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도 숙연하게 만든 김윤아의 세월호 추모곡

[세월호 4주기] 김윤아, 이승환, 타니, 인디뮤지션들이 세월호를 추모하는 방식

4월 16일은 우리에게 상처로 남았다. 물속으로 떠난 자들과 물에서 살아온 자들, 그리고 땅 위에 갑작스레 남겨진 자들. 그들의 아픔을 어떻게 해주지 못해 답답했던 모든 이들에게 그날은 영원히 아물지 않는 상처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노래한다.

"오오 부끄러운 봄/ 오오 기억하는 봄/ 오오 기울어진 봄/ 오오 변한 게 없는 봄/ 오오 질문하는 봄/ 오오 대답이 없는 봄/ 오오 부끄러운 봄/ 오오 기억하는 봄" - '다시, 봄' 가사 중

지난 2016년 세월호 추모 콘서트 <다시, 봄> 취재 때 들었던 노래다. 그날 놀랐던 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뮤지션들이 참 많은 추모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있었단 사실이었다. 김목인, 권나무, 조동희, 사이 등 무려 68명의 뮤지션들은 그날 5시간 동안 공연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다시, 봄이, 왔다... 오오 부끄러운 봄)

세월호의 상처에서 비롯된 노래는 거의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남겨진 자들을 위로하는 게 아니라 떠난 이들을 계속 그리워하고 그들에게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 상처가 아물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로는 아직 사치인 걸까. 위로를 나누기도 미안한 그 마음은 아마도 계속 될 것만 같다.

그래서 노래는 그날의 아이들을 계속 부르고 부르고 그리워한다. 오늘, 그날의 상처가 피워낸 노래 몇 곡을 들어보려 한다.

김윤아, '강'

김윤아 JTBC <비긴어게인2>에서 세월호 추모노래 '강'을 부르고 있는 김윤아.
김윤아JTBC <비긴어게인2>에서 세월호 추모노래 '강'을 부르고 있는 김윤아.JTBC

얼마 전 JTBC <비긴어게인2>에서 김윤아가 '강'이란 곡을 불렀다. 포르투갈의 평화로운 한 항구에서 김윤아는 밤의 짙은 추위와 함께 이 곡을 노래했다. 그는 그곳의 외국인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몇 년 전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가족을 잃었어요. 아주 비극적인 사고였죠.그때 우리들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그들을 위해 노래를 만드는 것뿐이었어요. 이번에 할 곡이 그 중 하나입니다. 제목은 '강'입니다."

'강'은 지난 2016년 12월 발매한 김윤아의 솔로 앨범 <타인의 고통>에 수록된 곡이다. 김윤아의 신비롭고 깊은 목소리로 듣는 이 노래는 그날 희생된 이들을 애타게 부르는 진혼곡과 다름없었다. 비록 청중은 한국어 가사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분명 함께 슬퍼하고 있었다. 김윤아의 마음이 그 시간 항구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강처럼 흘러들었다.  

"너의 이름 노래가 되어서/ 가슴 안에 강처럼 흐르네/ 흐르는 그 강을 따라서 가면/ 너에게 닿을까/ 언젠가는 너에게 닿을까

그리움은 바람이 되어서/ 가슴 안을 한없이 떠도네/ 너의 이름을 부르며 강은 흐르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누가 너의 손을 잡아 줄까" - 김윤아, '강'

김윤아는 <타인의 고통>이라는 이 앨범 전체를 어쩌면 세월호의 아픔을 부여잡고 썼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수록곡 '키리에'에서도 그날의 상처가 배어난다.

"쉴 새 없이 가슴을 내리치는 이 고통은/ 어째서 나를 죽일 수 없나/ 가슴 안에 가득 찬 너의 기억이, 흔적이/ 나를 태우네/ 나를 불태우네

울어도 울어도 네가 돌아올 수 없다면/ 이건 꿈이야/ 이건 꿈이야/ 꿈이야/ 불러도 불러도 너는 돌아올 수가 없네/ 나는 지옥에/ 나는 지옥에 있나 봐" - 김윤아, '키리에'

그리스어 '키리에'는 "Kyrie eleison"(키리에 엘레이손-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의 기도 제목에서 따온 단어다. 가톨릭에서 '자비송'은 "불쌍한 저희를 위해 자비를 내려달라"고 하느님께 비는 기도다. (관련기사: 김윤아 신곡, 2년 전 깊은 상처 건드리다)

이승환, '10억 광년의 신호'

슬라이드 이승환, 빛으로 담은 간절한 마음  가수 이승환이 '10억 광년의 신호'를 부르고 있다.
이승환, 빛으로 담은 간절한 마음 가수 이승환이 '10억 광년의 신호'를 부르고 있다.이정민

이승환의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후> 수록곡인 '10억 광년의 신호'는 마음의 거리를 광년에 비유해 멀어진 상대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그 그리움이 상대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우리 이제 집으로 가자 / 그 추운 곳에 혼자 있지 마"

가사의 이 부분이 특히 세월호를 떠올리게 한다. 이승환은 이 앨범을 발표하며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에 대해 생각을 하고 쓴 곡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그런데 많은 분들이 세월호 추모곡이라고 생각하시니 해석은 청자의 몫 아닐까" 하고 열어둔 답변을 내놓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세월호 추모곡이라 생각하고 있다. 아마 이승환이 매년 세월호 추모식에서 노래했기 때문에 그리 생각한 것일 테다. 누군가가 행동으로써 무언가를 보여줬다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하고픈 말'을 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타니, '불망(不忘)- Always Remember'

데뷔곡으로 세월호 추모 노래를 선택한 사람. 신예가수 타니는 '불망(不忘)- Always Remember'이란 곡을 남기고 지난 14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세월호 4주기를 이틀 앞둔 날이었다.

이 노래는 타니가 지난 2016년 12월 발매한 곡이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그리움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구름 뒤 숨겨뒀던/ 달빛을 머금고/ 바람에 흩날리듯/ 그리움 춤춘다

긴긴밤 물들던 꽃잎은/ 이 내 맘 알아줄까/ 아쉬움 머물던 발걸음/ 그대를 따르는데/ 세월에 세월을 더해도/ 잊지는 못할 사람/ 아픔에 아픔을 더해도/ 그댈 기다리죠" - 타니, '불망'

'불망'은 피아노에 가야금을 얹은 오리엔탈 팝이다. 일러스트레이터 NOVODUCE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그리움의 깊이를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세월호 이승환 김윤아 타니 추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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