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 장면... 2017~2018 V리그 1라운드 서울 장충체육관
박진철
특히 올 시즌의 경우 여자배구가 V리그 흥행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보다 시청률은 9.8%, 관중 수는 16.8% 급증했다. 반면 남자배구는 시청률은 15.2% 상승했지만, 관중 수는 8.7% 감소했다.
올 시즌 여자배구 평균 시청률 0.78%는 V리그 출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지금까지 최고치는 지난 2014~2015시즌의 0.77%였다. 4라운드의 여자배구 평균 시청률은 0.9%까지 치솟았다. 이 또한 V리그 출범 이후 여자배구 한 라운드 최고 신기록이다.
여자배구가 취약 시간대인 평일 오후 5시에 경기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들이다. 실제로 평일 오후 5시 경기임에도 1%를 돌파한 경우도 발생했다. 남녀 '경기 시간대 불공평성'이 그나마 작은 주말 경기의 경우 여자배구 시청률이 남자배구보다 높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남녀 합계 V리그 전체 관중 수는 평창올림픽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남자배구가 감소했지만, 여자배구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남녀 배구 'TV 중계 효율', 국내 프로 리그 중 '최고'광고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TV 중계 횟수'에서도 프로배구는 국내 프로 스포츠 중 최고 수준이다. '남녀 경기'를 모두 전 경기 생중계하는 경우는 프로배구가 유일하다.
또한 2개의 지상파 소속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생중계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다른 채널에서 재방송을 하고, 다음 날에도 다시 한 번 재방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자배구는 국제대회 경기까지 모든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수없이 재방송을 하고 있다.
경기당 높은 시청률과 TV 생중계·재방송 횟수 등을 감안하면, 구단 운영비 대비 광고 효과 측면에서 남녀 프로배구만큼 '저비용 고효율 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렵다.
남자 프로배구 C구단의 핵심 관계자도 "무형의 수익 가치인 광고 효과만 따지면, 남녀 프로배구는 사실 어마어마하다"며 "국내 프로 리그 중 가장 '저비용 고효율 콘텐츠'라는 평가가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KOVO는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해 프로배구단 운영에 따른 광고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한 조사를 매년 실시해 각 구단에 제공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남녀 모든 구단이 프로배구단 운영으로 얻는 광고 효과가 수백억 원에 달한다.
KOVO가 SMS리서치 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2011~2012시즌 V리그 각 팀의 홍보 효과를 분석해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남자배구 삼성화재의 홍보 효과는 507억 원, 여자배구 현대건설은 146억 원으로 각각 남녀 1위에 올랐다. 특히 여자배구 신생팀으로 V리그에 첫 출전했던 IBK기업은행도 106억 원의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6년이 지난 현재 남녀 프로배구의 TV 시청률과 온라인 및 언론 노출도가 더욱 상승함에 따라, 홍보 효과도 더 커졌다. C구단 관계자는 "KOVO에서 지난해 보내온 외부 평가 자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프로배구단 운영에 따른 광고 효과가 700~800억 원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여자 프로배구단의 광고 효과도 200~3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여자배구 광고 효과는 지난 시즌보다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프로배구단의 1년 운영비가 대략 남자부는 50~70억 원, 여자부는 30~50억 원 수준이다. 프로 구단의 수익은 관중 수익, 스포츠토토 지원금 등이 있다. 그리고 무형의 수익인 광고 효과가 있다. 광고 효과는 팀 성적과 마케팅 노력에 따라 구단별로 큰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프로배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 입장에서는 설사 관중 수익이 제로(0)라고 해도, 남녀 모든 구단이 1년 운영비보다 4배~10배가 넘는 엄청난 광고·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일반 광고를 할 경우, 그 정도의 광고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연예인 모델료와 광고 제작비, 방송사 광고료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 프로배구단 운영이 적자 사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은 지난 2012~2013시즌 1년 동안 프로배구단의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했다가 운영비 대비 광고 효과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고 곧바로 신생팀을 창단해버렸다. 구단 관계자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V리그에 참가하면서 신입 사원들의 스펙이 달라졌다"며 "프로배구의 효과를 잘 알기에 창단 조건이 나쁘더라도 우선 참여해 모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더 아쉬운, 여자 프로 구단의 '격차 확대'프로배구 선수에게 지급되는 고액 연봉도 다른 인기 프로 종목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 기업 이미제 제고와 광고 효과 등에 기여한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다. 또한 높은 연봉은 어린 유망주와 부모들이 배구 선수를 선택하도록 하는 강력한 유소년 정책이라는 순기능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남자 프로 구단들이 샐러리캡을 매년 인상하고, 25%룰도 도입하지 않은 결정을 내린 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만큼 프로배구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선수 투자에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 프로 구단들의 결정은 남자 구단들과 대비되면서 아쉬움과 반발이 더욱 컸다. 물론 여자 구단들이 남녀 선수를 차별하려는 의지를 담아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 드러난 결과물들을 보면 '그게 차별이 아니면 뭐냐'는 생각이 들도록 자초한 측면도 있다.
사실 여자배구의 올 시즌 V리그 흥행 기여도를 반영한다면, 남녀 샐러리캡 격차를 대폭 좁혀야 맞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그렇게까지 하라는 요구는 드물다. 누적된 관행, 시장성, 모기업의 투자 의지 등에 따라 남녀 선수 연봉에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요소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차이를 한꺼번에 좁히면 구단 운영상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다만 여자 프로 구단과 KOVO가 비판받는 핵심 이유는 점진적으로라도 남녀 격차를 좁히는 노력을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거꾸로 격차를 더 키웠기 때문이다.
프로배구의 꾸준한 인기와 높은 광고 효과는 선수와 구단 프런트, 그리고 KOVO가 함께 피와 땀으로 만들어낸 성과물이다. 그 성과물이 구단이 필요할 때만 유의미하게 사용되고, 선수의 연봉을 얘기할 때는 감춰야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음 편에 여자 선수에게만 도입한 '25%룰'(1인 연봉 최고액 제한 규정)에 대한 상세 분석이 이어집니다.☞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