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에서 나 역을 맡은 사토 타케루, 엄마 역을 맡은 하라다 미에코, 아빠 역을 맡은 오쿠다 에이지
(주)크리픽쳐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양상추와 똑같이 생긴 새끼 고양이를 집에 들이게 되며, 어머니는 양상추에게 향했던 사랑을 새끼 고양이에게 쏟는다. 그리고 그 고양이가 현재까지 그가 키우는 양배추다. 그럼 아버지랑은 무슨 관계가 있냐면, 양배추의 이름을 아버지가 지었다. 결국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족과의 추억 중 큰 부분이 없어지는 셈이다. 그는 과연 자신이 살기 위해 가족과의 추억마저 없앨까.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극적인 구조를 통해 감정을 고조시키며 이내 분출하게 만든다. 또한 소설에 담긴 많은 이야기에서 곁가지들을 쳐내고, 중요한 부분을 재구성하여 압축했다. 그로인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엑기스를 섭취할 수가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원작소설이 가진 만화적인 느낌, 정체불명의 존재의 매력도, 그리고 그와 주인공과의 케미도 소실됐다. 또한 주인공이 생명과 관계의 등가교환 속에서 고뇌하는 세세한 감정 선마저 많이 압축된 점이 아쉬웠다.영화에 모든 이야기를 다 담을 순 없겠다만, 소설의 메시지마저 주로 감정을 폭발하게 만드는 요소로 여긴 듯 했다. 물론 본래의 메시지를 왜곡하거나 없앴다는 것은 아니다. 소설과는 전달방식이 조금 다르다는 이야기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흥미로운 가정을 통해 우리네 삶을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에서 사라지는 대상들은 보통 우리가 돈을 내고 편의나 흥미를 얻는 것들이다. 하지만 사용하는 과정에서 가족, 친구, 연인 등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도 겸한다. 어떻게 보면 본래 용도보다 더욱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아니면 이를 넘어서 우리가 어떤 대상을 이용한다는 행동의 본질은 편의나 흥미가 아닌 추억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 말이 맞다하면 그 대상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 또는 연인, 친구를 생각하는 만큼이 아닐까.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포스터(주)크리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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