작 시스템은 충분히 발전한 상태입니다. 이 시스템에 어떤 키워드를 집어 넣을지는 만드는 사람의 몫입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냐 흥행을 노린 눈요깃감이냐, 창의적인 성찰이냐 구태의연한 답습이냐. 이런 질문들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분명합니다.
▲영화 <서치>의 포스터. 미국 저예산 영화이지만 국내 영화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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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에 관심 많은 영화인. 두 아이의 아빠. 주말 핫케익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