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 <슈츠>의 한 장면
KBS
그렇다면 변호사 행세를 하거나 자격없이 변호사 업무를 하면 어떻게 될까. 먼저 '변호사 사칭'부터 보자.
단순히 변호사를 사칭한 것만으로는 범죄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면 사기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보자. 백수인 30대 남성 A씨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여자를 꼬드겨 돈을 뜯어내는 짓을 해서 몇 차례 감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출소 후에는 또 다시 모니터 앞에서 채팅을 했다. 그는 "명문대학을 나와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속인 뒤 이를 믿은 여성에게 "변호사라서 세금이 많이 나오니 신용카드를 빌려달라"고 한 뒤 카드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A씨는 고등학교 강사로 일하는 다른 여성에게도 "내가 변호사로 정교사 채용을 도와주겠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챘다. 그는 사기죄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변호사를 사칭하여 일을 처리해주겠다고 속여 금전적인 이득을 보았다면 사기죄가 성립된다. 아직까지 변호사는 매력적인 직업으로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돈 받고 소송서류 작성·법률상담 하면 변호사법위반사기를 치지 않았더라도 자격 없이 소송 관련 업무를 하게 된다면 변호사법 위반이 된다. 변호사법 109조에 따르면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에 관하여 대리, 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알선"하지 못하도록 못박고 있다.
B씨의 사례다. 그는 자신의 법률지식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민사사건 소장과 준비서면 작성, 증인신청 등 각종 서류를 대신 작성해 주었다. 또한 법정에서 발언요령, 상소심 대응 방법 등을 알려주고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
법정에서 그의 도움을 받은 사람은 많았지만, B씨 역시 피고인이 되어 법정에 서고 말았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자신의 사건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했다. 법원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징역형(집행유예)을 선고했다.
B씨처럼 돈을 받고 법원 서류를 작성해 주거나 법률상담이나 법률사무를 할 경우 최고 징역 7년 또는 벌금 5천만 원까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변호사법은 가짜변호사만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판검사나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이런 교제비를 변호사 선임료에 포함시키는 경우 ▲공무원에게 청탁·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처벌 대상이다.
가짜 변호사 고연우도 변호사법 위반?
▲KBS2 수목드라마 <슈츠>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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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돌아가보자. 가짜 변호사 고연우는 어떻게 될까. 남을 속여 금전적 이득을 보지 않았으니 사기는 아니다. 다만 변호사로 행세하며 소송사건을 맡아 의뢰인의 법률서류를 작성하고 상담을 해주었다면 변호사법위반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전개되는 내용을 더 봐야겠지만, 고연우는 대한민국 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가 아니지만 '합법적'으로 법률사무를 처리하기 원한다면 사무직원(사무장이나 사무원)으로 정식 등록하면 된다. 드라마 속의 비서 홍다함(채정안 분)이나 주임 김지나(고성희 분)도 사무직원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사무직원 중에서도 변호사 못지않게 뛰어난 능력자들도 많다. 최근 방송출연, 법률자문, 소송사건 처리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이정렬 전 부장판사도 법무법인에서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개상 주인공 고연우를 사무직원으로 설정할 수는 없었으리라. 원작인 미국드라마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변호사 2만명 시대, 여전히 높은 법의 문턱현재 한국에는 2만 명이 넘는 '진짜'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법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머리 좋고 잘 생기고 유능한 고연우가 아니더라도, 부담없이 찾아가서 상담하고 법정에서 우리를 대변해 줄 변호사를 찾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쯤 해서 궁금해진다. 변호사 2만 명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길래 내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기가 이토록 어려울까.
| 현재 변호사 현황과 변호사 자격 취득 방법 |
2만153명. 현재(2018년 1월말 기준) 개업변호사의 인원이다. 현재 활동 중인 변호사가 2만 명을 넘어섰다. 이중 서울에만 1만4천여 명이 있다. 휴업중이거나 아직 개업을 하지 않은 변호사까지 더하면 무려 2만 4천여 명이다.
쉽게 정리하자면 현재 활동하는 변호사는 2만 명이고, 변호사 10명 중 7명은 서울에서 활동한다.
변호사가 되려면 과거에는 국가가 시행하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 2년 과정을 마쳐야 했다. 그런데 사법시험의 폐단이 계속 지적되면서 사법시험은 단계적 폐지수순을 밟게 된다.
대신 2009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개원하고 변호사시험법이 제정됨에 따라 2012년부터는 로스쿨 3년 과정을 수료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변호사 자격을 주게 된다.
로스쿨제도와 병행되던 사법시험제도는 2017년 마지막 합격자를 끝으로 폐지되고, 현재는 로스쿨 3년 수료 -변호사시험 합격을 통해서만 변호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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